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천사의 메시지와 재림운동의 역사적 배경

 

옛날을 기억하라

 

초등학교 어린 시절 집에 손님으로 오신 연로한 당숙님이나 다른 어른들이 저녁상을 물린 다음 마당에 펼쳐진 돗자리 위에서 금강석을 깨서 뿌려 놓은 듯한 찬란한 밤하늘 별 빛들을 머리에 이고 지나간 조상들의 내력과 얽힌 이야기를 들었던 일은 참으로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 분들이 아니라면 내가 어떻게 조상의 뿌리에 얽힌 그 의미 있는 에피소드들을 다 들을 수 있었단 말인가! 성경에는 족보 기사가 자주 나온다. 처음에는 딱딱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기사들로 비쳐졌으나 지금은 한 인간을 조상과 연계시켜 진술한 사건들이 지닌 의미를 곱씹어 보며 새로운 시야를 얻기도 한다. 신약성경 처음에 나오는 족보를 읽고 구원받은 사람도 있다는 고백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가나안을 향한 여정에서 일어날 여러 삶의 정황들이나 문제들을 예견한 모세와 시인은 지나간 날 신앙의 발자국과 함께 교훈을 남긴 조상들에게 물으라고 권고하고 있다.

 

󰡒옛날을 기억하라 역대의 연대를 생각하라 네 아비에게 물으라 그가 네게 설명할 것이요 네 어른들에게 물으라 그들이 네게 이르리로다󰡓(32:7)

 

󰡒하나님이여 주께서 우리 열조의 날 곧 옛날에 행하신 일을 저희가 우리에게 이르매 우리 귀로 들었나이다󰡓(44:1)

 

엘렌 화잇 여사도 지나간 재림 운동 역사의 갈피 갈피에 남겨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강조한 유명한 다음 권면을 하고 있다.

 

󰡒우리가 현 위치에 이르기까지 한 걸음 한 걸음씩 전진하며 여행한 우리의 과거 역사를 회고해 볼 때 나는 하나님을 찬양하자고 말할 수 있다. 주님께서 행하신 역사를 바라볼 때 나는 경탄과 우리의 인도자이신 그리스도께 대한 확신으로 충만해진다.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를 인도해오신 길과 우리의 과거 역사를 통하여 주신 그분의 가르침을 잊어버리는 것 외에는 미래를 위하여 두려워할 것이 전혀 없다󰡓(LS 196)

 

재림신앙의 영적 뿌리를 곱씹어 보는 것은 오늘과 내일을 확신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게 한다.

 

밀러의 재림 운동

 

재림교회는 1830년대와 1840년대의 밀러 운동에 그 역사적 신학적 뿌리를 두고 있다. 윌리암 밀러(William Miller, 1782-1849)는 뉴욕주 로 햄프톤(Low Hampton)의 침례교 농부였다. 그는 성경 연구 특히 1818년 이후 다니엘과 요한계시록에 관한 집중적 연구를 통하여 예수께서 “1843년 경에 재림하실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다. 이에 그는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신다는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선포하여야 한다는 책무를 떨굴 수 없었다. 그는 1831년부터 이 확신을 공중에게 전하기 시작하였다. 이 때부터 첫째 천사의 기별이 전파된 것이다”(Uriah Smith, "Origin and History of the Third Angel's Message, No. 3" Review and Herald, Dec. 16, 1890; See Ellen White Estate(com.), Pioneer Articles on The Sanctuary, Daniel 8:14, The Judgment, 2300Days, Year-Day Principle, Atonement, 1846-1905, p. 673). 무거운 책무를 이행하면서 그의 기별은 삽시간에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미국 개신교에서 가장 많은 교인 수를 지닌 침례교회는 그에게 1833년에 목사 자격증을 수여하였다. 밀러 기별의 핵심은 요한계시록 20장에 나오는 일 천년전 그리스도께서 가시적, 문자적으로 재림한다는데 있었다.

