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심판 성서적 근거
조사심판 성서적 근거
◉ 심판의 서곡
심판의 메시지는 성경이 가르치는 기본교리에 속한다. 하나님의 심판 사상은 인간이 죄를 범한 직후부터 나온다. 이 심판은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에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인간의 죄와 그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에는 하나님의 은혜가 밀착되어 나온다.
성경 창세기 3장에서 아담-하와의 첫 범죄를 다루는 하나님께서는 아담을 부르시며 “네가 어디 있느냐”고 찾아 조사하는 모습은 일종의 조사심판의 전영(前影)으로 나온다. 거기에는 ‘여인의 후손’을 통한 은혜로운 구속의 길도 함께 나와 심판과 은혜가 병행되고 있다. 심판과 은혜의 이중주로 엮어져 내려온 사례들로부터 구원 받은 자에 대한 심판은 매우 자연스럽고 두려울 것이 없다. 그리고 그 심판의 메시지는 구원의 길은 제시하고 있다. 창세기 처음에 나타난 심판의 서곡에는 심판과 은혜라는 이중주가 혼화(混和)되어 나타난다.
◉ 심판대 앞에 서야 하는 인간
전도자는 삶의 좌절과 무의미함, 그리고 수고함에도 불구하고 먹고 마시며 즐거워하라고 권고한다(전 2;24-26). 그러나 자기중심으로 살아가는 자세 속에 허무가 있다. “사람들이 사는 동안에 기뻐하며 善을 行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는 줄을 내가 알았고 13 사람마다 먹고 마시는 것과 수고함으로 樂을 누리는 그것이 하나님의 膳物인 줄도 또한 알았도다”(전 3:12-13; 참고 전 5:18-20; 8:15; 9:7-10)고 한다. 그리고 전도자는 청년들에게 마음에 기뻐하는 대로 살며 행하라고 하면서 하나님께서 심판하실 줄 알라고 못 박는다(전 11:9). 믿음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현재 모습은 장차 우리가 이루게 될 모습의 확실한 그림자이다”(교육, 307).
전도서는 허무와 부조리 무의미로 이어지는 인생을 살려내는 경고음을 심판의 메시지를 책의 전반과 후반에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다. “내가 내 마음속으로 이르기를 의인과 악인을 하나님이 심판하시리니 ”(전 3:17). “하나님이 이 모든 일로 말미암아 너를 심판하실 줄 알라”(전 11:9). 그리고 책의 결론으로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敬畏하고 그의 命令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本分이니라 14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시리라”(전 12:13-14)고 요약하고 있다.
“네가 어찌하여 네 형제를 비판하느냐 어찌하여 네 형제를 업신여기느냐 우리가 다 하나님의 심판대(βῆμα) 앞에 서리라”(롬 14:10). 롬 14:10은 "하나님의 심판대"에 관해 말한다. 바울은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확증하기 위하여 바로 다음절에서 사 45:23을 인용하고 있다(참조: 빌 2:10이하). 바울은 자신을 포함하여 믿음이 강한 자나 연약한 자 모두가 서로 간에 판단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바울은 당시 종교와 교육, 도덕적인 문제에 대한 재판권을 행사하던 일종의 권력 기구이었던 그리스 법정(法廷) 격인 아레오바고(Areopagus, Mar's Hill)에서(행 17:19, 22) “천하를 공의로 심판할(κρίνω)날을 작정하시고 이에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신 것으로 모든 사람에게 믿을 만한 증거를 주셨음이니라 하니라”(행 17:31)는 심판의 메시지를 설파하면서 그 확실성을 강조하였다.
◉ 조사심판의 성서적 근거
조사심판 교리의 근거를 말하는 성경절은 무엇인가? 조심심판의 교리는 단 하나의 성경절로 나오지 않는다. 어느 비판자는 조사심판을 확증하는 구절(proof text)을 딱 부러지게 제시하라고 윽박지르고 있다. 이는 초등학생의 셈본은 알고 있지만, 미적분 같은 고등수학을 접해 보지 못한 치기어린 단세포적 발상에 불과하다. 기하학을 모르는 자는 법률학교에 발을 들여놓지 말라고 한 경구도 있다.
조사심판 교리는 복합적인 구조물과도 같다. 성서적 신앙의 기초가 되는 포괄적 진리의 완전한 체계인 조사심판 교리는 여러 기본교리들의 조직적인 체계를 이루고 있는 교리가 된다. 오두막집만 보고 그것을 건축물의 전부라고 한다면, 이 얼마나 원시적인가. 오늘 인간들은 거대한 빌딩들이 즐비한 대 도시 건축물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스도교의 교리의 오메가 메시지에 속하는 천년기와 그 전후에 일어날 사건들을 두고 무천년론, 전천년론, 후천년론이 서로 맞서고 있다. 전천년론을 이해하는 보수적 시각이 70이레의 마지막 한 주일 이해에 있어서도 이해의 각도에 따라 다른 복잡한 주장들이 제기되어오고 있다. 표상 속에 담긴 복음의 진리를 담고 있는 성소 교리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을 바탕으로 그리스도의 천상의 중보 속죄에 연계되어 있다. 특히 2300주야 예언을 올바르게 성서적으로 이해를 하면 조사심판 교리의 빛이 샛별처럼 환하게 비치어 그 진상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이 구조적 진리의 진상도 모르거나 확신을 갖지 못한다면, 재림교회 목회자 길을 막는 암초가 될 것이다.
