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보좌의 계시는 하나님의 창조와 구속 사업의 우주적 심오한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 이 보좌의 계시에 접하면 감격과 찬양으로 이어진다. 창조질서가 죄의 침입으로 인하여 파손되었지만, 어린양의 십자가 승리로 그 회복의 길이 열려 있다. 또한 원래의 창조 목적이 최종적으로 완성될 것이 확증되어 하나님과 어린양께 향한 경배와 찬송은 우주적으로 확장되어 간다.

요한은 하나님의 보좌실에서 목격한 일들을 그의 책 제4장과 제5장에 기록하였다. 4장은 창조주 하나님께 드리는 오라토리오를, 5장은 십자가의 죽음으로 승리하신 어린양 그리스도께 드리는 오라토리오를 각각 기술하고 있다.

이 보좌실 계시는 제6장의 서론적 역할을 하고 있다. 6장에서는 지상에서 전쟁터의 말들, , 큰칼, 살생, 기근, 흉년, 죽음, 희생된 순교자들의 제단 아래에서의 호소, 전쟁의 회오리바람, 일월성신의 징조들이 몰아치고 마침내 으스대던 귀족들과 부자들과 장군들이 낭패 등 당하는 계시를 사건들이 전개 된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사건들에 앞서서 먼저 하늘에서 일어난 일들을 보여주신 것이다. 하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란 승리하신 어린양이 보좌로부터 일곱 인으로 인봉된 두루마리 책을 받으시고 네 생물, 24장로, 천천만만의 천사와 온 우주 거민으로부터 찬송을 받으시는 영광스러운 광경이다.

 

요한은 계시 중에 열려진 하늘 문 안으로 이끌려 올라가 하나님의 보좌를 보았다. 영광의 무지개에 둘린 보좌로부터 휘황찬란한 광채가 비치고 있었다. 보좌 가까이에는 하나님의 심판의 시행자이며 우주 합창의 지휘자 직분을 맡은 네 생물이 있었다. 그리고 그 보좌를 중심하고 그 둘레에 24 장로가 자리를 잡았으며, 그 주위에는 천천만만의 천사들의 대군이 둘러싸고 있었다.

 

하늘 보좌의 계시는 하나님의 창조와 구속 사업의 우주적 심오성과 그 감격을 계시한다. 성경의 어떠한 장에서도 이처럼 우리 구세주 그리스도께 대한 경외심을 불러일으켜 주는 곳은 달리 없을 것이다. 요한은 그 이상 가운데 가장 위대하고 가장 감동을 주는 장면을 제시하고 있다.

 

5:1 보좌에 앉으신 이의 오른 편에 있는 봉인된 책

요한은 보좌에 앉으신 분 오른 편에 일곱 인으로 봉한 두루마리 책이 있는 것을 보았다. “오른 손번역을 오른편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biblion)은 두루마리 형태의 파피러스 책을 칭하는 단어이다. 책은 안팎으로 기록되어 있는 이중문서로 인봉되어 있지만 바깥쪽은 그 내용 일부가 보이는 특징을 지녔다. 한 쪽에는 하나님과 그 분의 백성 사이에 체결된 언약이, 다른 쪽에는 예언적 메시지가 들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약적 문맥에 비추어 보면 율법과 선지자일 것이다(13:15; 5:17). 바깥쪽에 보이는 본문은 5:2에 나오는 힘 있는 천사10:1에 나오는 힘 있는 천사라는 같은 표현에 비추어 작은 두루마리가 연관되는 것으로 비쳐진다. 두루마리는 하나님의 섭리의 책이며 세계 운명의 책이다. 세계 역사가 포함된 마지막 시대에 일어날 일들을 기록해 둔 것도 포함될 것이다. 에녹서에는 에녹이 하늘의 서판을 읽어 본 것으로 나와 있다.

