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에 나오는 남아(男兒)의 양피를 베는 할례 의식에는 오늘날 위생적 의도로 하는 것 이상인 종교적 의미가 함축되어 있었다.
할례의 기원
성서에는 창17장에 아브라함 언약의 표징으로 할레가 나온다. 그러나 고대 이교주의 국가들에서도 할례 의식을 행한 기록이 나온다. 헤로도토스는 고대 애굽인이 할례 받았다고 한다. 필로(Philo) 등은 위생적 목적이 할례의 주 의도였다고 말하였다. 성 생활시 질병 전염 가능성을 줄이고 성인으로 결혼의 자격이 있으며 시민으로서의 특권을 누리게 된다. 다른 부족들에서는 자기 종족 가입의 표시로 할례를 행한 곳도 있다. 그래서 상호간 옷을 벗고 할례 여부를 확인하는 풍속도 있었다고 한다. 혹자는 할례를 인간을 제물로 바치는 의식을 대체한 흔적으로 말하기도 한다. 성경에 나오는 할례는 피 흘리는 언약관계 수립과 혈맹 관계의 의미가 잠재되어 있다.
할례의 의미
할례는 “나와 너희 사이의 언약의 표징이니라”(창 17:11)에서 말한 것처럼 언약의 표징이 된다. 이 할례 의식의 목적은 다음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아브라함의 후손을 이방인과 구별하기 위하여(엡 2:11),
(2) 여호와의 언약에 대한 기억을 영속시키기 위하여(창17:11),
(3) 도덕적 순결성을 계발, 육성하기 위하여(신 10:16),
(4)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를 나타내기 위하여(롬 4:11),
(5) 마음의 할례를 상징하기 위하여(롬 2:29), “마음의 할례”(신10:16,30:6) 기사에는 하나님 백성들은 하나님의 명령에 고집불통적인 불순종을 하지 않고 마음 문을 열고 순종한다. “할례 받지 아니한 마음”(레26:41) 역시 불순종, 고집불통을 두고 한 표현으로 보인다. “할례 받지 못한 입술”(출6:12,30) 은 설득력도 없고 능변이 아닌 점을 시사하고 있다.
(6) 신약시대 그리스도인의 침례 의식의 前影 또는 前兆가 되도록 하기 위하여(골 2:11, 12)
할례의 구속사적 의미
창17장에는 아브라함과 그 권속이 하나님과 체결한 언약의 표로서 할례 제도가 나온다. 창17장은 십계명이 기록된 장과는 달리 조약 형태가 아닌 언약 비준 예식을 묘사하고 있는 역사적 진술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도 조약 형태의 요소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봉신 조약의 형태가 들어 있다. 우선 17장의 언약 진술을 살펴보면, 아브라함이 준행해야 할 의무 사항이 나온다.
“너는 내 앞에서 행하여 완전하라”(1절)
“내 언약을 지키라”(9절)
할례를 받아야 한다(10절).
이런 점들에 비추어 하나님은 군주 - 시여자로 나오고, 아브라함은 봉신으로 나온다. 그래서 당시의 조약 형태 특징이 깃들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 할례는 14절에 비추어 언약 비준 의식으로 맹세와 저주(Oath-Curse)的 요소가 들어있다. 조약을 비준하는 의식으로 본 것이다. 아브라함과 그가 속한 공동사회가 모두 전능하신 하나님을 따르겠다는 서약이 담겨 있다. 이것이 벤다는 것이 지니고 있는 의미이다. 양피를 베는 것이 곧 언약이 되었다. 이는 언약은 생명과 연계 되어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 언약을 준수치 않을 때는 Cut-off 된다는 심판과 위협사항이 들어 있다. 여기 사용되는 돌칼은 심판의 칼 같은 의미를 지녔다.
할례는 성별과 헌신의 표, 충성의 표이다.
“너희는 스스로 할례를 행하며 너희 마음 가죽을 베고 나 여호와께 속하라”(렘4:4 ).
나무를 심은 다음 첫 3년간은 할례 받지 않은 것으로 그 열매를 먹지 말라고 하고 있다(레19:23-25). 제 4년에 거둔 열매는 하나님께 기쁜 마음으로 구별하여 드려 찬송할 것이며 제 5년에는 그 열매를 먹을 것이다. 이 나무 열매에 관한 하나님의 말씀에 담긴 것은 할례 받지 못한 나무가 할례 받은 것으로 되는 것에는 성별과 헌신(獻木)이 담겨 있다. 그러나 할례 성별에는 딜레마가 있다. 제 8일째 조건적 저주인 심판의 칼을 받았으나 이삭은 다시 제단에 제물로 바쳐져 통째로 번제가 되어 불살라져야 했다. 하나님 앞에는 할례를 받음으로 저주적 심판을 면한 그가 왜 또 다시 하나님의 불 심판의 저주 아래 들어가야 하는가?
창15장의 아브라함의 언약 기사 중 Theophany(신의 현현) 현상은 구약의 골고다의 모습을 어느 면 닮고 있다. 창22장에서 하나님의 독생자의 십자가가 예표된 골고다의 십자가상의 하나님의 할례를 보게 된다. 요컨대, 아브라함 언약의 궁극적인 목표가 할례를 넘어서 십자가상의 하나님의 아들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울은 골로새서 2:11에서 할례를 육적 몸을 벗는 것, 곧 죽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그리스도의 할례 사건으로 연결시킨 점이 이것을 잘 말하고 있다. 할례 받은 아브라함과 그 자손은 사실상 언약을 지키지 못한 언약 파기자들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언약 파기한 그들에게 하나님의 아들의 십자가 할례를 통하여 궁극적인 구원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할례는 벗는 것 - 육적인 몸은 벗는 것, 곧 육적인 생활을 벗어나는 죽음을 예표한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할례 죽음은 (육의 소욕에 대한)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인 십자가상의 그리스도의 사(死)에서 완성되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할례(死), 장사, 부활에 참여하므로 의롭게 되는 것이다. 그와 연합하게 되는 것이다(롬6:1-5, 골2:11-14). 이런 점에서 마음의 할례가 없는 육신의 할례는 사실상 무할례이다(롬2:25-29) 롬4:11 할례의 표 - “무할례 시에 믿음으로 된 의를 인친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할례는 그리스도의 죽으심, 장사, 부활이라는 구속사적 사건을 상징하는 침례의 전조가 되는 것이다.
맺는 말
할례 의식에는 율법의 저주, 성별(聖別), 동일시, 십자가의 죽으심, 칭의, 영적 자질 사상이 함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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