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유형
교회마다 그 특색이 있다. 그 특색은 시대와 사회적, 역사적 상황과 맞물려 있다. 어느 유형을 선택하여 가담할 것인지는 각 사람의 몫이지만, 그 선택에는 여러 한계가 가로 놓여 있어 선택의 폭이 넓지 못하다.
신학적 방법으로서의 교회 유형에 관하여는 여러 가지 시각들이 제기되어 왔다. 은준관의 <신학적 교회론>은 이 점을 잘 요약하고 있다.
1. Ernst Troeltsch는 교회 유형을 종교사회학적 시각에서 church type과 sect type으로 구분하여 설명하였다.
(1) Church type
절대적이고 권위적인 진리를 수호하는 형식적 조직 체제를 지닌 제도교회이다. Thomas Aquinas와 로마가톨릭교회는 이 유형을 추구하여 왔다. 특히 이 유형에는 성례전적, 성전 유형적 특성, 그리고 교회 밖을 향한 선교적 열정이 강하게 나타난다. 이 유형은 현실에 안주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어서 현실적 상황에 적응 내지 타협 경향이 농후하며 때를 따라서는 로마가톨릭교회나 루터와 칼뱅처럼 국가 권력과 제휴 내지 결합으로 이어지기 쉽다.
(2) Sect type
종파 유형으로 복음의 순수성을 지향하며 종말론적이며 열정적인 헌신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 유형은 한 개인의 강력한 카리스마나 지도력 위에 구축된 cult와 구분된다. 종파유형은 늘 반체제적이며 타계적이고 비타협적이어서 적응력이 약하다. 열성과 동기의 순수성이 있지만 지도자들이 비전문성, 비경험성 등의 한계를 노출하기 쉽다. 그리고 이 유형은 외부지향적인 교회 유형과는 대조적으로 교회 내 개혁을 추구하는 내부지향적이 되기 쉽고 교리에 대하여 폐쇄적 태도를 보여 주어 왔다. 수도원운동, 발도파 신앙운동, 모라비안의 경건운동은 이런 유형의 예가 될 것이다.
트뢸취의 교회유형과 종파 유형의 구분은 Martin Marty의 Public party(공당)와 Private party(사당) 론과 대비된다. Public party는 교회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교회유형이고, Private party는 회심과 개인 구원을 강조하는 유형이다.
2. Collin Williams는 “The Church"에서 성서 시대의 세 인물의 유비론에 토대를 둔 교회 유형을 개진하였다. 곧 아브라함, 모세, 및 바울의 동기를 기초로 하는 각 교회 유형을 제시하였다.
(1) 아브라함 동기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여 순례자의 모습으로 나선 아브라함의 동기를 중심으로 하는 교회이다. 이 유형의 교회는 신앙과 순종을 강조하고 미래 약속이 이끌어 가는 교회이다. 그래서 종파유형의 특성도 지닌다.
(2) 모세 동기
이 유형은 하나님께서 출애굽한 이스라엘에게 시내산 아래에서 율례와 법도를 주고 사명 완수를 위하여 효율적인 조직체계를 주신 것에 착안하여 하나님의 율법과 제도를 통하여 과업 완수에 역점을 둔 교회 유형을 추구한다.
(3) 바울 동기
아브라함의 신앙이 생명이 되고 제도와 법은 신앙을 섬기는 후속 보완성을 띈다. 모세 동기 유형을 결합한 유형으로 (갈라디아서 3장을 참고하여) 신앙과 제도의 조화를 추구하는 유형이다. 그러나 프라이오리티를 그리스도 안에서의 믿음에 두고 그 다음에 신앙에 봉사하는 종으로서의 제도를 활용한다.
3. 로마 가톨릭의 뷜만 (Walbert Bühlmann)은 역사해석학적 방법 유형을 제시한다. 그는 2000년 교회사를 셋으로 나누어 제1교회, 제2교회, 및 제3교회라는 유형을 설정하였다.
(1) 제1교회 (AD 100-1000)
동방교회 특히 로마와 분리되기 전 단계의 그리스정교회가 이 제1교회에 속한다. 예배에 있어서 초기교회의 신비성을 보전 유지하였으며 설교보다 의식을 강조하였다. 또한 교회지도자들이 교회를 자율적으로 지도하였다. 그러나 로마교회와의 분리 이후 개혁 의지가 투철하지 못하였고, 역사의 흐름에 외면하여 반역사적 침묵교회로 전락하였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였다. 20세기의 공산국가 내 교회들도 이런 특색을 지녔던 것으로 보인다.