베드로도 바울의 편지서들에는 “그 중에 알기 어려운 것이 더러 있다”고 하였다(벧후 3:16). 조사심판 교리는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에서 광범위하게 수집한 거대한 데이터 저수지에서 추출한 고등수학 격 교리에 속한다. 특히 묵시문학적 예언들에 지반을 두고 발전하여 나온 교리에 속한다. 이런 예언적-교리적 근간을 못 본체하거나 무시하는 비판은 지양(止揚)되어야 한다.
혹자는 전지하신 하나님께서 굳이 조사심판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힐문한 자도 있다. 하나님은 다 알고 계신다. 그러나 우주를 통치하시는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 정당하고 공의롭다는 것을 들어낼 필요가 있다. 사단이 하나님을 독재자나 폭군으로 악선전하는 대쟁투의 상황에서 사단과 악한 천사들 및 타락하지 않은 천계에 하나님의 구속의 경륜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예수께서는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사람이 무슨 무익한 말을 하든지 심판 날에 이에 대하여 심문을 받으리니”(마 12:36)라고 하셨다. 우주적 종말이 이를 때, 곧 심판 날에(마 10:15) 심판주가 되시는 예수께서는 각인의 사소한 행동까지, 특히 그 사람의 ‘무익한 말까지 심문하실 것이다(갈 6:7, 엡 6:8). 실로 인간의 현재적 언어생활은 종말의 영욕(榮辱)을 결정하는 중요한 것이다(엡 5:3, 4, 골 3:17, 약 1:19, 3:1-12). 심판 대상이 되는 말은 겉으로 드러난 입술만으로서의 화려한 말이 아니라, 그 원칙적 동기인 속마음으로 부터의 말을 도덕적 우주에 들추어 내야한다.
재림교회 선구자들은 다음 성경절들에서 조사심판 교리의 근거들을 찾았다.
I. 다니엘 묵시문학 예언에 나오는 조사심판
1. 다니엘 7장
재림 전 심판에는 두 그룹의 사람들이 나온다. 그 하나는 하나님의 백성들의 원수이고, 다른 하나는 하나님의 백성들이다. 단 7-8장 예언은 이 그룹들의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다니엘 7:1-8에는 대제국들의 흥망성쇠와 작은뿔 등장이, 그리고 단 7;9-14, 21-27에는 하늘 성소 법정이 나온다. 과거주의자들은 단 7장을 다니엘 당대 사건으로 풀이한다. 이는 당대에 맞춘 예언 풀이로 일종의 과거주의적 시각에 불과하다. 그러나 다니엘서 전체에서 1-6장의 역사적 부분과는 달리 7-12장은 묵시문학적, 종말론적인 문학적 특성을 지녔다. 두칸(Jacques Doukhan) 박사는 다니엘서 7장을 전 책의 중심이 되는 장(章)으로 보고 있다. 다니엘서의 중심이 되는 제7장에는 거룩한 심판 법정이 나오고 하나님의 백성의 주된 원수의 정체, 특성, 및 그 등장 시점이 나오고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불이 강처럼 흘러 그의 앞에서 나오며 그를 섬기는 자는 千千이요 그 앞에서 모셔 선 者는 萬萬이며 심판을 베푸는데 책들이 펴 놓였더라”(단 7:10). 이 법정 심판은 판결로 끝난다.
“내가 본즉 이 뿔이 성도들과 더불어 싸워 그들에게 이겼더니 22 옛적부터 항상 계신 이가 와서 지극히 높으신 이의 성도들을 위하여 원한을 풀어 주셨고 때가 이르매 성도들이 나라를 얻었더라“(7:21-22).
심판의 판결은 이중적이다. 즉, 다니엘 7장에 나오는 심판은 하나님의 성도의 종말론적 구원과 하나님의 성도의 원수에 대한 종말론적인 파멸이 함축되어 있다. 작은 뿔의 등장 이후 1260일(년)이 끝난 후 어느 시점에 7장의 천상 심판이 개시된다. 단 7장과 평행 장인 단 8장은 이 심판 시작 연대를 2300주야 예언 끝으로 구체화시켰다. 2300주야 예언의 끝은 1844년인 것으로 풀이되어 왔다. 이 단 7-8장에 나오는 심판은 갈보리 십자가에서의 이중 심판의 종말론적 확장 적용이다.
위 단 7장의 본문의 내적 문맥에 나오는 순서는 삼중의 연속 단계로 전개된다.
(1) 첫째 국면 - 작은뿔이 성도들과 싸우는 국면
(2) 둘째 국면 - 옛적부터 항상 계신이가 성도들을 위한 신원, 우호적 판결 국면
(3) 셋째 국면 - 때가 이르매 성도들에게 나라가 붙인바 되는 국면
이 삼중 국면들은 그리스도의 재림 전에 있을 종말론적 구속사 범주에 속한다.
이런 삼중 국면에 야기되는 단계들은 다음 메시지에서 반복 확장되고 있다.
