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땅

구약성경은 약속의 땅을 두고 낙토(樂土). 또는 아름다운 땅”, “영화로운 땅”, 소망의 땅(참조 시 106:24; 7:14; 8:9; 11:16, 41)으로 묘사하고 있다. 예레미야는 약속의 땅에 관하여 허다한 나라들 중에 아름다운 기업인 이 귀한 땅이라고 묘사하였다(3:19). 이는 문자적으로 열국의 아름다움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산업”, 즉 가장 영광스러운 유업(참조 겔 20:6, 15)이라는 뜻이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3:8)이라는 표현은 이런 지리적 묘사들 중에서 가장 압축적인 표현이다.

그러나 이런 묘사는 이스라엘의 지리적 환경을 보고 난 후 곧 의문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과연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일까? 그리고 내심으로 오늘날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금수강산과는 비교할 수 없는 땅이라고 치부한다.

팔레스타인 지리

고대 가나안 땅은 팔레스타인-시리아를 포괄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자연경관 중 수려한 곳으로 지중해 수면보다 208m에 있는 갈릴리 호수가 있지만 그 외에는 대부분이 나무가 자라지 못하는 황무지와 산악지대을 이루고 있다. 갈릴리에서 요단강을 거쳐 사해로 내려 오는 계곡은 푹 꺼진 지역으로 아열대 기후로 무척 덥다. 사해는 지중해 수면에서 약 400m 아래 있다. 사해 바닥은 지중해 수면에서 800m 아래 있다.

구약성경은 이스라엘의 온 영토를 쪽 끝인 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 남방한계점인 브엘세바까지로 지칭하고 있다(대상 21:2; 20:1; 삼상 3:20; 왕상 4:25)). 브엘세바는 헤브론 남서쪽 50km 지점에 위치한 팔레스타인의 남쪽 국경이다. 단은 가이사랴 빌립보(옛 지명은 바니아스) 북방 약 5km 지점에 있는 팔레스타인의 북방에 소재한 북쪽 국경이다. 그러나 지도를 펴 보면 브엘세바는 남쪽 끝이 아니다. 브엘세바로부터 240km 떨어진 엘랏이 남쪽 끝이다. 브엘세바와 엘랏 사이는 이스라엘 면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네게브(Negeb)’이다. 이 네게브는 이스라엘 남부 사막지대를 총칭하는 말이다. 이곳 면적은 광활하나 물이 없고, 기온이 높아서 사람이 살 수 없는 불모지대이다. 이런 광야는 베두인족이 살아가는 삶의 현장이었다. 그렇다면 이곳을 두고 약속의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젖과 꿀이 흐르는 땅 의미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란 묘사는 출 3:8에 처음으로 사용되었으나 후대의 책들에서도 가나안 땅의 대명사처럼 흔히 나온다(13:27; 26:15; 31:20; 11:5; 32:22; 20:6 ). 재림교회 성경주석에는 풍요로운 땅에 대하여 통용되던 표현이었으므로, 엄격하게 문자적인 의미를 고집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이 말을 문자적으로 풀어보면 젖을 생산하는 소와 양을 많이 사육할 수 있는 풍부한 목초지와, 꿀을 채취하는 양봉이 가능할 정도로 꽃과 화초가 많이 자라 살기 좋은 땅으로 이해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이 말은 결코 일차적인 자연조건을 배제하는 의미가 아니다. ”아름답고라는 표현은 좋은’, ‘풍부한’, ‘값진등의 뜻이어서 여기서 비옥한이란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근동의 대다수 지역은 메마르고 황량한 땅이었으나 비옥한 초생달 지대(Fertile Crescent Zone)에 속하는 팔레스타인 지역은 요단강이 흐르고 곳곳에 샘이 있어 비교적 비옥한 축에 속했다.