(2) 제2교회
뷜만은 제2교회 시대의 교회를 중세 로마가톨릭의 시대 (AD 1000-1500) 교회 유형으로, 1500-1950의 사이의 유럽과 개신교회 설정하였다. 이들 교회는 엄청난 제도교회적 권세를 지녔었다. 그리하여 세계의 중심지로 군림하거나 활동하였으며 교회의 승리적 위상 유형성을 지녔다. 그러나 로마가톨릭교회는 종교개혁운동의 파고에서, 유럽과 개신교회의 교회들은 제도교회로서의 화석화 되어 신앙의 생명력을 잃어가 위기에 봉착하였다. 로마가톨릭은 Vatican II를 전환기점으로 하여 교황의 특출한 활동으로 그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지만 내부의 보수 세력의 반동이 큰 것으로 보인다.
서구 개신교회는 교회협의회 운동을 통한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마치 아침에 지는 달처럼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이를 두고 소위 교회의 죽음(the death of the Church, thanaecclesiology)이라는 현상에 대하여 종교사회학적 및 교회신학적으로 분석하는 일이 일어 왔다.
(3) 제3교회
20세기 중엽부터 욱일승천의 기세로 솟구쳐 일어나고 있는 21세기를 주도할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및 오세아니아 교회들이다. 이들은 떠오르는 태양 같은 교회들이다. 이들 교회의 유형은 기독교 전 신도의 50%를 점하는 신도수의 격증, 세계의 영적 중심과 지구의 인력 역할, 장기간의 고난 체험을 통하여 고통을 변화시키려는 자기 정체성 확립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영적 중심지는 팔레스틴에서 유럽으로, 유럽에서 미국으로, 그리고 미국에서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이동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500-1950까지는 제2교회의 전성기가 되었지만 동시에 제3교회의 태동기 역할을 하였다.
4. Von Rad은 구약성서 신학적 천막, 법궤, 및 성막을 토대로 구약공동체 유형에 초점을 둔 교회유형론을 전개하였다.
(1) 장막 유형 교회(Tent)
장막은 야훼가 지상에 거하는 장소나 공간이 아닌 하나님과 모세 사이, 하나님과 이스라엘사이의 만남의 자리이다. 장막은 야훼의 말씀이 선포되는 장소이며 하나님을 만나는 지점이라는 점에서 계시의 신학과 순례공동체라는 점이 돋보이는 것이다.
(2) 법궤 유형 교회(Ark)
법궤는 12 지파의 거룩한 초점이었다. 모세 성소의 지성소, 솔로몬 성전의 지성소에 안치되어 있는 법궤는 하늘을 비워 놓은 지상에서 좌정하는 하나님의 보좌로 곧 하나님의 임재의 성력이다. 법궤는 임재의 신학의 중심이 되었다.
(3) 성막 유형 교회(Tabernacle)
성막교회 유형은 장막과 법궤가 결합된 유형이다. 이는 천적인 계시와 하나님의 종말론적인 임재가 결합된 유형의 교회를 의미한다.
위에 열거한 여러 시각들은 결국 공통적인 흐름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 하나의 흐름은 종파유형-사당 유형-장막유형이고, 다른 하나는 교회 유형-공당 유형-법궤 유형이다. 그리고 바울 동기와 성막 유형은 같은 궤도선상에 있다.
5. F. W. Dillstone은 신적 사회 구조론 차원에서 교회 유형을 다음 몇 가지로 나누고 있다.
(1) 수도원 유형(Monastic type)-인간의 소유와 가정, 문명까지도 포기한 채 자연의 질서 와 하나 되는 삶을 목적으로 하는 교회
(2) 종파유형(Sectarian type)-현세를 부정하고 임박한 종말을 대망하는 공동체 유형
(3) 제국 유형(Imperial type)-대 제국 모방한 국교 유형
(4) 계약 유형(Contractual type)-바벨론 포로 이후 등장한 회당 형태로서 율법을 듣고 주 해하는 율법 중심의 공동체 유형
(5) 유기체 유형(Organic type)-교회는 신적인 유기체
(6) 언약 유형(Covenant type)-인간의 계약이 아닌 하나님이 친히 마련한 약속과 징표에 의하여 구성된 언약 백성
6. 존재론적-기독론적 유형과 기능론적적-종말론적 유형
이 유형에서는 교회의 본질과 그 사명이 무엇이냐는 차원에서 존재론적-기독론적 유형과 기능론적-종말론적 유형으로 구분된다.Avery Dulles는 Models of the Church에서 이 유형들에 관하여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1) 존재론적 기독론적 유형(Ontological-Christological model) "IS(존재)"-그리스도의 몸-유기체로서의 교회
a. 신적 기관 유형(Divine institution)-교회는 가르치며 다스리는 권위를 지녔을 뿐만 아니라 구원의 수단이 된다. 위계적 구조를 지닌 제도교회로서 승리하는 교회를 추구한다. 로마가톨릭교회가 그 전형적 예가 된다.