당대 유언장과도 같은 법적문서에서 일반적으로 행하여진 관행대로 실로 묶어 밀랍으로 완전, 완성 및 거룩한 숫자 7 증인의 인으로 봉인된 것은 문서의 신빙성, 비준 효력성, 권위성 및 안전보호를 위하여서 이었다.

고대 왕의 대관식 및 즉위식에서 왕이 왕관과 언약의 두루마리 신명기를 받은 것을 연상시킨다(왕하 11:12; 17:18-20; 삼상 10:25). 두루마리를 펴서 읽는 권한은 왕에게 있다. 그리스도께서 부활 후 하나님의 우편에 있는 하늘 보좌 위에서 높임을 받으사 모든 권세와 능력과 우주적 통치권을 받으셨다(2:33-36; 8:1; 110:1).

5:2 그 때에 한 힘 있는 천사가 큰소리로. "누가 책을 펴며 그 인을 떼기에 합당하느냐?" 라고 외쳤다. 그러나 그 책을 받고 그것을 펴볼 수 있는 자격자는 하늘에서나 땅에서 찾을 수 없 었다. “합당하냐?”는 표현은 찬양과 경배를 받을 수 있는 왕권과 제사장직 자격을 지닌 분에게만 사용 가능한 단어이다. 하나님 외에는 그 누구도 사용할 수 없는 단어가 된다.

 

5;3-4 요한은 하나님의 비밀과 계획을 드러 낼만한 사람이 없어 크게 울고 있었다. 그는 그 두루마리 책이 구원에 관계되어 있다는 중대성을 인식하였기 때문에 울고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요한이 오래도록 우는 일을 허락지 아니하셨다. 사실은 요한이 울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요한은 다니엘과 같이 예언을 탐구하는 선지자였으며 두루마리 책을 받고 그것을 펴볼 수 있는 자격자를 찾을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울었다. 그는 그 두루마리 책을 받고 펴 불 수 있기를 간절히 구하였다. 하늘은 그의 소원을 들어 주셨으며 그의 울음을 그치게 하였다. 한 장로가 "울지 말라 유대 지파의 사자 다윗의 뿌리가 이기었으니 이 책의 일곱 인을 떼시리라" 하는 말씀을 듣고, 요한은 사자와 같이 힘센 존재가 등장할 것을 기대하였다. 그러나 그의 눈앞에 나타나신 분은 어린양, 더욱이 죽임을 당한 어린양이시었다.

유대 지파의 사자는 승리의 메시야와 왕의 대권을 상징한다(49:9). 화평과 의의 미래 왕국을 세울 메시야는다윗의 뿌리에서 나온다. 이 뿌리는 베임을 당한 다윗의 넘어진 마무에서 나올 새 순의 근거가 된다(11:1).

스가랴 6:12-13

 

5:6 요한은 유대 지파의 사자라는 말씀을 들었을 때에 사자처럼 힘센 분이 나타나리라는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그의 기대와는 정반대로 요한은 그리스도께서 어린양으로 보좌와 네 생물과 장로들 사이에 서 계심을 주목하게 되었다. 요한은 바로 그분이 예수님이심을 인식한다.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의 고난을 받으신 그때의 모습으로 계셨다. 요한은 희생 제물로 죽임을 당한 제물을 연상하고 그리스도를 "일찍 죽임을 당한 것 같더라"(5:6)고 표현하였다. 죽임을 당한 흔적이 남아 있는 어린양이었다. 그리스도는 승리의 죽음을 통하여 구속을 이루신 어린양으로서 하나님의 보좌 앞에 계시어 인봉을 뗄 자격을 갖추셨다. 또한 하나님께 완전한 충성과 순종을 하였기 때문에 역사의 주가 될 자격을 갖추셨다.

