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 반석설 비판
베드로 반석설 비판
지난 6월 바티칸을 둘러보았다. 바티칸 궁에는 1400여개의 방들이 있다. 제한된 구역을 제한된 시간 내에 주마간산 격으로 둘러보니 삽시간에 너무 많은 것들을 본다는 것이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두 번으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바티칸 대성당(성 베드로 바실리카)를 돌아 볼 때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보게 되었다. 베드로 성당은 유럽역사의 중심, 가톨릭의 총본산이 되기 때문이었다. 동 바실리카는 총 500개의 기둥, 50개의 제단, 450개의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조각에는 39인의 성인들과 수도회의 창설자의 모습이 포함되어 있다. 총 5개의 문이 있고 성당 길이가 187m, 폭은 58m로 되어 있다. 베드로의 시신이 안치 된 무덤 위에 세워진 베드로 성당, 웅장한 광장을 돌아보면서 잘 지어진 건물, 그리고 넓은 내부구조와 구름처럼 몰려오는 관광객들 틈에서 베드로 계승 체제를 곱씹어 보았다.
로마가톨릭의 교황 체제는 동 교단을 지탱하고 이끄는 척추 같은 역할을 하여 왔다. 이 교황이 지닌 교도권은 온 세상 모든 그리스도교회들이 떠받들어야 하는 권위의 증표가 되어 왔다. 이것이야 말로 교회를 하나의 교회로 유지케 하는 핵심이 된다.
“주교는 사도들의 후계자다.” (한국천주교 중앙협의회, 가톨릭교회교리서, 제1편, 861항, 862항). “주께서 사도들의 으뜸인 베드로에게 특별히 맡기시어 그 후계자들에게 계승하게 하신 그 직무가 영속”된다. 이 계승권은 사도적 권위 토대 위에 있는 근거가 되며 교회의 단일성과 보편성을 담보하는 것이 된다. 그리고 ”주교단의 으뜸인 로마 교황이 그리스도 신자들의 최고 목자와 스승으로서 형제들의 신앙을 견코케 하기 위하여 신앙과 도덕에 관한 교리를 정의하여 선포할 때에, 교황은 직무상의 무류성을 향유한다.“ 교회가 최상의 교도권을 통해 어떠한 것을 ’하나님의 계시로 믿어야 한다‘고 하거나, 그리스도의 가르침으로 제시할 때는 그러한 결정사항을 ’신앙의 순종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무류성은 하나님의 계시 유산의 범위와 동등하게 광범위하게 미친다.”(상게서 891항). 교황의 이 교도권은 하나님의 계시와 동등한 것으로 수용해야 할 권위를 지녔다. 교황의 교도권의 무류성은 교황체제의 근간이 된다.
베드로가 첫 교황인가?
로마가톨릭은 베드로를 제 1대 교황으로 본다. 그리고 베드로 교황 이후 지금까지 264대 교황까지 사도적 계승을 단절 없이 면면히 이어져 왔다고 주장한다. 이 교황체제를 뒷받침하는 성서적 근거로 마태복음 16장 13절부터 19절을 든다.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에게 인자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 베드로가 대답한다.
“16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17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바요나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 18 또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19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하시고” (마 16:16-19).
위 본문에는 이른바 세 가지 특별사항이 나온다. 첫째는 RC가 주장하듯이 베드로라는 반석 위에 교회 건립하는 일이고(18절), 둘째는 천국의 열쇠이며(19절), 셋째는 땅에서 매고 풀면 하늘에서도 매고 풀린다는 것이다(19절). 이른바 베드로가 받았다는 특권은 마태복음에만 나오고,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에는 나오지 않는다. 여기서는 첫째 사항만 다루기로 한다.
위 성경 본문은 과연 베드로 반석 위에 교회를 세운다고 말하고 있는가?
Gibbons 추기경의 <교부들의 신앙>에서 주께서 베드로에게 전 교회를 다스리도록 권한을 수여했다고 하고 베드로는 그의 후계자들의 인격 안에서 통치한다고 주장했다(p. 95). Vatican II 에서는 “우리 주께서 시몬 베드로에게만 교회의 반석과 열쇠 지참자가 되게 하셨다”고 주장한다 (The Document of Vatican II, trans. JosephGallagher (New York: Herderand herder, 1966), 43(1.3.22). The Encyclopedia of Catholic Doctrine에서 베드로 반석론을 주장하면서 교황만이 그리스도의 대리자(the Vicar of Christ)라고 펼치고 있다(p. 508).
"이 반석 위에" 의 의미.
이 구절의 의미는 세 가지로 해석되어 왔다. 즉, (1) 베드로 반석설, (2) 그리스도를 믿는 베드로의 신앙고백 반석설, (3) 그리스도 반석설이다. 이 세 가지 견해를 뒷받침할 만한 이유들이 제시되어 왔다. 그러나 먼저 본문의 단어 표기를 원문에 따라 잘 분별해야 한다.
“You are Peter [Petros] and on this rock [petra] I will build my church[ekklesian]."