b. 성례전 유형-은총의 징표가 되는 성례전적 고백과 경험 그 자체를 통하여 인간의 죄에 대한 회개를 촉구하고 하나님의 인간에 대한 자비가 제공된다.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성례전이라면 교회는 신도들을 위한 그리스도의 성례전이 된다. Karl Rahner는 이 유형을 발전시켰다. 성례전은 기독론과 교회론을 불가분리적으로 되게 한다.
c. 신앙공동체 유형(Communio Sanctorum)-종교개혁자들이 전개시킨 모델이다. Emil Brunner는 칼뱅의 영향 하에서 교회를 선택된 사람들의 무리(Coetus electorum)로 보고 성도의 교제(Communio Sanctorum)로서의 교회를 강조한다. 이 유형은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 안에서 함께 함과 함께 나눔을 통한 교제에 역점을 두고 있다. 또한 하나님의 영원한 사랑의 의지와 창조에서의 선택의 법칙에 기초하여 세상에서 선택되고 그리스도를 섬기도록 불리움을 받은 성도들이 거룩한 일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신앙의 교제를 강조한다.
Dietrich Bonhoeffer 의 interpersonal community 개념도, Yves Congar의 Heilsgemeinschaft(commuunity of salvation) 개념도 이러한 신앙 공동체 개념을 배려한 접근 방식에 속한다. 그는 바울의 교회를 유대인과 이방인을 모두 아우르는 회중과 모임(congregation, gathering)의 교회, 곧 하나님의 교회로 보았다.
(2) 기능론적 유형(Functional-Eschatological model) "DOES(사명 또는 섬김)" -천국의 sign
a. Herald 유형-이 유형은 교회를 말씀이 선포되는 곳으로 본다. 그래서 Kerygmatic model이 그 특성이 된다. 이 유형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와 그 분을 선포하는 사명에 중심점을 두기 때문에 성례전을 말씀 다음으로 설정한다. Karl Barth의 말씀사건으로서의 교회는 이 교회 유형의 대표적 유형이 된다. 그러나 교회 조직을 회중제로 선호하고 범세계적 조직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한게성을 지녔다.
b. Servant 유형-교회는 다른 인간을 위한 섬김의 공동체이다. 교회는 평화, 빈곤 극복, 인종적 편견 극복, 및 화해적 역할을 추구한다. 이 유형은 세속신학적 교회론 특성을 지녔다. 20세기 이래 바티칸 II 이후의 로마 가톨릭교회와 WCC 같은 에큐메니칼 운동에 매진하는 개신교회가 이런 유형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비쳐진다.
c. Mission 유형-교회의 정의를 선교 기능으로 내리지는 않지만 복음 선교의 기능과 사명을 중요시 하는 유형이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지만 그 자체를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존재한다. 전 성경을 통하여 나타난 것은 하나님께서 선교를 위한 파송의 역사를 보여 주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님은 때가 찼을 때에 아들을 파송하였으며, 아들은 12제자, 70제자들을 파송하였고, 부활 후에는 선교의 대 위임을 하였다. 이 mission의 중심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놓여 있다. 이 미션 유형의 교회는 말씀에 토대를 둔 그리스도의 역사적 파루시아의 도래를 마지막 과업으로 신봉하며 그 일에 전력투구한다.
참된 교회 유형은 건물의 크기, 재정 규모, 정교한 조직 구도, 프로그램의 활성화 같은 것에 있지 않다. 그것은 마지막 때를 살아가는 하나님의 백성들의 교제와 돌봄의 삶 속에서 은혜의 나라를 구현하고 체험하면서 역사 속에 도래할 파루시아(Advent)와 하나님의 나라를 증거, 선포하는 일에 헌신하는 교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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