“그가 장차 지극히 높으신 이를 말로 대적하며 또 지극히 높으신 이의 성도를 괴롭게 할 것이며 그가 또 때와 법을 고치고자 할 것이며 성도들은 그의 손에 붙인 바 되어 한 때와 두 때와 반 때를 지내리라 26 그러나 심판이 시작되면 그는 권세를 빼앗기고 완전히 멸망할 것이요 27 나라와 권세와 온 천하 나라들의 위세가 지극히 높으신 이의 거룩한 백성에게 붙인 바 되리니 그의 나라는 영원한 나라이라 모든 권세 있는 자들이 다 그를 섬기며 복종하리라“(7:25-27).
2. 다니엘 8장
단 8장은 묵시문학의 전개를 평행법적으로 이해하는 해석 원리에 입각하여 단 7장의 심판의 시작하는 시점을 1844년으로 제시하고 있다. 단 8장의 이해에 있어서 대속죄일 제의(祭儀)의 표상학적 원리를 통하여 그 실체를 밝혀가야 한다.
재림 전 심판에서 먼저 작은 뿔이 심판 받은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또 스스로 높아져서 군대의 주재를 대적하며 그에게 매일 드리는 제사를 없애 버렸고 그의 성소를 헐었으며 12 그의 악으로 말미암아 백성이 매일 드리는 제사가 넘긴바 되었고 그것이 또 진리를 땅에 던지며 자의로 행하여 형통하였더라 13 내가 들은즉 한 거룩한 이가 말하더니 다른 거룩한 이가 그 말하는 이에게 묻되 환상에 나타난바 매일 드리는 제사와 망하게 하는 죄악에 대한 일과 성소와 백성이 내준 바 되며 짓밟힐 일이 어느 때까지 이를 꼬 하매 14 그가 내게 이르되 이천삼백 주야까지니 그 때에 성소가 정결하게 되리라 하였느니라“(단 8:11-14)
갈보리 사건 후에 지상에서 유대인들의 의미 없는 거짓 제사장 봉사가 불법적으로 진행되었다. 십자가 이후에는 유일 합법적 제사장 봉사는 하늘에서의 그리스도의 제사장 제의 봉사뿐이다. 그런데 지상에서는 황폐케 하는 미운 물건이 그리스도의 천상 성소봉사사역을 오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 미운물건의 빗나간 오도가 얼마동안 진행될 것인가? 그 답으로 사용된 환상( חָזֹון, ḥazon)은 환상 전체를 두고 사용되고 있다(단 8:1,2, 13, 15, 17, 26; 9:21, 24; 10:14; 11:14).
하존(ḥazon)(8:1)은 그것이 주어진 벨사살 왕 제3년부터 종말 때까지 환상 전체를 가리키고 있다. 2,300주야 관련 환상(ḥazon) 예언은 바벨론이 망한 후, 메데 바사 시대, 헬라, 이교 로마를 거쳐 작은 뿔(교황 로마)을 포괄하다가 ‘정한 때 끝’ 종말까지 이어진다(단 8:17). 2,300주야 예언 끝에는 심판날인 대속죄일 제의에 속하는 성소의 정결, 즉, 조사심판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지상성소는 이미 AD 70년에 파괴된 상태이어서 정결하게 될 대상이 이 땅에는 없다. 2,300주야 예언기간을 2,300년이라는 예언 연대 풀이 방식에 따른, 2,300년 기간 끝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그것은 하늘성소가 정결해지고 회복되어진다는 것이다(8:14). 백성들은 심판을 상징하는 고대 대속죄일 때처럼 자기의 삶을 되돌아보며 겸손히 자기를 낮추고 하나님의 은혜를 붙들고 겸손히 하나님과 동행해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백성들은 하나님으로부터 끊어진다(레 23:29).
그러나 2300주야 예언기간의 기산점을 알아야 그 끝에 시작되는 조사심판 연대를 알 수 있다. 그 기산점을 알 수 있는 단초가 단 9장에 나온다. 히브리어 환상을 나타내는 ‘마레(מַּרְאֶה, mareh)’는 하존(ḥazon)과는 그 뉴앙스를 달리하여 사용되고 있다. 마레는 주로 인격적 출현과 연관되어 사용된 단어이다(8:26; 9:23; 10:1, 7, 16). 하나님께서는 다니엘에게 가브리엘을 통하여 하존과 구별되는 ‘마레’를 깨달으라고 명하신다(단 9;23). 다니엘 9장에 나오는 ‘하존’은 유대 백성과 예루살렘 성을 위해 70이레가 “정해졌다”(단9:24)고 한다. “정하였나니(cut off, חַטָּאֹות, chathak)”는 구약성경에서 오직 여기에만 나온 단어로 동사 니팔(수동형)로 '자르다, 베다, 나누다, 분할하다, 결정하다'를 뜻한다. 시간 단위에 속하는 70이레를 다른 더 큰 시간 단위에서 잘라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명백하다. 가나안 언어에 따르면 “chathak”는 ‘자녀’의 뜻도 있어 모체에서 분리된 것처럼 70이레는 단 8:1의 ‘하존’의 모체에서 분리된 기간인 점을 시사하기도 한다. 그래서 70이레 관련 ‘마레’ 관련 기간이 단 8장에 나오는 ‘하존’에 속하는 2300주야에서 잘라내야 문맥에 일치한다. 그러므로 70이레는 2,300주야의 시작부분에서 잘라내져야 한다. 이리하여 예루살렘 중건령이 반포된 때부터 계수되는 연대는 70 이레의 기산점이 될 뿐만 아니라, 2,300 주야의 기산점도 된다. 따라서 2,300주야 기간이 끝나는 조사심판 시작은 1844년이 된다.