 

밀러에게는 󰡒이천 삼백 주야까지니 그 때에 성소가 정결하게 함을 입으리라 하였느니라󰡓(8:14)의 말씀이 종말 시간대를 푸는 열쇠가 되었다. 그는 당대 프로테스탄트 표준적 주경가들이 예언 해석의 일반적인 원칙으로 사용한 연일원칙을 채택하여[L. E. Froom, Prophetic Faith of Our Fathers (Washington, DC: Review and Herald Assn., 1946-1954), 4:472-473)} 다니엘 8:14“2300 주야2300년으로 풀었다. 그리고 이 2300년의 시작 연대를 다니엘 9:24-27에 나오는 70이레(70x7=490) 490년의 기산점이 되는 아닥사스다 왕이 예루살렘 중건령을 반포한 457 B.C.로 잡았다. 그리하여 주전 457년에 2300년을 더하여 1843년을 산출하여 낸 것이다.

 

밀러는 원래 그리스도의 재림 날자 지정을 구체적으로 못박는 일을 달가워하지 않고 “1843년 경을 강조하였다. 그러다가 18431월에 유대인 달력에 기초한 환산에 따라1843321일부터 1844321일 사이에 재림이 있을 것으로 보았다. 1843년 봄이 지나자 소위 봄 실망이 있었지만 밀러 운동가들은 더디 오는(tarrying time)”(25:5 참고) 기간으로 1844년 봄과 여름을 기다렸다. 18448월 중순 뉴 햄프셔(New Hampshire)의 엑세터(Exeter)에서 개최된 장막집회에서 스노우(S. S. Snow)가 절기 표상론을 전개하면서 봄 절기 표상들은 그리스도의 초림으로 성취되었으나, 가을 절기인 제7월에 관한 표상은 아직 성취되지 않았다고 하면서 카라이트 유대인 달력에 따라 대속죄일 표상의 날자인 18441022일로 계산하여 그 때 그리스도의 재림이 있을 것으로 해석하여 선풍적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밀러도 느지막하게 이 견해를 수용하였다. 이렇게 하여 소위 7월 운동의 열풍이 일어났다.

 

밀러는 다니엘 8:14성소의 정체를 예수 그리스도, 하늘, 유다, 예루살렘 성전, 지성소, 하늘, 지구, 교회 중에서 그리스도, 하늘은 정결하게 될 필요가 없고, 유다, 예루살렘 성전, 지성소는 존재하지 않아 결국 지구 아니면 교회가 될 것으로 보았다(William Miller, Letter to Joshua V. Himes, on the Cleansing of the Sanctuary; See George R. Knight, Search for Identity: Development of Seventh-day Adventist Beliefs (Hagerstown, MD: Review and Herald Publishing Assn., 2000), 44, 45). , 그는 다니엘 8:14성소를 전세계적인 영적 성소또는 그리스도교 시대의 교회로 보았다. 이리하여 밀러는 1843년에 그리스도께서 거룩한 불 심판으로 미운 물건(교황권 )이 지배하는 지구를 정결하게 할 것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William Miller, Evidence from Scripture and History of the Second Coming of Christ (Boston: B. B. Mussey, 1840), 39-58)].

 

밀러가 그리스도의 재림에 관하여 중요하게 집착한 또 다른 성경 본문은 마태복음 24-25장과 요한계시록 14:6, 7에 나오는 첫째 천사의 심판 기별이었다. 밀러와 그 추종자들은 열 처녀의 비유(25:1-13)는 마지막 때의 선교를 이해하는 길잡이가 되었다. 그들은 󰡒밤중에 소리가 나되 보라 신랑이로다 맞으러 나오라 하매(25:6)의 말씀에 관심을 집중하였다. 그래서 이 열 처녀의 비유를 역사화 시켜 자기 시대의 재림 전도에 관한 예언으로 보았으며 신랑이 온다는 밤중 소리를 성소 정결로 보았다.

 

밀러는 당시 영국과 미국에서 인기 있었던 유대인이 팔레스틴에 귀환하는 것이 예언의 성취가 될 것이라는 해석을 배격하고 예언 해석 원리를 구약성경에서 도출하였다(Froom, 473). 유대인의 팔레스틴 귀환 해석 기류는 구약성경 예언에 나오는 이스라엘을 문자 그대로의 인종적 이스라엘 사람들로 해석 적용하는 미래주의에 토대를 두고 있다.