영국은 사자로, 미국은 독수리로, 프랑스는 호랑이로, 러시아는 곰으로 표상하는 것처럼, 지상의 나라들은 강한 동물이나 맹수로 자기 나라의 표징으로 삼는다. 사자는 강한 동물의 표상이며 어린양은 약한 동물의 표상이다.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나라는 어린양, 그것도 죽임을 당한 어린양으로 표상되었다. 죽임을 당했다는 동사형은 과거에 죽임의 사건이 일어났으며 그 결과는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리스도의 승리는 결코 무력을 가지고 거둔 것이 아니었다. 그의 승리는 자기 부정과 자기 희생의 사랑으로 얻어진 것이다. 사랑만이 그리스도의 왕국의 능력의 근원이 된다. 사랑은 우주의 원리이며 창조와 구속 사업의 기초가 된다. 죄의 침입으로 파손된 우주 질서는 오로지 그리스도의 자아 희생의 사랑으로써만 회복시킬 수 있었다.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에서 사단을 대패시켰으며 아담이 상실한 통치권을 회복하셨다. 고대 이스라엘의 관례에, 희년을 맞이하여 매각된 조상의 토지를 가족의 근친자가 보상금을 지불하고 속량하는 일이 있었다. 그리스도께서는 인류의 근친자로서 잃어버린 통치권을 자기 피로 속량(redeem)하셨다. 그리고 그는 하늘 법정에서 일곱 인의 문서를 받기에 "합당하시도다" 라는 판정을 받으셨다.

 

요한계시록에는 어린양이라는 표현이 29회 이상 나타난다. “어린양은 요한계시록의 종말론적 사건을 주도하는 중심적 존재를 표상한다. 어린양의 승리는 여기에 새 노래의 우주적 찬송으로 표현된다.

그리스도가 "일곱 뿔과 일곱 눈"(5:6)을 가진 어린양으로 표상되었다. 일곱 뿔이란 전능성 즉 절대적 힘과 충만한 권세(33:7)를 지닌 왕권을 상징한다. 일곱 눈은 전지성을 의미한다(1:4; 참고 슥 4:10). 이 일곱 눈은 그리스도가 온 세상에 보내신 성령을 상징하면서 그리스도의 완전한 권세로 일하시는 성령의 세계적 사명을 가리킨다.

5:7-8 어린양 그리스도께서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으로부터 일곱 인의 책을 받으셨다. 두루마리를 취하신 공식적 행위로 그리스도께서 아버지와 공동 통치자, 그리고 우주의 최고의 통치자의 직임을 수여 받은 것이다. 인류의 운명이 그리스도의 손에 맡겨진 것이다.

이 두루마리를 취하는 순간 왕에게만 돌리는 환호의 찬양이 일어났다. 네 생물과 24 장로가 거문고와 향을 담은 금 대접을 가지고 어린양 앞에 엎드렸다. 이 금 대접에 담긴 향은 성도들의 기도이다. 그리고 그들은 새(kainos) 노래로 어린양에게 찬양 드렸다.

 

5:9-10 우편 보좌에 놓인 두루마리를 취하심으로 그 책이 놓인 보좌에 그리스도께서 좌정하신 것이다. "책을 가지시고 그 인봉을 때기에 합당하시도다 일찍 죽임을 당하사, 각 족속과 방언과 백성과 나라 가운데서 사람들을 피로 사서 하나님께 드리시고 저희로 우리 하나님 앞에서 나라와 제사장을 삼으셨으니 저희가 땅에서 왕노릇 하리로다."

 

5:11-12 네 생물과 24 장로로 시작한 찬송은 2차적으로 그들을 두르고 있는 천천만만의 천사들이 화답하는 찬송으로 확장되었다. "죽임을 당하신 어린양이 능력과 부와 지혜와 힘과 존귀와 영광과 찬송을 받으시기에 합당하도다."

 

5:13-14 어린양께 향한 찬양의 확산.

