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넓은 강을 몇 개씩이나 건넜는데도 또 다른 깊은 강이 앞을 막고 있다. 이는 이어지는 시련의 강을 건넜는데도 또 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있는 삶의 모습을 말해 주고 있다.
히브리 사람이라는 말은 “다른 쪽(side)"(에서 온 사람),” “이주자,” “기우자(寄寓者),” “나그네,” “외국인”이라는 뜻을 지녔다. 유프라테스 저편에서 강을 건너 온 하비루(Habiru)가 이런 무리들이었다. 아브라함이 한 편에 전 세계가 다른 편에 서 있는 형국이 연상된다. 또한 이 히브리 사람을 셈 계열을 대표하는 에벨의 후손을 지칭하는 견해로 보는 분도 있다(창 10:21, 25). 이 에벨(eber)도 “건너온(통과한, passing through)자 또는 이곳저곳(one place to place)을 떠도는 자”의 뜻을 지녀 첫 번 째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다(Cyclopedia of Biblical, Theological, and Ecclesiastical Literature, 5:131). 히브리 사람은 하나님의 선민을 통칭하는 용어가 되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은 히브리(Hebrew) 사람이었다.(창 14:13). 그는 삶을 어렵게 산 사람이었다. 정든 산천을 떠나 강을 건너고, 사막을 지나고, 산을 넘어야 하는 선택을 하였다. 이런 선택은 결단이 필요하다. 그 결단의 뿌리에는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었다.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을 때에 강을 건너야 한다. 나그네와 외국인으로의 삶을 마다하지 않고 기꺼이 선택한다. 믿음의 조상들은 이런 순례자의 길을 선택하였다.
“이 사람들은 다 믿음을 따라 죽었으며 약속을 받지 못하였으되 그것들을 멀리서 보고 환영하며 또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로라 증거하였으니”(히 11:13).
낮선자로 살아가야 하는 이 땅에서의 오늘의 히브리 사람들은 외국인, 낯선자로 여러 가지 시련들을 직면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운명이다.
이런 고난의 강을 건넌 사람이 여기 있다.
이른바 특새 간증에서 의학적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변호사 겸 목사 이민아 씨는 수개월 전 본래 지니고 있던 갑상선암 외에 또 다른 암이 전이된 상황을 남의 이야기처럼 이야기한다. 이 사연이 세상을 울리고 있다. 지난 8월 출간된 ‘땅 끝의 아이들’ 저자이기에 그의 얼마 전 특새 간증 집회에는 엄청난 사람들이 몰렸다고 한다. 그는 삶의 기구한 현장을 정금 같은 신앙인격으로 빚어내는 하나님의 연병장으로 수용한다. 그리고 신앙의 업그레이들 통하여 성령께서 역사하시는 소중한 체험을 해 나가고 있어 이 땅의 신앙계를 격동시키고 있다. 아내에게 부탁해 구입하여 온 그 책을 나도 지난 밤 읽어 보았다.
그는 아브라함처럼 강을 건넌 사람이다. 강을 건넌 사람은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는 약속을 믿기에 두려움이 없다. 그는 천지를 만드신 아버지께서 자기 육신의 질병쯤은 너끈히 고쳐주실 분이실 것이란 확신에 차 있다. 그의 고백 몇 토막을 살펴보자.
“어저께 실패하더라도 오늘 다시 믿고, 또 내일 또 다시 믿고 하면 그 기도가 하나님의 원하시는 성령의 기도로 예수님이 그 자리에 나타나셔서 많은 일이 일어나는 때도 있고...어떤 때는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그냥 죽음에 이르는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저는 그것들을 보고 눈에 보이기 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라 믿으라고 하셨으니까 믿습니다.”(p. 229).
“예수님 살아계시죠? 저 고쳐 주실 것이죠? 우리 아이 고쳐 주실 것이죠? 아침 마다 일어나서 예수님한테 기도드리고 하루를 시작하고 1년 동안 눈을 못 보면서 아이들 셋을 어떻게 길렀는지 지금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도와 주는 사람들을 보내주시고 그때그때 은혜를 베풀어주셔서 1년을 견뎠거든요.
...네 은혜가 족하다. 예수님만 있으면 되겠네요. 우리 아이도 예수님만 있으면 되겠고, 저도 눈이 없어도 눈이 잘 보일 때보다 예수님이 깊이 만나고 나니까 오히려 깨닫는 것도 많고 예수님만 있으면 되겠어요, 하는 고백을 제가 작년 크리스마스 때 했어요.“(p. 272).
강을 건너는 믿음을 지닌 이런 딸을 둔 이어령 씨가 행복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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