Siegfried Horn 박사는 팔레스타인 지역에 한 때 상수리나무 삼림과 소나무 같은 상록수가 서부 팔레스타인과 트랜스요르단 지역을 뒤덮었다는 점을 상기하고 있다. 큰 초원도 존재했다(SDA Bible Ditionary, 804-805).
그렇다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는 표현은 가나안 땅의 탁월한 비옥함과 자연적인 매력을 회화적으로 나타내기 위하여 사용된 2차적 의미도 함유하고 있다. 이 말 속에 내포된 진정한 의미는 영적 의미로서 곧 하나님의 축복과 언약이 임하는 곳이란 뜻으로 이해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약속의 땅에 대한 묘사

성경이 묘사하고 있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3:8)을 오늘날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1.  13:10 에덴동산 같았던 곳

롯이 눈을 들어 요단 지역을 바라본즉 소알까지 온 땅에 물이 넉넉하니 여호와께서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기 전이었으므로 여호와의 동산 같고 애굽 땅과 같았더라.“

모압 산맥으로부터 흘러 내려오는 풍부한 수자원 때문에 요단 평지는 에덴동산 같았고 나일강 삼각주처럼 보였으며 예전에 떠나온 메소포타미아 옛 고향을 떠오르게 했다.

 

2.  동물들의 서식지

구약성서시대 팔레스타인에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 , 나귀 같은 가축들이 나온다. 열대지방이나 온대지역 또는 한 대지방에 서식하는 야생동물들이 나온다. 곧 사자(14:5-6); 여우 300마리(15:5); (삼상 17:37), 늑대(5:6) 등 이다. 이런 동물들이 서식하려면 숲이 있어야 한다.

 

3.  수림과 과목 분포

내가 아모리 사람을 그들 앞에서 멸하였나니 그 키는 백향목 높이와 같고 강하기는 상수리나무 같으나 내가 그 위의 열매와 그 아래의 뿌리를 진멸하였느니라.”(2:9). 본문에서 아모스는 과거 역사를 회상하면서 본토민 아모리 사람들이 키와 강한 것을 두고 백향목과 상수리나무(12:6)로 비교하였다. 특히 레바논의 백향목은 유명하다(왕상 5-7).

약속의 땅 사마리아 여러 계곡에는 포도나무, 무화과나무(8:8), 감람나무(28:40), , 농장들이 발전되어 있다. 12 정탐군들이 에스골 골짜기에 이르러 거기서 포도송이가 달린 가지를 베어 둘이 막대기에 꿰어 메고 또 석류와 무화과를 따니라 24 이스라엘 자손이 거기서 포도를 베었으므로 그 곳을 에스골 골짜기라 불렀더라“(13:23-24).

이스라엘 백성이 처음으로 가나안에 들어가려고 정탐꾼을 보냈을 때 돌아온 정탐꾼의 보고에서 그들의 크기를 백향목으로, 강대함을 상수리나무로 비교하였다.

엘리사 때 선지자학교 생도들이 요단강 강가에서 생도 합숙소 건축 목재를 위하여 벌목한 사건(왕하 6:1-7)에 비추어 보아 수림이 무성한 것을 알 수 있다. 요단강 강가에는 양 옆으로 넓은 고르(Ghor)가 펼쳐있고 그 아래로 河床(Zor)이 형성되어 무성한 열대성 각종 수림의 정글 지대가 형성되어 있어 사자들이 출몰하였다(49:19).

팔레스타인 하늘에서 내리는 비로 인하여 땅이 비옥하고 와디(Wadi)에는 꿀이 흐르고 황금 등 천연자원을 생ㅅ나하는 황금시대가 있었다는 연구 보고가 이어졌다<Theodor H. Caster, Thespis (New York, 1950); ANET 2nd edition, Princeton, NJ, 1955, p. 140, etc.>. 이런 현상은 투트모세 3세가 카르낙 대신전에 팔레스타인과 시리아 정복 시에 동 지역에 서생하였던 많은 야생동물과 특이한 식물들을 바친 기사가 증거한다.