여기서 본문에 나오는 Petros 와 petra 가 같은 뜻인가 아니면 의도적으로 구분하여 표기하고 있느냐가 논란의 핵심이 된다. 성경 기자는 Petros 를 남성 명사로, petra를 여성 명사로 각각 사용하고 있어서 확연히 구별시키고 있다. 로마가톨릭 학자들은 “예수께서 보시고 이르시되 네가 요한의 아들 시몬이니 장차 게바라 하리라 하시니라 (게바는 번역하면 베드로라)”(요 1:42) 본문에 의거하여 예수께서 본래 아람어로 말씀하였다는 가설을 내밀었다. Michael J. Wilkins 역시 예수께서 말씀하신 이 ‘게바(Kephas)' 단어를 ’베드로‘와 ’반석‘에 사용하여 두 단어의 구분은 무의미하다는 지론을 펼친다(Matthew <(Grand Rapids: Zondervan, 2004), 562.>. R. T. France 역시 Matthew (Grand Rapids: Eerdmans, 2007)에서 같은 지론을 펼친다(p. 621). 그러나 R.C.H. Lenski는 예수께서 아람어 게바를 두 군데 모두에서 똑 같이 사용하였다는 주장을 단언키 어렵다고 주장한다<(The Interpretation of St. Matthew's Gospel (Minneapolis: Augsburg, 1964), 627)>.
'Petros'는 쉽게 옮겨질 수 있는 '조약돌'을 뜻한다. 작은 돌을 뜻하는 페트로스가 어떠한 건축물의 기초석이 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이에 비하여 ‘petra'는 요지부동의 ’기초 암석‘을 뜻한다. 교회는 요지부동의 반석 그리스도 위에 세워졌다. 그리스도께서 연약하고 마음이 부서지기 쉬운 베드로 위에 세웠다는 것은 성경을 오해한 주장에 불과하다. 베드로의 리더십도 오순절 이후에 바울의 도전을 받았던 일이 있다(갈 2:11). 만약 그리스도가 베드로를 제자들의 우두머리로 세웠다면 그들은 그 이후로 그들 중 “누가 크냐”라는 다툼을 반복하지 않았을 것이다(눅 22:24; 마 18:1; 막 9:33~35 등; DA 817).
이러한 ‘반석’의 성서적 용례를 살펴보면 베드로가 반석이 될 수 없다. 베드로 자신이 “반석”을 그리스도에게 적용하고 있다(벧전 2:4~8). 구약성경에서는 ‘반석’이 34회 나오는 바, 이는 하나님을 상징하는 특별한 명칭이다(신 32:4 주석; 시 18:2 등). 선지자 이사야는 그리스도를 “곤비한 땅에 큰 바위”(사 32:2)와 “귀하고 견고한 기초 돌”(사 28:16)로 묘사한다. 바울은, 그리스도가 옛적에 그의 백성들과 동행했던 “반석”이었다고 확언한다(신 32:4; 삼하 22:32; 시 18:31; 고전 10:4).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구원의 반석”이다(시 95:1; 신 32:4, 15, 18; DA 413). 그리스도만이 홀로 교회의 기초가 될 수 있는 것은, “이 닦아 둔 것 외에 능히 다른 터를 닦아 둘 자가 없으니 이 터는 곧 예수 그리스도”(고전 3:11)이며 “다른 이로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행 4:12)기 때문이다. “사도들과 선지자들”은 교회의 기초에 있는 “모퉁잇돌”인 예수 그리스도와 긴밀히 연결된다(엡 2:20). 그리스도는 “사람에게는 버린 바가 되었으나 하나님께는 택하심을 입은 산 돌”인 바로 “그 반석”이며, 마찬가지로 그를 믿는 모든 자는 “산돌같이 신령한 집으로 세워지고”(벧전 2:4, 5),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주안에서 성전이 되어” 간다(엡 2:21). 그러나 항상 예수만이 전체 건축물이 의존하는 유일한 “그 반석”이 되는 것은, 그가 없이 교회는 결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를 하나님의 아들로 믿는 믿음으로 우리 역시 하나님의 아들이 될 수 있다(요 1:12; 요일 3:1, 2). 이때 베드로가 역설한 것처럼(16:16), 예수 그리스도가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임을 깨닫는 것이 구원의 문을 여는 열쇠다(DA 412, 413,).
베드로는 그리스도의 대리자로 자처한 일이 없다. 오순절 놀라운 성령의 충만 역사가 일어났을 때 베드로는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를 하였다(행 2:17-21, 34-36). 그는 요엘의 예언(욜 2:28-32)을 인용하면서 성령님이야 말로 예수 그리스도의 참 대리자 되심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리고 베드로는 시 118:22을 인용하면서, “건축자가 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라고 하므로(행 4:11), ‘페트로’를 그리스도에게 적용했다. 그리고 그리스도 이외 누구의 이름으로도 구원 받을 수 없다고 했다(행 4:12). 그러나 천주교는 구원이 교황에게 순복하는 자들에게만 주어진다고 주장한다. 교황 없는 곳에는 교회도, 그리스도교도 없다 (Boniface VIII, Unam Sanct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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