표상적 연례 성소봉사에 있어서 대속죄일(yôm kippûr)은 지난해의 모든 죄를 제거하므로 성소를 정결케 하는 대제사장의 제의 봉사가 있는 날이다(레 16장). 정결케 되므로 인하여 성소는 원래 위상으로 정결함이 회복되고, 하나님의 은혜를 의지한 의인은 의롭다고 옹호 받으며, 하나님의 공의로움이 옹호 받게 된다. 이것이 단 8:14에 나오는 “정결하게 되리라(נִצְדַּק)”이 지닌 복합적 의미이다. 이 제의 봉사는 천상에서의 대제사장이신 그리스도께서 미래 종말적 심판과 타락 이전의 우주로의 회복을 표상한다.
3. 다니엘 12:1-2
재림 시 생명책에 그 이름이 기재된 부활할 성도들이 영생의 상급을 받는데, 논리적으로 그 상급 받기 전에 참 성도들을 분류하는 단 7장의 심판이 선행하여야 한다.
미가엘은 ‘큰 군주’로 통치권을 차지하기 위하여 역사의‘인자 같은 분’이다(단 7:13-14). 그가 단 11:45에 이어서 “그 때에”라는 새로운 통치자로 보좌에 올라 역사의 무대에 등장한다. 그가 투쟁하는 하나님 백성들을 보호하고 구원하신다. 단 7:10에서 ‘책들’이라는 복수로 나오는데, 12:1에서는 ‘책’이 단수로 나온다. 12:1에 나오는 책에 기록된 이름은 단 7장에서 책을 조사한 결과이다. 12:2에서 특별한 두 부류의 백성이 있을 것인데 곧 영생을 얻을 의인과 수욕(羞辱)을 당할 악인이다.
요컨대, 다니엘 7장, 8장, 및 9장의 묵시문학에 따르면 천상의 심판정에서 조사심판이 열리는 사건이 나온다. 단 7장은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단 8장에서는 2,300주야 예언 기간 끝에 조사 심판하는 일이 레위기 대속죄일 제의 표상과 연관하여 일어난다. 단 9장 70이레 예언은 조사심판이 시작되는 연대를 알려준다. 단 12장의 심판 기사는 두 부류의 사람들을 분리하는 일이 나온다.
II. 절기 표상에 나오는 조사심판
1. 레위기 16장과 23장
대속죄일에 대제사장은 지성소에 들어가 지난 1년 동안 회개한 죄인들의 죄가 성소로 전가되고 기록된 죄로 더렵혀진 성소와 죄를 뉘우치는 회중들의 죄를 정결케 하는 제의를 거행하였다(레 16:19, 30). 대속죄일에 백성들은 스스로 괴롭게 하였다(레 16:29; 23:27-32). 반면에 이런 참여하기를 거절한 자들은 하나님의 언약에서 ‘끊쳐’ 졌다(레 23:29). 이 고대 대속죄일 제의 행사는 마지막 날 사건들, 특히 조사심판의 표상이 된다.
2. 봄 절기와 가을 절기의 유비
봄 절기들(유월절, 무교절-요제단, 오순절)의 제의는 초림하신 그리스도의 구속적 봉사의 개시와 연관되어 성취되었다. 그러나 가을 절기들(나팔절, 대속죄일, 장막절) 제의 행사는 그리스도의 재림을 앞 둔 구속적 봉사의 완성의 3단계, 즉 최후 회복을 위한 회개, 정결, 기뻐함을 표상하는 사건들에 유비된다(바끼오끼 173, 174).
대속죄일의 성소 정결 제의는 단 7-8장의 종말론적 사건으로 그리스도의 재림 직전 이루시는 정결 행위를 표상한다. 유월절 어린양으로 희생제물이 된 십자가 희생 사건은 전 히브리 성소 제의 행사들에서 죽임당한 모든 희생제물의 죽음을 포괄하지만(Leslie Hardinge, Withe Jesus in His Sanctuary, 514), 이 대속죄일 제의에 드려진 여호와를 위한 염소 피의 뿌림은 승천 후 당신의 피를 하늘 성소의 속죄소 앞에서 아버지께 드리신 뿌림의 표상이 된다. 따라서 유월절 양의 사건과 대속죄일 염소 피 제의를 같은 시기 것으로 보는 견해는 배척된다.
Ⅲ. 말라기 3:1-5의 조사심판 예고 시사
“주가 갑자기 그의 성전에 임하시리니 곧 너희가 사모하는 바 언약의 사자가 임하실 것이라”(말 3;1). “그의 성전에 임하시리니”는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에 모두 적용이 가능하다. “내 사자를 보내리니 … 예비할 것이요.” 이 구절은 마 11:10; 막 1:2; 눅 7:27에서 그리스도의 초림의 ‘길을 예비할 사자,’ 곧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사 40:3)로 주의 길을 예비했던 침례 요한을 예시한다. 또한 그가 임하는 날은 “금을 연단하는 자의 불”(2절)이 불이 찌끼에서 금속을 분리해 내는 ‘여호와의 날’로써 궁극적인 심판의 날을 시사하고 있다(Lange, Alden). 하나님께서는 심판을 통해 악인들로부터 의인들을 분리해 내신 것으로 보아 조사 심판 사업을 하시기 위해 종말론적으로 지성소에 “임하리니”를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참고 GC 426). 즉, 말 3:1의 “성전에 임하시는” 사건은 마 25장의 열 처녀의 비유에서 밤중소리를 들은 두 무리의 처녀들과 맥을 같이 하며, 단 7:13의 인자 같은 이가 옛적부터 항상 계신 이에게 나아가는 사건과 단 8:14의 성소정결 사건과 맥을 같이 하는 종말론적 빛에서 이해되어야 할 사건이다.