 

밀러는 예언 해석 원리로 프로테스탄티즘의 기조라고 할 수 있는 그리스도 중심의 원리를 재 강조하였다. 그는 구원사의 전개 과정에 있어서 성서상의 종말시간 예언들은 그리스도를 진실로 따르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았다. 즉 인종적 유대인은 종말적 예언들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밀러는 제2차 대 각성운동의 부흥사 찰스 피니 등 상당수의 그리스도인들이 선호하였던 천년 후 재림론(소위 후천년론)을 배격하고 천년 전 재림론(전천년론)을 옹호하면서 그리스도의 재림이 박두하였다는 점을 설파하였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재림이 1843년 또는 1844년에 있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하여 당시 제도권 기성 교회들이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특별히 18441022일에 그리스도의 재림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의 파장은 더 충격적이었다. 에머슨(W. L. Emmerson)10 만 명의 신자들이 교회에서 출교되거나 탈퇴하여 재림교회들로 자체적인 조직을 하여 그리스도의 인격적 재림의 임박을 선포하였다고 하였다[The Reformation and the Advent Movement (Haggerstown, MD: Review and Herald Pub. assn., 1983), 197].

 

견고한 토대 등장

 

엘렌 화잇 여사가 처음 20년 동안(184412-1865)의 예언적 계시는 일반적으로 세 가지 범주는 1848-50년 성경연구 집회에서 의 수동적 역할 또는 교정적, 확인적 역할, 1850년대 교회조직(gospel order)에 관한 권면, 1860대 독특한 재림교회의 건강 메시지(1848, 1854에 건강 메시지가 있었으나 포괄적인 계시는 대총회 조직이후 16일만인 186366일에 있었다)이다.

 

재림교회 기본교리는 18441022일의 실망의 늪에서 금식과 눈물의 기도 가운데 진행된 성경연구 집회에서 얻은 결정체였다. 기초교리의 틀이 되는 우리 믿음의 기초1848-50년에 형성되었다. 교회는 이 틀에 관한 정교한 작업을 오늘날까지 계속하고 있다.

 

18484-185012월까지 주로 주말에 뉴욕 주와 뉴잉글랜드에서 6회 개최되었던 안식일 성경연구회의는 이제 갓 출현한 종교적 운동의 통일된 교리적 발판을 창출하는 단초가 되었다. 제임스 화잇과 엘렌 화잇은 이 6회의 성경연구회에 모두 참석하였다. 1848818일 뉴욕 주 볼니(Volney)에 있는 데이빗 아놀드(David Arnold)의 창고에서 개최된 모임에는 30명 정도가 참석하였다. 처음 도착 시 어느 누구도 서로가 교리에 관하여 의견의 합치를 보지 못하였다. 그러나 해산 시에는 이해와 수용의 통일성이 있다. 밀러 운동은 미국에서 확실히 첫 번째 종교연합 운동이었다. 다양한 신학적 배경 출신들의 모임이며 운동이었기 때문이다.

1849년에는 6회의 성경 연구 모임이 있었고 제임스 화잇과 엘렌 화잇은 이 중 3회 참석하였다. 1850년에는 10회의 성경 연구 모임이 있었으며 제임스 화잇과 엘렌 화잇은 이 중 8회 참석하였다. 이러한 집회들에서 참석자들은 가끔 철야토의를 하고 토의하고 있는 진리에 관한 성령의 지도와 그 명료한 이해를 위하여 기도하였다. 또한 성경 연구를 열심히 하였으며 철저히 하였다. 금식하면 기도하는 일을 자주 하였다.

이러한 집회의 결과는 진리 가운데 이미 있는 자들을 세웠고 진리를 위하여 결단을 내리지 못한 자들을 각성시켰으며. 교리적 입장에 관한 일치된 성명서 작성을 하였다. 이 교리적 형성에 참석자 모두가 참여하였기에 그 결실들을 자유로이 활용하는 것은 당연하였다.

