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가톨릭교에서의 Mary의 위상

 

이탈리아를 돌아볼 때 단번에 눈에 띄는 것은 마리아상이다.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이나 성전 밖 정문 위쪽 지붕 끝이나 내부 강단 중심부 위에 걸려있는 마리아상이 돋보인 경우가 많다. 아시시의 이교도 신전을 성전화시킨 미네르바 성전과 움브리아 평원 소재 웅장한 <천사들의 성 마리아의 성당>의 마리아상이 성당의 중심인물로 다가왔다. 로마에 600여개의 성전들에도 마리아상이 많다. 특히 바티칸 신전의 경우는 갖가지 마리아상이 얼마나 되는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로마 가톨릭은 마리아 종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토록 많은 웅장한 교회당 모자이크는 마리아를 하늘의 여왕으로 묘사했다. 로마의 산타마리아 마기오레대교회당 벽화는 마리아를 이교 여성 모신(母神) 형태로 표현하고 있다.

 

로마가톨릭교는 마리아를 구원의 중보자로 신봉하다. 에수와 마리아 - 이 두 분은 로마가톨릭교에서 은총을 받는 두 길이 될 정도이다. 마리아는 예수 그리스도에 버금가는 지위에 올라 있다. 성모가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모습의 조각상이나 회화가 압도적으로 많은 점이 풍기는 것은 예수의 유아성을 넘어서고 있는 성모 마리아의 포용성이나 성숙성, 우위성 느낌이이었다. 이것은 비단 나 혼자만의 느낌에 불과한 것일까? 오히려  로마가톨릭에서는 마리아는 신앙과 숭배의 대상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마리아론은 2세기부터 7세기 사이에 발전된 교리다. 처음에는 금욕적 영지주의 사회에서 시작되어 2세기 중엽 마리아의 영원 동정녀설이 야고보복음에 등장, 제롬이 예수의 형제들을 사촌들로 각색, 교부들의 마리아 주석집, 어거스틴의 동정녀 마리아 신앙, 3세기의 영원 동정녀설 확장, 4세기 이후 마리아 경배로 발전했다. 마리아에 대한 공경 의식은 5세기에 나타났다. 마리아를 계시록 121절의 열두 별의 관을 쓴 여자로 보았다. 마리아를 삼위 하나님의 반열로 간주할 정도로 높은 공경을 바쳤다.

 

전승에 따르면 마리아는 사도 요한을 따라 에베소에서 여생을 보냈다고 한다. 이 에베소에서 개최된 공의회(431)는 예수의 신성과 인성 교리를 다루면서 마리아를 하나님의 어머니(Theotokos)라고 하는 예수의 위격으로 규정했다. 이런 개념은 당시 에베소에 성행하였던 아데미(다이아나) (19:27, 35) 여신 우상숭배 사상과의 결탁이라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리하여 5세기 이래 마리아 신앙은 보편화되어갔다. 고대 이스다롯(Ishtar, Ishtarot), 퀴벨레(Cybele) 여신 숭배 개념과 이교 여신숭배 신앙 행습이 곧장 하나님의 어머니에게 적용된 것이다. 7세기에는 마리아 축제가 등장하였다.

마리아 無染시태설, 곧 무원죄 회태 사상이 12세기에 등장, 1854년의 무원죄 회태설 공포로 굳어졌다. 마리아 승천교리는 15세기 신학논쟁의 주제로 등장, 1950년의 마리아 몽소승천설을 확정 공포하였다. 그리하여 동정녀 마리아가 지상의 생을 마칠 때 몸과 영혼이 하늘로 올라감으로 그의 우주적 권위가 부여된 것이다. 근래에는 공동 구주론(1998827일자 News Week 지 한국어판)으로 발전되었다.

 

마리아는 그리스도를 양육하였으며 그리스도를 성전에서 아버지께 바쳤고 그리스도 십자가 옆에서 그 고통에 연합하였으며, 오순절 성령강림도 마리아의 강력한 중보 결과이었고, 그리스도의 모든 지체들의 영적 어머니가 된다. 그리스도와 함께 공동 구속자가 되며 여중보자, 만물의 황후, 하나님의 거룩한 어머니가 된다. 교황을 두고 농담은 가능하나, 마리아를 두고 농담을 하여서는 안 된다. 그러나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를 유일한 중보자로, 또한 신자들이 직접 기도하면 들으시는 분으로 말하고 있다(14:14; 15:16).

마리아의 구원 중재 개념은 역사의 시간이 흐를수록 확대, 강고해져갔다. 이런 판단은 지난 1997827일자 뉴스위크는 갈수록 뜨거워지는 마리아의 열기라는 제목에서 잘 드러났다. . 마리아를 소개한 특집기사에서 성모 마리아는 예수와 함께 공동 구세주이며 모든 은총의 중재자로서 하나님을 섬기는 변호자라는 교의를 선포할 것을 교황이 요청받고 있다고 보도한 것이다.