Ⅳ. 복음서에 나오는 조사심판
1. 상(償)(μισθός, misthos) 개념에 함축된 조사심판
예수께서 선한 행위와 노력에 대해 하나님이 수여하시거나 하실 보상에 대하여 자주 진술하셨다(마 5:12; 마 6:2; 마 6:5; 마 6:16; 마 10:41이하; 막 9:41; 눅 6:23; 눅 6:35 등). 상 개념에는 보상과 형벌, 양자 모두의 의미가 내포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는 "보라 내가 속히 오리니 내가 줄 상이 내게 있어 각 사람에게 그의 일한 대로 갚아 주리라(계22:12)"에 잘 나타나 있다. 상은 그 상을 수령할 대상자를 사전에 조사하는 사상을 바닥에 깔고 있다.
“인자가 아버지의 영광으로 그 천사들과 함께 오리니 그 때에 각 사람이 행한 대로 갚으리라”(마 16:27). “각 사람이 행한 대로”라는 것은 각 개인에게 주어진 직임을 온전히 수행했는지(눅 12:47, 48, 고전 3:12-14, 계 20:13)에 관한 평가가 근거가 되는 실천적 삶을 일컫는다. 각 개인은 그리스도의 재림 전에 하나님 앞에서 현세의 삶에 대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고후 5:9).
예수께서 말씀하신 종말적 심판 사상에는 평가하는 심판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 점은 다음 본문도 마찬가지이다. “선한 일을 행한 자는 생명의 부활로, 악한 일을 행한 자는 심판의 부활로 나오리라”(요 5:29). 사자(死者)는 이미 평가 심판을 받은 상태에 있어야 생명의 부활 또는 심판의 부활로 나오게 된다.
2. 최후적 분리 사상
그리스도께서는 추수 때에 알곡과 가리지 가라지를 분리하는 일이 추수 때 곧 세상 끝에 있을 것을 말씀하셨다.
“둘 다 추수 때까지 함께 자라게 두라 추수 때에 내가 추수꾼들에게 말하기를 가라지는 먼저 거두어 불사르게 단으로 묶고 곡식은 모아 내 곳간에 넣으라 하리라.”(마 13:30)
그리스도께서는 이 비유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교회가 불완전하다는 점을 상기시키신다. 곡식은 참 그리스도인들을, 가라지는 그리스도인들이기는 하지만 진정한 회심이 없는 자들을 각각 대표한다. 교회 내에 이런 불완전한 상태는 끝 날까지 계속된다. 이는 인간 사이의 서로 얽히고설킨 관계 때문에, 또한 죄의 불가시성 때문에, 또는 누가 가라지인지 여부를 완전한 판별력을 지니지 못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명백한 죄악을 범하고도 회개치 않는 자들은 출교 대상이 되겠지만, 출교당하지 않는 명목상의 그리스도인들도 있다. 누가 구원 받을 것인지 누가 구원 받지 못할 자들인지를 분리하는 추수 때의 조사심판이 그리스도의 재림에 선행하는 것을 상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예수께서는 감람산 강화에서 홍수가 임하는 것 같은 엄혹한 때에 밭에 있는 두 사람과 맷돌질하는 두 여인이 분리되는 일에 관한 비유(마 24;40-41)가 나온다. 이어서 임금이 되신 인자가 모든 민족을 모으고 양과 염소를 오른편과 왼편으로 분리하는 일과 분리 후에 오른편에 속한 자로 구분된 자들에게 영원한 나라를 상속받게 하고, 왼편으로 분류된 자들은 영원한 멸망의 불로 들어가도록 하는 사법적 질문과 대답의 심판 과정을 보여 준다(마 25:31-46).
3. 혼인 예복 비유들
마 25장 10처녀 비유에서 혼인 잔치 전에 기름 준비 여부가 확인된다. 오시는 신랑 예수 그리스도를 맞을 준비가 된 성도들은 마지막 때 임박 시에 혼인 잔치에 들어간다. 그들은 오직 믿음으로 만 들어간다. 그들은 “허리에 띠를 띠고 등불을 켜고 서 있으라 36 너희는 마치 그 주인이 혼인집에서 돌아와 문을 두드리면 곧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과 같이 되라“(눅 12:35-36)는 말씀대로 믿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마태복음 22장에 나오는 혼인잔치의 비유에서 왕은 내객들이 은혜의 예복을 입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일을 한다(11-12절). 엘렌 화잇은 이 혼인예복 조사하는 일을 두고 그리스도 재림 전에 있을 조사심판을 분명히 표상하고 있다고 본다(COL 310). 여기에서 혼인 잔치 전에 왕이 주는 예복을 입지 않고 자기의 옷을 그대로 입고 있는 자들을 조사한다. 주어진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자들은 자신의 지식과 행위로 구원받기에 충분하다고 믿는 자고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들은 가라지들이고(13:24-30), 염소들이며(25:41-46), ‘주여 주여’하면서 불법을 행하는 자들이다(7:21-23).