 

1848년 안식일 성경 연구 모임에서 향후 재림교회의 지계표와도 같은 역할을 한 다음 5대 교리가 형성되었다.

(1) 그리스도의 재림의 박두

(2) 제칠일 안식일의 항구적 준수

(3) 첫째와 둘 째 천사의 기별과 바르게 연계된 셋째 천사의 기별의 이해,

(4) 고대 대속죄일의 원형인 하늘 성소 둘 째 칸 지성소에서의 1844년 이래의 그리스도의 봉사

(5) 영혼 (조건부)멸절론 [참고 Arther L. White, Ellen G. White: Messenger to the Remnant (Washington DC: Board of Trustees of E. G. White, 1954), 40].

1848년이래 위 5대 교리는 모든 재림신도들이 남은 교회로 연합하는 견고한 토대가 되어 요지부동의 진리의 단을 떠받들고 있다(EW 258-261 참고).

 

밀러 운동과의 맥락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운동은 위에선 이미 소개한 윌리암 밀러 지도하에 전개된 재림운동에 뿌리를 두고 성장하여 왔다. 제임스 화잇, 조셉 베이츠(Joseph Bates), 및 하이람 에드슨(Hiram Edson)은 모두 밀러운동의 지도자들이거나 선포자들이었다. 1846년에 제임스 화잇과 결혼한 엘렌 하몬(Ellen Harmon, 1827-1915)도 이 밀러 운동의 추종자였다. 이들은 자신들이 밀러의 참된 계승자로 자처하면서 이전 함께 재림운동에 가담한 신앙 동지들에게 예언 진리에 대한 발전적 이해를 설파는 일에 전념하였다. 이렇게 하여 그들은 밀러 메시지의 핵심인 재림 박두의 기별을 다시금 활성화시키고자 하였다. 그들은 Review and Herald 지 제1(1850)에서 이 점을 증명하고자 윌리암 밀러의 저술을 인용하였다(vol. 1, no. 1, pp 7-8).

 

재림교회의 탁월한 선구자/학자인 우라이어 스미스(Uriah Smith, 1832-1903)는 재림교회 만이 밀러 파 성경 해석원리를 이어 받은 유일한 신앙공동체이며 그 논리적 귀결이라고 주장하였다[Uriah Smith, The Sanctuary and the Twenty-three Hundred of Daniel 8:14(Battle Creek, MI: 재림교회 Pub. Assn., 1877), 102].

 

그러나 이들 선구자들은 밀러 운동의 가르침이 충분한 발전을 못한 한계성을 지적하고 이 밀러 운동과 사상적 거리, 즉 차별화 작업을 하였다. 이는 1844년의 밤중 소리”(25:6 참고)를 성경 예언의 진정한 성취로 보았다. 󰡒작은 책을 달라 한즉 천사가 가로되 갖다 먹어 버리라 네 배에는 쓰나 네 입에는 꿀같이 달리라 하거늘 내가 천사의 손에서 작은 책을 갖다 먹어 버리니 내 입에는 꿀같이 다나 먹은 후에 내 배에서는 쓰게 되더라󰡓(10:9-10)는 요한의 말씀은 곧 밀러 운동의 쓰라린 좌절에 관한 예언으로, 그리고 󰡒저가 내게 말하기를 네가 많은 백성과 나라와 방언과 임금에게 다시 예언하여야 하리라 하더라󰡓(10:11)는 말씀을 마지막 때에 관한 다니엘의 예언들, 특히 다니엘 8:14의 바른 해석의 선포를 하여야 하는 자기들에게 주어진 신성한 소명으로 보았다.

