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 독수리를 잡아먹으려던 문어

(An Octopus caught a bald eagle in a death grip)

 

흰머리 독수리(bald eagle)는 북아메리카에 서생하는 대형 맹금류의 하나로 미국을 상징하는 새이다. 키가 71~96cm, 날개 길이가 168~244cm정도에 무게는 3~6kg에 이를 정도로 상당히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암컷은 수컷의 덩치보다 25%가량 더 크고 머리 쪽의 깃털은 하얀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몸통은 갈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냥을 할 때는 주로 물고기를 잡아먹고 살아간다. 기회를 엿보다 순식간에 날아들어 먹잇감을 낚아채가는 독수리이다.

대머리 독수리들은 2백여 년 전만 해도 50만 마리 이상이나 되었다. 이 새가 하늘 위로 솟구쳐 오르는 힘찬 모습에 신생국가 미국은 자유와 발전을 상징하는 새로 삼았으리라. 그러나 1963년에는 대머리 독수리는 미국 48개 주에 단지 4백 쌍만이 남았다. 서식지 상실과 무분별한 사냥, 그리고 살충제 사용 때문이었다고 한다. 살충제인 DDT는 독수리 알껍데기를 약하게 만들어 결국 독수리의 출생률이 감소됐다는 것이다. 드디어 미국 의회는 해로운 살충제 DDT 사용을 금지했고, 1973년에는 대머리 독수리를 '멸종 위기종 보호법'을 제정, 보호대상으로 지정했다. 이 법이 제공한 보호 덕분에 이제 대머리 독수리의 수는 멸종위기 보호 종에서 해제될 만큼 크게 늘었다. 독수리 보호법에 따르면 독수리를 해치는 자는 2년 징역 및 25만 달러 벌금에 처하게 되어 있었다.

 

20191213일 아침 CNN에 나오는 기사 한 토막이다.

캐나다 밴쿠버 섬 북서 해안에서 한 무리의 연어잡이 어부들이 지난 월요일(129) 귀로의 선상에서 날카로운 소리를 발하면서 엎치락뒤치락 물을 튀기며 사투를 벌이고 있는 장면을 목도하였다. 대형 문어에 이끌려 사투를 벌이던 대머리 독수리의 생명이 경각간에 달려 있는 순간이었다.

어부들이 현장을 자세히 살펴보니 초대형 문어가 대형 독수리를 휘여 감고 물속에 끌고 들어가는 형국이었다. 아슬아슬한 상황을 약 5분쯤 지켜보던 어부들은 개입할 것인지, 말 것인지 망설였다. 어부들은 적자생존의 원리가 작용하는 자연계 생태 세계에 끼어들어야 하는지 갈등에 사로잡혔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어부들은 독수리를 불쌍하게 여겼다. 그래서 그들은 독수리를 구출키로 결정하였다. 더구나 그 새는 대머리 독수리가 아닌가. 드디어 한 어부가 긴 낚시 대 끝을 두 사이에 끼웠다. 그 끝에는 갈고리가 달려 있었다. 다른 어부는 줄을 감았다. 어부들은 드디어 독수리를 움켜잡고 있는 문어발을 떼어 놓을 수 있었다. 문어 크기가 4.5 피트로 그들이 본 문어 중 가장 컸다고 말한다. 물론 태평양에는 이 날 그 문어보다 6배나 큰 문어도 있다고 한다.

어부들은 죽음의 손아귀에 넣어 물속으로 이끌어가는 노련한 문어로부터 독수리를 탈출시켰다. 죽음에서부터 구출 받은 독수리는 지쳐서 해안가 통나무로 날아가 앉았다. 이 구원 받은 독수리는 어부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는 듯이 보였다. 문어도 독수리도 제 갈 길을 갔다. 어부들은 25년간 어부생활하면서 처음 보았던 장면을 접하고, 모두를 살려 낸 일에 마음이 뿌듯하였다.

 

그러나 이 장면을 영상으로 보면서 지금 세상이 독수리와 문어의 결투장처럼 오버랩 되어 다가온다. 흰머리 독수리라고 해서 상대를 반드시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미국이 오늘날 초음속 무기와 최신형 무기로 하늘을 장악하고 온 세상을 지배하고 있어서 피를 먹고 사는 괴물이라는 평판을 받고 있다할지라도 그것이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지난 간 도그마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의 국력이 쇠퇴해 가는 것을 만회시키고자 강력한 힘과 리더십을 기반으로 세계 문제에 적극적으로 간여(engage)하고 자유무역과 민주주의를 확산시켜 번영과 평화의 저변을 강화하자는 공화당이 추구해 온 종전 노선은 확실히 건국 초부터 내 건 두 뿔의 이상주의를 담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그것을 탈피하여, 미국 우선 정책들을 추진하여가는 트럼프 정권을 지켜보면서 내일의 미국의 종말론적인 모습이 무엇일지 곱씹어 보게도 한다. 무엇보다도 요한계시록 13장의 두 뿔을 가진 새끼양 같은 미국의 역할에 어떤 변수가 생길 것인가 하는 점이 재림신도로서의 관심거리일 수밖에 없다.

 

요한계시록 13장에 따르면, 흰머리 독수리를 상징하는 미국은 다른 세력과 연합해야 세계제패가 가능하다. 이른바 사단의 삼위일체라고 하는 용, 바다짐승, 땅의 짐승의 결탁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자의로 날뛰다가는 초대형 頭足류 문어에게 당하는 신세로 전락 될 여지도 있지 않을까? 이는 바다짐승의 패러디 같은 초대형 문어를 잡아먹으려다가 오히려 되감긴 서툰 한 마리의 독수리 신세를 두고 전체를 판단하는 오류에 빠진, 분명 예언의 정로를 이탈한 의문일 것이다.

 

https://youtu.be/bn3Uacbnv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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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AHN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