황폐되어 간 이유

하나님께 불순종- 선민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등지고 우상 숭배와 죄에 빠진 역사적 사건들의 반복으로 말미암아 산야가 황폐해 갔다.

1. 강대국 침략

고대 근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치로 말미암아 강대국들 침입의 길 목이 되어 황폐해졌다. 바벨론 포로 생활은 그 대표적 사례에 속한다. AD 70년의 유대인 독립운동으로 예루살렘 함락과 유대인들의 학살과 노예화로 인한 토지의 황폐화, AD 130년에 일어난 유대인 대 로마 항쟁은 바르코크바의 반란의 결과는 잔혹한 진압으로 환경파괴를 야기시켰다. AD 630년 아랍 침입으로 나라 전체가 베두인족의 무대가 되어 환경이 더 파괴되어갔다.

2. 내적 정치 투쟁

 이스라엘의 잦은 정치적, 사회적 내분과 투쟁의 결과 현재와 같은 땅 상태를 초래하였다(S. Douglas Waterhouse, “A Land Flowing with Milk and Honey,” AUSS. Vol. 1 (1963). 오늘날 북한 산야가 황무하여 간 것은 경직된 집단주의 이념 투쟁의 소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3. 기후변화

팔레스타인 땅은 기후 영향을 받았다. 긴 건기로 인하여 땅은 매말라 갔다. 여러 달 동안 비가 내리지 않는 결과 땅은 매말라갔다. 우기에는 집중적인 호우가 좋은 흙을 휩쓸어 가 사막가 되거나 울퉁불퉁한 암석들이 노출되어 갔다. 이런 현상은 늘 현재 진행 상태다.

Ellsworth HuntingtonPalestine and Its Transformation 저술을 통하여 팔레스타인 땅 황폐화에 미친 기후변혁 이론을 발표하였다(Boston, 1911). 그의 이론이 발표된 후 A. T. Olmstead”Climatic Changes in the Near East,“ Bulletin of American Geograpical Society XXLIV (1912), 432-440; Albright, From the Stone Age to Christianity (Baltimore, 1946), pp. 71-74; Denis Baly, The Geography of the Bible (New York: 1957), pp. 70-74>에서 각각 기후변화 이론을 자기 나름대로 이해하였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의 긴 역사 과정에서 빙하기 시대를 상정하는 연구 이론을 모두 수용할 수 없다. 그러나 열대적 기후 지대인 팔레스타인에 기후의 변화가 존재했다는 점은 확실하다. 그래서 요단 계곡으로 흐르는 많은 시내나 강이 줄어들었다고 상정한다.

 

맺는말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본래의 팔레스타인 지역은 지금과는 다른 모습을 연상시킨다. 비옥한 지대가 상당히 있어서 토지의 생산력은 높은 것을 연상케 한다. 지중해 연안의 생산력은 말할 필요도 없다. 고고학적 발굴에는 금과도 같은 고가의 천연자원도 산재된 것을 말해주고 있다(W.F. Albright, The Archaeoiogy of Palestine, Pelican Book, 1960, p. 252). 고대 이스라엘 엄청난 천연자원과 토지의 생산력은 나일강이나 바빌로니아의 생산력에 비견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죄의 결과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은 유명무실해졌다.

 

일찍이 팔레스타인 땅의 황폐화는 예언되어 있다.

너희는 하늘로 눈을 들며 그 아래의 땅을 살피라 하늘이 연기같이 사라지고 땅이 옷같이 해어지며 거기에 사는 자들이 하루살이같이 죽으려니와 나의 구원은 영원히 있고 나의 공의는 폐하여지지 아니하리라“(51:6) 오늘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헤어져 간 옷처럼 퇴락된 것은 이 예언이 성취된 것이 아닐까? 언약의 축복은 조건화되어 나오기 때문이다.

Posted by KAHN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