 

재림교회 선구자들은 밀러 운동가들이 2300주야의 예언이 1844년에 끝난다는 해석에 과오가 있었던 것이 아니고 구약성경 상의 성소와 절기의 원형이 되는 하늘성소의 정결이라는 사실을 간과한 해석상의 과오에 있다고 보았다. 동 선구자들은 동 성소의 개념을 밀러가 간과한 하늘 성소로 보았다. 그들은 다니엘 8:142300일과 󰡒지체하지 아니하리니(시간이 다시없으리니)󰡓(10:6)라는 천사의 선언을 연계시켜 이해하였다. 화잇 여사도 다니엘 예언들과 세 천사의 기별의 연계성을 지적하였다. 그리고 다니엘 8:14의 예언적 기간이 세상 역사의 종말의 때나 은혜의 시기 끝에 관한 때가 아니고 재림 전에 있을 예언적 기간으로 보면서 동 예언적 때가 1844년에 종료되었다고 못박고 "사람들이 지정된 시간에 관한 또 다른 메시지를 갖지 못할 것이다라고 하였다(7BC 971).

 

첫째 천사의 메시지 등장

 

밀러 운동가들은 심판하실 시간”(14: 7)을 재림 전 심판이 아닌 재림 사건으로 보았다. 그들은 첫째 천사의 큰 외침과 열 처녀 비유에 나오는 밤중소리(the midnight cry) 및 다니엘 8:14의 성소 정결의 메시지를 모두 같은 사건인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지적하는 것으로 보았다.

 

재림교회 선구자들은 이 같은 견해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지만 요한계시록 10:11에 나오는 힘센 천사(예수 그리스도 )”14:6의 첫째 천사의 기별이 각 나라와 족속과 방언과 사람들에게전할 최후의 예언적 경고의 사명이 된다고 보았다. 그들은 첫째 천사의 기별의 예언이 하늘의 심판할 때”(14:7)의 선포와 함께 윌리암 밀러와 그 동료들의 성령 충만한 기별에서 직접적으로 성취되었다고 확신하였다(GC 368). 󰡒그와 똑같이 밀러와 그 동역자들은 예언을 성취시켰고, 세상에 전해지도록 성경에 예언되어 있는 기별을 전하였다. 그러나 그들도 만일 그들의 실망을 가르쳐 주고 재림 전에 또 다른 한 기별이 전파될 것을 알려 주는 예언을 미리 완전히 이해했었더라면, 결코 그 예언을 성취시킬 수 없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첫째와 둘째 천사의 기별은 적시에 전파되었고, 하나님께서 기별들을 통하여 하시고자 계획하신 사업은 성취되었다.󰡓(쟁투, 405)

 

이렇게 첫째 천사의 기별이 밀러 운동에서 나타났다는 재림교회의 선구자들의 확신은 재림교회와 밀러 운동의 불가분리적 관계에 대한 통찰을 말하여 주고 있다. 또한 당대 세상 사람들은 󰡒재림기별을 전파하는데 나타난 성령의 능력을 감히 부인하지 못하였고, 그들이 예언적 기간을 계산함에 있어 아무런 잘못을 발견할 수 없었다. 가장 재간 있는 그들의 반대자들이라도 그들의 예언해석을 뒤집어 버릴 수는 없었다 󰡓(GC, 405).

 

둘째 천사의 메시지의 등장

 

첫째 천사의 기별 선언과 바벨론의 파멸을 선언한 둘 째 천사의 기별 선언(14:8)은 상호간 긴밀한 연계성을 띄고 있다. 이 예언의 역사적 성취는 밀러 운동에서 시작되었다. 이미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다니엘서의 가장 긴 예언적 기간이 18441022일에 끝난다는 선포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재림을 맞이할 준비를 하게 하는 촉매 역할을 하였다. 그 대표적 사례는 엘렌 하몬과 그의 오빠의 재림 신앙의 감격을 고백하는 것에서 엿볼 수 있다. 그러나 감리교회 지도자들은 이러한 신앙 고백을 오류에 토대를 둔 것으로 보았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심령을 일깨워 주신 귀중한 사랑에 관하여 이야기할 기회를 원하였다. 나는 특별히, 나에게 대한 주님의 선하심과 자비에 관하여 이야기하기를 바랐다. 나에게 너무도 큰 변화가 생겼기 때문에, 모든 기회를 이용하여 나의 구주의 사랑을 증거하는 것이 의무처럼 느껴졌다. 이야기할 차례가 되자, 나는 예수님의 사랑을 향유하게 된 증거와, 내가 즐거운 기대로 나의 구속주를 신속히 만나고자 고대하게 된 사실을 이야기했다. 그리스도의 재림이 가까웠다는 신앙이 나의 심령을 깨우쳐서, 하나님의 영의 성화를 더욱 열렬하게 구하도록 되었다. 여기까지 말했을 때, 그 집회를 지도하는 사람이 말을 가로막으며 󰡒자매여, 그대는 감리교를 통하여 성화를 얻었다. 오류의 이론을 통해서가 아니라 감리교를 통해서󰡓 라고 말했다. 나는 사실, 곧 나의 마음이 새로운 축복을 받은 것이 감리교를 통해서가 아니고 예수님께서 친히 강림하신다는 감동적인 진리를 통해서였다는 사실을 고백해야 한다고 느꼈다. 그 진리를 통하여, 나는 평안과 기쁨과 완전한 사랑을 발견했다. 이렇게 나의 간증은 끝났는데, 그것이 내가 연구회에서 감리교 형제들에게 한 마지막 간증이었다.