"보좌에 앉으신 이와 어린양에게 찬송과 존귀와 영광과 능력을 세세토록 돌릴지어다'(5:13). 어린양이 보좌에 앉으신 분으로부터 일곱 인의 책을 받으시자, 어린양께 대한 찬송은 네 생물에서부터 시작하여 24 장로, 천천 만만의 천사의 대군, 그리고 우주 세계로 확대되어 절정을 이룬다. 요한은 그 우주적 찬송의 노래를 "새 노래"라고 한다. 그 새 노래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승리로 기인하여 새 시대가 도래한 것을 감사하고, 찬송 드리는 것이다. 그 새 노래는 새 언약, 새 이름, 새 예루살렘, 그리고 새 하늘과 새 땅에 병행하며 서로 관련된 마음의 노래인 것이다.

그 새 노래는 "책을 가지시고 그 인봉을 떼기에 합당하시도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그 같은 문장은 2단계의 찬송, 천사군의 합창에서도 반복된다. 그 문장은 오로지 그리스도만이 구속 사업을 완수하는 자격을 갖추신 분임을 시인한다는 뜻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일찍 죽임을 당하사" 라는 말씀과 같이 갈보리에서의 죽음이라는 이 역사적 사건으로 그 자격을 갖추셨음이 여기에 표명되었다.

인류의 구원은 결코 값없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으며 또한 그것은 결코 무가치 하게 돌아가지 아니할 것이다. 갈보리에서 무고하신 어린양이 죽임을 당한 것은 과거의 사건이었지만 그 결과는 온 우주에 항상 신선한 생명파를 발산하고 있다. 죽임을 당하신 어린양은 하늘 세계와 구속 받은 백성들이 영원히 공부할 구속의 과학이요, 영원히 노래할 새 노래로 남을 것이다. 이 땅에서 드리는 마음을 다한 찬양의 새 노래를 부르는 자들은 우주적인 하늘 찬양대에 합류하여 함께 부를 것이다.

그 우주적 대합창의 클라이맥스에 어린양은 하늘 보좌에 하나님과 자리를 같이하셨다. 그 어린양은 하나님의 창조 사업의 동역자로 일하셨으며 또한 그의 구속 사업의 동역자로 같이 일하셨다. 그 어린양을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의 품성은 전 우주 세계 앞에 변호되었다. 그 어린양의 희생으로, 파손된 창조 질서는 회복되었으며, 창조 목적은 최종적으로 완성될 것이다. ·

그 우주적 찬송의 계시의 사건은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승리, 부활, 승천하시고 하나님의 우편에 앉으셨을 때에 일어났다. 이제 새 은혜와 새 언약의 새 시대가 출발하였다. 우리 세계의 운명은 온전히 승리하신 어린양의 손에 놓였으며, 종말의 사건은 온전히 그의 주도 밑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주 중심부에서 시작된 새 노래의 찬송은 마치 바다 물결이 뻗쳐 나가는 것처럼 우주 세계의 끝까지 확장되어 가고 있다. 하나님과 어린양에게 드리는 그 우주적 찬송과 경배는 하늘 세계의 실재를 오늘 우리들에게 보여 주는 계시이며 또한 우리 세계 역사의 참된 배경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늘 세계를 보이는 이 계시는 오늘 우리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의 우주적 의의와 그 심대성을 보이는 것이며, 창조주 하나님과, 구속주 그리스도와, "일곱 등불", "온 땅에 보내심을 입은 하나님의 일곱 영"으로 표상된 성령께 대한 새로운 감사와 경배의 참된 동기를 일으켜 주는 것이다. 하나님 백성은 경배와 찬양의 공동체가 된다.

우주적 대 합창이 끝났을 때에 "아멘" 하고 네 생물이 크게 소리 내었다. 잠시 동안의 침묵에 이어 24 장로가 엎드려 경배드렸다. 그리하여 그 대 우주적 합창은 종결되었다. 하늘 세계는 어린양의 승리로 감격과 기쁨으로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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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AHN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