Ⅴ. 베드로의 교훈에 예기(豫期)된 조사심판
1. 사도행전 3:19
“그러므로 너희가 회개하고 돌이켜 너희 죄 없이 함을 받으라(ἐξαλείφω, exaleipho) 이같이 하면 새롭게 되는 날이 주 앞으로부터 이를 것이요.” ‘exaleipho’는 ’씻어버리다,‘ ’지워버리다‘를 뜻한다. 회개하라는 베드로의 요청을 받아들인 사람들에게 대 회심 시에 임하는 즉각적인 결과는 그들의 죄에 대한 용서였다. 이런 의미에서 그들의 죄의 말소는 즉시 일어난다. 그러나 인간은 죄악 세상에 사는 그리스도인은 늘 실패할 가능성을 안고 사는 존재들이다. 따라서 인간은 날마다 작은 회심의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하늘에 기록된 죄의 최종적 도말은 대제사장으로서 그리스도가 하늘성소 사역을 필하는 일과 관련하여 재림하기 직전에 일어난다.
2. 베드로전서 4;17
“하나님의 집에서 심판을 시작할 때가 되었나니 만일 우리에게 먼저 하면 하나님의 복음을 순종하지 아니하는 자들의 그 마지막은 어떠하며.”
‘하나님 집’은 교회를 가리킨다(고전 3:16, 딤전 3:15, 벧전 2:5). 왜냐하면 구약시대 선지자들의 예언에 하나님의 심판이 성소에서 시작된다고 했기 때문이다(렘 25:29, 겔 9:6, 말 3:1-6 ). 그리스도인들이 고난을 받는 것으로 인하여 이미 심판은 시작되었다고 할 수있으나(마 24:8, 9) 이 심판은 멸망당할 심판이 아니라, 마지막 날에 아무도 피할 수 없는 것임을 공개적으로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겔 9장의 심판 장면은 분명, 하나님의 심판의 보좌 앞에서 벌어질 신실한 그리스도인들과 경건치 않은 자들을 비교한 베드로가 한 말의 배경이 되고 있다. 본 절은 종말의 모습이 먼저 그리스도인에게 임해서 성결케 하고 다음에 확대될 것이라는 사상을 표현하고있다(1:7, 슥 13:7-9, 말 3:1-5, Stibbs, Blum).
Ⅵ. 바울의 교훈에 함축되어 있는 조사심판
1. 심판의 확실성 및 불가피성
바울은 서로 판단하지 말라고 하면서 “우리가 다 하나님의 심판대(βῆμα, bema) 앞에 서리라”(롬 14:10; 참고 고후 5:10; 행 17:31)고 장래의 심판의 확실성과 불가피성을 설파하였다. 따라서 각자는 그 날에 자기가 행한 대로 직고(λόγος) 하며 선악 간에 심판을 받을 것이니 남을 판단하거나 업신여기는 행위를 삼가 주의하여야 할 것이다(11, 12절). ‘직고하리라’(λογον δωσει, 로곤 도세이)는 표현이 장부에 적힌 대로 세밀히 ‘보고하다’, ‘회계하다’, ‘계산하다’는 뜻으로 심판에 있어서 그 조사 과정에서의 철저성을 나타내고 있어 조사심판을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비친다.
본문에는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야 될 시간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바울은 롬 2:5에서 “다만 네 고집과 회개하지 아니한 마음을 따라 진노의 날 곧 하나님의 의로우신 심판이 나타나는 그 날에 임할 진노를 네게 쌓는도다”고 하여 그리스도의 재림 시 곧 하나님의 의로우신 심판이 나타날 때를 선포하고 있다. 심판이 나타나는 때는 행한 대로 보응 받기 때문에(롬 2:6) 그 이전에 조사 심판하는 일이 진행되어야 한다.
2. 그리스도의 나타나심에 선행하는 심판
바울은 죽은 자와 산자의 영생으로의 부활과 영멸의 부활이 일어나는 그리스도의 심판 사건에 선행되는 미래적 조사심판 사상이 배어 있는 것으로 이해되는 본문을 제시하고 있다.
“하나님 앞과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실 그리스도 예수 앞에서 그가 나타나실 것과 그의 나라를 두고 엄히 명하노니 2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 범사에 오래 참음과 가르침으로 경책하며 경계하며 권하라“(딤후 4:1-2).
바클레이(William Baclay)는 위 본문 주석에 따르면, 바울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명하고 있는바 여기서 그 열거 순서에 구원사의 절정을 향하여 인도하고 있다고 본다. 즉, (1)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를 심판” -> (2) “예수의 나타나심” -> (3) “그의 나라”는 구원사의 단계들이 적시되어 있다는 것이다.
3. 히브리서 8-9장
히 8-9장에서 지상성소에 대비되는 하늘성소의 존재가 확인되고 있으며, 특히 9:23은 하늘성소의 정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므로 하늘에 있는 것들의 모형은 이런 것들로써 정결하게 할 필요가 있었으나 하늘에 있는 그것들은 이런 것들보다 더 좋은 제물로 할지니라.” 구약에서 모세를 통해 허락하신 첫언약과 장막을 통한 희생 제사는 ‘하늘에 있는 것들’의 모형이다. 이러한 모형들을 정결케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피 흘림이 필요하였다. 왜냐하면 율법에 따라 정결케 하는 것은 피 흘림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22절).