그 다음에 로버트가, 겸손하면서도 참으로 분명하고 감동적인 방법으로 이야기했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울고 크게 감화를 받았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의견을 달리한다는 듯이 기침을 하고, 꽤 불쾌한 것처럼 보였다. 그 연구 장소를 떠나오면서 우리는 우리의 믿음에 관하여 다시 이야기하고, 그리스도인 형제 자매들이 우리 구주의 재림에 관하여 하는 말을 그처럼 언짢게 생각하는데 놀랐다. 우리는, 만일 그들이 예수님을 마땅이 사랑해야 할 만큼 사랑했을 것 같으면 그분의 재림에 관한 이야기를 그처럼 듣기 싫어하지 않고 오히려 그 소식을 기쁨으로 환영할 것이라고 생각했다󰡓(1T 36-37).

 

이 일이 일어난 직후 엘렌과 그 부모를 포함하여 하몬 가()는 감리교회에서 출교되었다(GC 43).

 

사실상 이런 기성 교회들과의 불협화음은 18441022일 이른바 7월 운동이 있기 이전 밀러의 “1843년 메시지가 전파되기 시작한 1830년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정한 때 끝1843년이 가까워 옴에 따라 밀러 측의 공세적 선교활동이 그 강도를 더해 갔고 이에 따라 많은 교회와 그 목사들의 저항 강도도 거세어 갔다. 밀러 운동에 가담한 사람들에게 기성 교회측이 더 이상 자기들 교회에서 신앙 고백 활동을 못하게 하자 밀러 운동가들도 저항하였고 많은 교회들은 그 저항에 대하여 재림신도들을 출교시키는 극한 처방을 내렸다. 이러한 배경 아래서 미러 운동의 지도자 중 1인이었던 찰스 피치(Charles Fitch)18437월에 요한계시록 18:1-514:8에 기초하여 내 백성아, 거기서 나오라(Come Out of Her, My People)"(18:4)는 유명한 설교를 하며 바벨론의 정체를 적그리스도로 보았다. 즉 바벨론을 로마 가톨릭교회로 보았던 종전의 견해를 확장하여 천년전 재림 사상에 적대적인 프로테스탄트 교회가지 포함시켰다.

 

밀러는 이러한 바벨론 신학에 동조하지 않았지만 1844년 여름 동안 많은 재림신도들은 개신교회로부터 출교 당하였고 이 출교의 쓰라림을 당한 밀러 운동의 목사들은 조직된 교회들을 두고 바벨론이라고 명명하고 재림을 기다리는 성도들에게 각 교단에서 나오라고 외쳤다.

 

앤드루스(John N. Andrews, 1829-1883)와 엘렌 화잇은 바벨론의 무너짐을 기성교회들이 재림의 메시지를 거절한 까닭에 도덕적 타락으로 진단하고(GC 389) 그 미래적 완성을 지향하는 도정에 있는 상태로 보았다. 그리스도의 교회들이 지상의 모든 국가에서 첫째 천사의 영원한 복음을 거절할 때만이 그리고 세상과 연합하게 될 때 보편적인 바벨론 타락이 완성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화잇은 1888년 이 변화는 점진적인 것이라고 하면서 요한계시록 18:8의 최후적 성취는 아직 미래라고 지적하였다(GC 390). 그리스도 교회의 최후적 배도에 관한 기사는 요한계시록 18장에 나와 있다.