 

이 교의를 청원하는 청원서에는 당시 인도의 테레사 수녀를 비롯해 5백명의 주교와 42명의 추기경이 서명했다고 한다. 이 사실에 비추어 볼 때, 가톨릭 신자들의 마리아 신심은 단순한 공경이 아니라 흠숭(숭배)이며, 마리아를 제4(Holy Quartet)로 신격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가톨릭의 공동기도문에 성모님께 기도를 부탁합니다라는 중재적 표현이 있다거나 신자들이 성당에 들어가면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품에 앉고 있는(예수는 항상 유약한 모습으로 비춰진다) 조각상 앞에서 기도한다거나 여러 기념교회들이 마리아에게 헌정되는 경우에서 볼 수 있다.

 

정리하면, 가톨릭교회의 마리아론(Mariology)은 다섯 주제로 발전되었다.

 

첫째, ‘하나님의 어머니’(theotokos, 431년 에베소 공의회에서 결정) 호칭은 예수의 인성을 강조하려던 초대교회의 용법을 넘어서서 그녀는 새로운 하와이며 구세주의 동업자이고 신비체의 영적 어머니로서 하나님 나라의 여왕이며 교회의 원형이라는 주장으로 발전됐다.

 

둘째, ‘영원한 동정녀’(semper virgine, 649년 제1차 라테란 공의회에서 규정) 개념은 외경인 야고보 복음에 근거했고, 마리아는 예수의 출생 전후와 잉태 중에도 그리고 예수의 출산 이후에도 처녀성을 잃지 않았으며, 예수의 친형제들은 사촌이거나 혹은 요셉의 전처의 소생이라고 주장한다.

 

셋째, ‘무원죄회태설’(Immaculate Conceptio, 1854년 교황 비오 9세가 선언)은 마리아가 성령으로 예수를 잉태하는 순간 원죄로부터 자유하게 되었고, 원복음(3:15)에 나타난 여자로서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시며, 은혜로 가득한 복된 여인으로서 하와의 불순종을 대신하는 순종의 모델이 되었다.

 

넷째, ‘마리아몽소승천설’(Assumptio, 1950년 교황 비오 12세가 선언)은 본래 마리아는 예수의 어머니라는 것을 드러내려는 목적으로 고려되었지만 전설이나 막연한 개연성(probability)에 근거해 그녀는 죽었다가 3일 만에 부활하여 하늘로 올라간 은총의 중재자요 하늘의 여왕이 되어 인류의 구원을 완성하는데 협력한다는 것이다.

 

다섯째, ‘구원의 중재자’(Mediatrix, 1854년 교황 비오 9세가 선언) 개념은 마리아가 그리스도의 성육신에 협력했고 현재 하늘에서도 중보하므로 모든 은총을 가진 중재자로서 그녀를 통해 그리스도에게로 간다고 주장하게 되었다. 마리아는 하나님과 인간사이의 중보자, 구원의 어머니, 성모는 은총의 중보자, 우리의 여왕이 된다. 모든 참된 속죄의 기도가 성모님을 통해 주님께 전달된다.

마리아는 순종, 신앙, 소망, 사랑으로 구주의 초자연적 삶을 영혼에 회복하는 사업에 협력하는 방법으로 은혜의 질서에서 우리에게 어머니가 된다 (Vatican91).

 

그리하여 로마가톨릭교도들은 사실상 마리아를 존경, 공경하는 차원을 넘어 최상의 존경을 함축한 흠숭(欽崇), , 숭배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마리아의 위상을 성사위일체(Holy Quartet)’로 고양했다고 하는 개신교 학자들의 비평까지 일어났다. 심상태는 교회가 만물의 창조주인 하나님께 바치는 공경인 흠숭지례(欽崇之禮)보다 낮으나 일반 성인들에게 바치는 공경지례(恭敬之禮)보다 한층 높은 상경지례(上敬之禮)로 마리아를 각별히 공경함이 지당하다고 주장한다(심상태, 가톨릭의 교회 일치적 마리아론, <사목> 244, 1999.5., 21-55). 그러나 마리아론의 역사적 발전과정은 Holy Quartet인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성경 어느 곳에도 로마가톨릭교가 주장하는 마리아의 위상을 고양하는 본문이 나오지 않는다. 성경은 마리아를 두고 하나님의 어머니라고 부르지도 않고 은총의 시여자로도 말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처럼 그를 은총을 받는 자로 보아야 한다.

로마가톨릭교는 이런 마리아론을 정경보다는 외경이나 전설에 근거를 두고 있다. 또한 성경 본문에 대한 문자적 해석보다는 신비적 해석을 침소봉대 시키고 있다. 이 마리아론은 교황의 절대적 권위(교도권)와 주교들의 암묵적 동의의 소산물에 불과하다. 마리아의 중재 역할을 강조할수록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적 은총의 충분성이 훼손된다. 경건한 여성으로서의 모성적 겸손과 헌신을 극대화시켜 이교도들의 여신 숭배사상을 정당화 한다는 점에서 문제시 된다.

요컨대, 마리아는 경건하고 믿음있는 여성이었지만 그리스도의 속죄로 구원받을 죄인이어서 그 역시 구원받기 위하여서는 구주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가 필요한 인간이었다. 영원한 동정녀 교리나 몽소승천 교리는 성경에 나오지 않는 인간이 만든 황당무계한 교리다.

Posted by KAHN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