송아지와 염소의 피는 지상 장막, 곧 옛 언약의 성소(1절)와 관련된 “것들”(9:22)을 정결케 하였다. 그리스도의 피는 “참 장막”(8:2), 곧 새 언약의 성소(9:11, 15) 봉사와 관련되어 있었다. 옛 언약의 의식적 정결을 제공하였고, 새 언약에서는 도덕적 정결을 제공하였다.
그리스도는 “우리를 위하여 하나님 앞에”(9:24) 나타나셨다. 우리를 위하여 “그가 항상 살아서…간구하심이니라”(7:25). 누군가가 하나님 앞에 나타나서 우리를 위하여 중보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죄를 지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는 “자기를…제사로 드려 죄를 없게 하시려고…나타나셨”다(9:26). 이제 그는 죄인을 위하여 속죄의 은전을 공급한다. 이 결과로서 죄인의 양심은 정결케 된다(14절). 여기 “깨끗하게 하고”로 번역된 카싸리조(katharizo-)는 23절에서 “정결케 되다”로 번역되었다. 요일 1:9에서 카싸리조는 “깨끗케 하다”로 번역되어 있다. 이와 같이 참 장막에서 섬기는 자인 예수는 하나님 앞에 나타나 우리를 위해 중보를 통하여 정결케 하는 일, 곧 회개한 사람들의 죄와 관계된 정결케 하는 일을 수행한다.
대속죄일 제의 표상의 원형에 따라 보면 그리스도는 하늘 성소를 정결케 하는 특별한 일을 하고 있다. 이것은 지상 성소에서 대제사장이 대속죄일에 수행한 봉사(참조 레 16장)에 해당하는 것이다. 선지자 다니엘은 이 특별한 일에 관하여 “이천삼백 주야까지니 그때에 성소가 정결하게 함을 입으리라[카싸리조, 70인역]”(단 8:14)라고 하였다. 연-일 원칙(the year-day principle)을 이 기간에 적용하면, 그 끝은 AD 1844년이다(참조 단 8:14 주석). 그때쯤 하늘에 있는 것들의 모형인 지상 성전은 오래 전에 사라졌다. 그러므로 이 구절(단 8:14)은 새 언약의 성소, 곧 “주께서 세우신 것이요 사람이 한 것”이 아닌 “참 장막”(8:2)을 지칭한다.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히9:27). 죽음은 사람의 끝이 아니다.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이 시사하고 있는 것은 모든 사람은 언젠가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나타나야 한다(고후 5:10)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재림 시에 있을 심판은 의인에게 구원의 상급을, 악인에게는 형벌을 주시는데 그 목적이 있다.
Ⅶ. 요한계시록에 시사된 조사심판
1. 지성소 사역 개시
스트랜드(Kenneth A. Strand) 박사가 교차구조적으로 구분한 이래 요한계시록 11;19은 책의 역사적 부분과 종말론적 부분의 분기점으로 삼는 이해가 묵시문학 이행의 길잡이가 되어 왔다. “하늘에 있는 하나님의 성전이 열리니”에서 ‘성전’은 언약궤가 안치된 지성소를 뜻한다.
하늘에 있는 “참 것의 사본”(히 9:24, 개정표준역(RSV))이었던 표상적인 성소 안에는, 심판에 대한 상징적인 날인 대속죄일 봉사의 중심이었던 언약궤가 지성소 안에 있었다. 요한이 하늘의 성전과 특별히 “하나님의 언약궤”를 본 것은 일곱째 나팔의 시작과 연관되어서이다. 이것은 표상적인 대속죄일 제의에 상응하는, 그리스도의 하늘 봉사의 두 번째이자 마지막 부분이 시작되었음을 지적한다.
“하늘에 있는 것의 모형과 그림자인 지상 성막의 봉사에 있어서, 지성소는 오직 대속죄일에만 성소를 정결케 하기 위하여 열리었다. 그러므로 하늘에 있는 하나님의 성전이 열리고 언약궤가 보였다는 말은 1844년에 그리스도께서 속죄의 마지막 사업을 하시기 위하여 하늘 지성소로 들어가실 때에 그 지성소가 열린 것을 말한다. 주님께서 지성소의 봉사를 위하여 그 곳으로 들어가실 때 믿음으로 그들의 대제사장을 따라간 자들은 언약궤를 보았다. 성소 문제를 연구함에 따라 그들은 구주의 봉사가 변경된 것을 알게 되었고, 주님께서 하나님의 언약궤 앞에서 봉사하시되 당신의 피를 가지고 죄인들을 위하여 중보하고 계시는 것을 보았다” (GC 433).
2. 세 천사의 메시지에 담긴 재림 전 심판 선언
세 천사의 메시지(계 14;6-12) 중 그리스도의 심판 시간이 도래하였다는 첫째 천사의 메시지가 온 세상에 선포된다.
“또 보니 다른 천사가 공중에 날아가는데 땅에 거주하는 자들 곧 모든 민족과 종족과 방언과 백성에게 전할 영원한 복음을 가졌더라 7 그가 큰 음성으로 이르되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그에게 영광을 돌리라 이는 그의 심판의 시간이 이르렀음이니 하늘과 땅과 바다와 물들의 근원을 만드신 이를 경배하라 하더라“(계 14:6-7).