 

셋째 천사의 메시지 등장

 

셋째 천사의 기별(14:9-12)은 바벨론에 대한 최후의 판결로 나타난다. 이 기별에는 하늘이 인생들에게 보낸 가장 두려운 경고가 담겨 있다. 이는 마지막 7재앙(15-16)에 나와 있는 하나님의 진노에 관한 경고이다.

 

1844년 이후 상당수의 재림신도들은 그리스도의 재림이 있기 전에 모든 성경 진리가 회복되어야 한다는 확신을 강하게 의식하였다. 이리하여 제칠일침례교회로부터 제칠일 안식일 진리를 배웠다. 더 나아가 그들은 요한계시록 14장을 이해함에 있어서 이 안식일 개혁이야말로 마지막 때에 복음과 율법의 회복케 하는 이른바 시험하는 진리가 된다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 그 긴급성을 강조하게 되었다.

 

18441022일 성소 정결 사건 즉, 그리스도의 재림을 대망하는 중에 리치(Josiah Litch)는 밀러의 성소 개념 해석에 의구심을 제기한 일이 있었다(Knight, Search for Identity, 61). 이러한 의문은 대실망 직후 마쉬(Joseph Marsh), 해일(Apollos Hale), 터너(Joseph Turner) 등이 동조하였고, 에드슨(Hiram Edson), 크로지어(O. R. L. Crosier), 및 한(F.B. Hahn)은 다니엘 8:14성소의 정체를 하늘 성소로 연구한 내용을 184627일자Day-Star Extra지에 게재하여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크로지어는 예수께서 부활 후 승천 시 하늘 성소의 첫 단계인 사죄 사역이 시작되었고 18441022일에 둘째 단계인 죄의 도말과 성소와 각 신자의 정결 사업이 시작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처음에는 크로지어의 사상이 안식일준수 재림신도들 지도자들에게 크게 공명을 얻지 못하였으나 1847년 초에 조셉 베이츠(Joseph Bates)가 그의 성소 사상을 그 어떤 것보다도 탁월한 것으로 배서 추천하였으며, 화잇 여사도 이 사상을 "새 빛"으로 확인하고 그 새 빛은 1년 전에 계시 중에 본 것이라고 말하였다(A Word to the Little Flock, 12; EW 14-15, 54-56; See Knight, 64). 이미 안식일 진리의 성서적 정당성을 책자로 발표한 베이츠는 안식일 진리를 요한계시록 배경에서 해석하였다. 특히 󰡒성도들의 인내가 여기 있나니 저희는 하나님의 계명과 예수 믿음을 지키는 자니라󰡓(14:12)하나님의 계명과 󰡒여자의 남은 자손 곧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며 예수의 증거를 가진 자들󰡓(12:17)에서 󰡒하나님의 계명󰡓은 안식일 계명이 포함된 것으로 보았다.

 

재림교회 선구자들은 하늘에 있는 하나님의 성전이 열리니󰡓(11:19)18441022일 이래의 하늘 성소에서의 그리스도의 지성소 사역과 연관시켰다. 이런 신학적 이해의 발전에 비추어 안식일 준수 재림신도들은 자기들을 밀러 운동의 진정한 연속선상에 있는 존재로 보았고 더 나아가서는 마지막 때 절박한 메시지를 지닌 예언적 백성으로 보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들 안식일 준수 재림신도들은 셋째 천사의 기별을 전하여야 하는 의무를 가진 백성으로 자처하게 되었다.

 

요한계시록 14장에 나오는 셋째 천사의 기별은 안식일 회복의 중요성을 확고하게 하는 구체적인 논증이 되었다. 그래서 배도의 길로 기울어진 전승들과 법규에 맹종하는 일과는 대조를 이루는 하나님의 계명에 대한 순종을 강조하였다.

