남자(남편)와 여자(아내)관계 위상

A. 남편과 아내의 역할에 관한 두 모델

남편과 아내의 관계를 전통적으로는 권위(머리)/ 순복의 모델로 보았고 이에 대한 반론으로 동등성과 파트너십 모델이 등장하여 오늘날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 내용들은 시대적으로 또 학자에 따라 강조점과 그 뉴앙스가 달라 왔지만 여기에 몇 학자들의 주장을 개요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이 두 모델은 모두 창 1:26-27; 2:18-24; 3:15; 5:22-23; 딤전 2:9, 11-15; 벧전 3:3-7과 같은 성경 본문에 근거를 두고 각기 첨예하게 다른 풀이를 하고 있다.

1. 권위(authority)와 복종(submission) 모델

Bill Gehard는 하나님께서 책임을 지는 남편과 순종하는 아내라는 가족관계 제도를 제정하셨다고 본다. 남편의 권위의 사슬은 하나님-아버지-아내-자녀의 순으로 이어져 있다. 남편은 아내와 자녀를 보호하는 우산이 되고 그 우산 아래에서 아내와 자녀는 순복하여야 한다. 아내와 자녀들은 남편/아버지의 보호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내와 자녀는 우월한 남편/아버지의 권위 아래 존재하는 열등한 위치에 있다.

Marabel Morgan은 이러한 권위/복종의 모델을 발전시켜 남자와 여자가 신분적으로는 평등하지만 기능론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나님이 남편을 가족의 머리로 명하셨다고 본다. 그는 남편이 가정의 대통령이라면 아내는 남편의 명을 집행하는 부통령으로 본다.

Larry Chrsitenson은 남편/아버지의 권위를 하나님과 같은 위상에서 사랑의 권위를 행사하여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본다. 남편이 가정의 머리가 되지만 모든 남자의 머리가 그리스도가 된다는 점을 들어(고전 11:3), 남편이 그리스도의 권위 아래 있는 존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구현하는 책임을 진다고 본다. 따라서 십자가로 향하신 그리스도처럼 자기의 뜻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뜻을 먼저 살펴야 하며 세심하게 가족을 보살피는 계시의 통로가 되어야 한다.

Jack K. Tylor는 권위/순복 모델을 수정하여 남편의 머리됨이란 사랑의 리더십이어야 하고, 아내의 복종도 사랑의 복종이라고 본다. 그렇지만 남편과 아내의 기본적인 상호 동등성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그러면서 한걸음 더 나아가 남편과 아내의 상호적 순복을 강조한다. 이 점은 결혼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본다. 순복이 상호 동등성을 양보한 것이나 없이하는 것이 아니라고도 한다. 또한 여자가 열등한 존재이어서 순복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그는 갈 3:28을 강조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남편과 아내는 하나라고 본다. 여성해방신학에서 순복과 열등성을 혼동하는 치명적인 과오를 범하였다고 비판도 한다.

2. 평등(equality)과 협력(partnership) 모델

남편과 아내는 상호 협력적 공동체이다. 이 모델에서는 가족관계의 친근성(intimacy)과 상호의존성(mutuality)를 강조한다.

Derrick Serwin Bailey는 수정 발전된 권위와 순복의 모델을 취하면서도 남편과 아내의 사랑의 인격적 관계를 강조한다. 후에는 머리됨과 순복이라는 관계를 창조의 일부와 질서원칙으로 보면서 결혼 시 하나님이 남편은 아내의 머리가 되고 아내는 자기가 순복하는 존재라는 점을 불가피하게 각각 인식한다. 상위-하위관계는 머리/순복의 계층적 제도가 인격성 동등성과 개인적 자유와 긴장관계에 진입할 수 있기 때문에 질서와 사랑의 토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Bailey는 후에 머리됨과 순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그리스도의 사랑의 모범을 따른 결혼의 상호적, 일방적 사랑의 관계라는 점을 강조한다.

Paul K. Jewett는 하나님이 남자와 여성을 창조한 이래 부부 쌍방이 상호 신뢰하고 확신을 줄 수 있도록 관계를 창의적으로 이루어 가야하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것을 인정하여야 한다. 남녀의 상호 동등성을 강조하여 남자의 우월성이나 여자편의 남자에 대한 순복을 배격한다. 남자와 여자는 삶의 파트너들이어서 일방적인 결정이나 지배를 배척한다. 상호 합의하여 의사 결정을 하는 일이 결혼관계에서 중차대한 관건이 된다. 삶이 주는 짐과 책임을 함께 짊어져야 하고 사랑으로 그리고 겸손으로 맡겨진 과업을 수행하여가야 한다.

John and Letha Scanzoni는 창세기 2장 풀이에서 권위와 순복의 모델을 기피하고 있다. “ 사람의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니 ”(2:18)를 하나님의 은혜로운 경륜으로 보며 하와를 창조할 때 생명의 원료 갈빗대”(2:21)를 남자의 심장(heart) 아래에서 취하신 것을 두고 사랑 받을 자와 상호 동등성을 강조한 것으로 본다. 수메르어 ‘ti’는 갈비뼈와 생명을 뜻한다. 갈빗대는 갈빗대는 언어학적으로 생명의 단일성과 관련된 것이어서 아담과 하와는 같은 생명을 공유한 것으로 본다. 이 두 사람은 두 종류가 아닌 하나의 몸이 된 것이다. 여자는 피조 세계 내의 대상이 아닌 인간을 완성시킨 것으로 남자의 바로 자아가 된다.

돕는 배필((helpmeet)”(2:18, 20)‘heip’(‘ezer)’meet’(neged)가 합성된 단어이다. ezer는 구약성경에서 21회 나오는데 그 중에 16회가 우월한 분 하나님의 도움이어서 복종의 신분이 아닌 것이다. 즉 종이 아닌 조력자(assistant)’로 사용되어 있다(예 시 121:1-2). Neged는 전치사로 ‘~ 앞에’ ‘in the presece of,’ ‘suitable,’ ‘corresponding to’의 뜻이다. 따라서 돕는 배필그에게 적합한(대응하는) 돕는 자’, ‘적절한 원조자가 된다.

B. 남편과 아내의 관계에 관한 가르침에 대한 이해 방향

남편과 아내는 서로 사랑하고 섬기는 종이 되어야 한다. 그들은 결혼관계에서 상호적 기회와 의무를 짊어지고 있다(고전 7:2-5; 19; 10 2:18-24).

남편은 사랑으로 자기를 희생하는 리더십을 발휘하여야 한다(5:2-23; 3:18; 벧전 3:1-7). 남편의 리더십의 최고의 모본은 예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는 의식에 잘 나타나 있다(13). 그리고 이 리더십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상의 죽음에서 그 본질과 지향점을 찾아야 한다. 남편의 머리됨이란 남편이 모든 결정을 다 하거나 최종적인 결정을 내린다는 뜻이 아니다.

아내는 남편에게 자원하여 순복하는 지지를 보여야 한다(5:21-24; 벧전 3:1-6). 아내는 남편에게 교회가 그리스도에게 순복하듯 순복하여야 한다. 이럴 때 아내는 남편의 리더십 역할을 지지하게 된다. 아내는 모든 결정에 전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또 참여하여야 한다. 순복은 남편의 의견에 무관심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책임을 지는 것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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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AHN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