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리를 파는 가게 >
간판을 보고서,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진리를 팝니다. 각종 진리 일체>
판매원 아가씨는 매우 예의발랐다.
“무슨 종류를 사시려고요? ‘부분 진리’를 원하세요, 아니면 ‘전체 진리’를 찾으세요?”
“전체 진리, 그럼요. 전체 진리를 보여 주시오.
속임수는 필요 없소. 변명도, 합리화도 아닌,
(가짜 상품이 아닌)
쉽고도 명료한 전체 진리, 그게 내가 바라는 거요.”
아가씨는 가게 안의 다른 부분을 가리켰다.
그쪽이 ‘전체 진리’를 파는 곳이란다.
그곳 판매원은 걱정되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가격표를 가리켰다.
“값이 몹시 비싼데요, 선생님.”
값이야 얼마든, '전체 진리'를 얻고야 말리라는 마음으로, 나는 물었다.
“얼마요?”
“이걸 가져가시면, ‘여생의 모든 평안을 잃는 값’을 치르시게 됩니다.”
나는 슬픈 마음으로 가게에서 나왔다.
싼 값으로 ‘완전한 진리’를 얻을 수 있을 줄로 나는 생각했던 것이다.
아직도 나는 진리를 위하여 값을 치를 각오가 되어있기는커녕
걸핏하면 평온과 안일을 갈구하고 있고,
아직도 나 자신을 두둔하고 합리화하여, 조금씩 스스로를 속일 필요가 있으며,
아직도 의문의 여지없이 ‘확고한 나의 믿음들’이라는 은신처를 찾고 있다.
(주: 대가를 치르는 일 없이 ‘전체 진리’를 찾고 있는 ‘내 믿음’의 확신)
“이걸 가져가시면, 여생의 모든 평안을 잃는 값을 치르시게 됩니다.”
이 말은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길에는 대가를 치른다’는 뜻으로 비쳐진다.
“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눅 9:23).
그러나 그렇게 해서라도 ‘전체 진리’를 얻고 나면.. 그 치른 대가에 비교할 수 없는
큰 평안을 얻게 될 것입니다.
<Anthony de Mello, ‘종교 박람회’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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