 

에렌 화잇 여사는 안식일 진리와 셋째 천사의 기별의 불가분리적인 연계성을 다음과 같이 강조하였다.

󰡒K 목사는 그가 어떤 정신에 속해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는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고 예수의 증거를 가진 자들을 반대하기 위하여 용의 군대와 연합하고 있다. 그는 치열한 전쟁을 앞에 두고 있다. 안식일에 관한 한 그는 제칠일침례교도와 동일한 입장을 취한다. 그 기별들에서 안식일을 분리시키면 그것들은 그 힘을 잃어버린다. 그러나, [안식일을] 셋째 천사의 기별과 연결이 이루어지면, 거기에는 불신자들과 무신론자들에게 확신을 주는 능력이 따르게 된다. 그리하여, 그들을 굳게 세워서 주님 안에서 살아가고 자라나고 형통하게 해주는 힘을 그들에게 가져다 준다 󰡓(1T 337).

 

이렇게 하여 재림교회 신학에 있어서 제칠일 안식일을 수용하는 여부는 요한계시록 14장의 삼중기별 종말론을 수용하는 여부를 판가름하는 관건이 되었다. 이는 또한 요한계시록 14장의 삼중기별 종말론을 수용한다면 당연히 안식일 진리를 수용하여야 한다는 의미도 되었다. 요컨대, 안식일 진리와 영원한 복음은 기본적인 의미와 중요성이 상호 연계되어 있다.

 

종말 시대의 메시지

 

루터, 칼빈, 녹스, 웨슬레--이들은 그 어느 누구도 요한계시록 14:6-12의 삼중 메시지의 예언적 성취를 주장한 일이 없었다. 그들은 다넬 7-8장에 나오는 기별과 관련하여 하나님의 심판의 시간이 박두하였다는 선포를 한지 않았다. 요한계시록 14: 6-7에 나오는 첫째 천사는 종말의 때에 관한 사도들의 복음을 회복하고자 선포한다. 이러한 점에서 세 천사의 기별은 항상 새롭고 또 새로워야 한다. 이 기별은 시간이 흐르고 해가 바뀌어 가면 갈수록 더욱 시의 적절한 기별이 되고 그 중요성과 긴박성이 더해 간다. 공중에 날면서 메시지를 선포하는 세 천사들의 등장 순서가 바꿔져서는 안 된다. 먼저 하나님의 은혜의 영원한 복음을 선포하고 그 다음에 전 인류에 향한 하나님의 거룩한 율법의 기속력을 제시하여야 한다. 이렇게 하므로 하나님의 은혜와 거룩한 율법이 함께 사람들로 하여금 야곱의 환난 때와 하나님의 진노의 날에 설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

 

엘렌 화잇 여사는 이 기별들에 관한 참된 이해야말로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영혼들의 운명은 그들이 받은 바 [기별] 안에서의 태도에 매달려 있다” (1SG 168).

󰡒진리의 일부분을 버리는 자들에게는 성경상 성화가 이루어질 수 없다. 하나님의 말씀에는 충분한 빛이 주어져 있으므로 아무도 실수할 필요는 없다. 진리는 가장 위대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도 흠모할 만큼 고상하고 가장 보잘것없고 연약한 하나님의 자녀도 이해하고 거기서 교훈을 받을 수 있을 만큼 단순하다. 진리 안에 있는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는 자들, 셋째 천사의 기별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는 자들은 핑계할 길이 없다. 진리는 깨닫기 쉽기 때문이다󰡓(1T 338).

재림교회 선구자들은 요한계시록 14장에 나오는 세 천사의 메시지들과 짜여져 있는 율법과 복음의 진리는 하나님께서 살아 계신 것처럼 확실한 진리가 되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이 진리에 남은 교회를 견고하고 요지부동의 단”(1SG 169)에 비끄러매는 일이 된다. 재림교회는 하나님께서 이 종말의 때에 개신교의 종교개혁이 다하지 못한 사명을 완수하고 하나님에 향한 참된 예배를 회복하도록 부름을 받았다.

 

 

Posted by KAHN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