이 첫째 천사의 메시지가 전파되는 동안 둘째 천사의 바벨론에 대한 심판과 짐승과 그의 우상을 경배하는 자들 하나님의 심판 경고가 울려 퍼진다. 거짓 그리스도인들로부터 분리를 요청하는 메시지와 짐승의 표를 받지 말고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라는 메시지도 함께 전파된다.
본문에서 “그의 심판의 시간이 이르렀음이니”라는 첫째 천사의 메시지가 선포하는 것은 재림 전 심판이다. 곧 재림에 선행하는 심판이 있다는 것이다. 첫째 천사의 메시지는 지상의 제사장의 표상적 성소봉사로부터 그리스도의 천상성소에서 인류를 위한 대제사장으로 봉사하시는 것으로 전환하도록 요청한다. 이른바 제5복음서라고 일컬어지는 히브리서는 천상성소에서의 그리스도의 속죄 제의에 그 초점을 모으고 있다.
2. 심판의 시간
요한계시록 14:7의 재림 전 심판 선언 이후, 성전을 나온 천사가 구름위의 “인자 같은 이”에게 예리한 낫을 가지고 두 가지 추수(익은 곡식 추수와 포도송이 추수를 재촉한다. (계 14:14-19).
“또 다른 천사가 성전으로부터 나와 구름 위에 앉은 이를 향하여 큰 음성으로 외쳐 이르되 당신의 낫을 휘둘러 거두소서 땅의 곡식이 다 익어 거둘 때가 이르렀음이니이다 하니”(계 14:15).
천사가 나온 성전(naos)은 지성소를 뜻한다. 인자 같은 이는 구름위에 좌정하고 계신다. 곡식 추수는 구원 받을 의인을, 포도송이 추수는 멸망 받을 악인을 가리킨다. 이런 문맥은 예수께서 지성소 봉사를 통하여 조사심판을 하신 후 의인과 악인의 구분과 언도를 완결하시고 집행 심판을 하도록 촉구하는 것으로 비쳐진다. 따라서 재림 전 심판은 땅의 곡식 추수 전에 일어나는 사건이 된다. 이 심판 시간대는 1260일(42 달) (계 11:2; 12:6; 13:5) 예언기간이 지난 뒤가 되어 다니엘 7:25의 “한 때, 두 때, 반 때라는 예언 기간과도 맥을 같이하여 심판시간대를 알려 주고 있다.
“인자 같은 이”의 표현은 재림 전에 행하시는 단 7;9-10의 심판정의 모습을 상기시켜 다니엘 묵시문학의 심판정과 평행되는 진술로 보인다.
3. 요한계시록 22;11
“불의를 행하는 자는 그대로 불의를 행하고 더러운 자는 그대로 더럽고 의로운 자는 그대로 의를 행하고 거룩한 자는 그대로 거룩하게 하라.”
본 절은 그리스도의 재림 사건에 선행하는 은혜의 시간대 끝에 있을 언도심판 격 선언이다. 그리스도의 재림 시에는 의인은 생명의 부활이라는 상급을 받지만, 악인은 멸망당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언도심판 선언하는 조사심판을 상정하는 일은 당연하다.
◉ 나가면서
복합적 구조라는 진리 체계인 조사심판의 교의는 인간 죄악의 첫 역사에서부터 맨 마지막 책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흐르고 있는 성경교의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 교의는 창세기 서곡에서부터 은혜와 이중주로 짜여 있으며 지구 역사의 최후적 기별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조사심판 교의는 묵시적 예언의 아들이라고 볼 수 있다. 다니엘 7-9장에서 그 진상, 일어나는 천상의 법정, 시기 등이 구체적으로 예고되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묵시적 예언에 대한 확실한 이해의 결핍은 바람에 흔들거리는 갈대처럼 흔들리는 신앙을 면할 수 없다. 선지자들과 사도들은 성경 전반에 걸쳐 그리스도의 재림 전에 있을 조사 심판의 장면들의 여러 면모들에 빛을 비쳐 주고 있다.
재림교회는 예언 이해에 토대를 두고 탄생한 교회이다. 조사심판 교의는 십자가 구속에 토대를 두고 그것을 그리스도의 하늘 성소에서의 중보와 중재에 적용시키고 있는 교의이다. 그리스도께서 천상 성소에서 진행시키고 있는 점을 부각시킨 조사심판 교의는 선구자들이 예언운동에서 얻은 쓴 경험의 소중한 결실이다. 마치 광부가 전인미답의 갱도에서 찾아낸 금맥과도 같다. 재림신도들은 정한 때에 그리스도께서 주신 사명, 곧 많은 백성과 나라와 방언과 임금들에 관하여 “다시 예언하여야” 한다는 예언적 사명을 깨달은 백성들이다. 2,300 주야의 끝에 있을 성소의 정결은 지상 성소에 대한 것이 아니라,
하늘 성소에서 일어나고 있는 구속사의 핵심인 조사심판 교의는 재림교회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 있다. 다른 교파들에서도 자기들의 독특한 교의를 지닌 것과 유사하다. 교회 안팎을 막론하고 적대자들은 이 교의에 집중 포화를 퍼부어 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문제는 교단의 목회자들과 지도자들이 이 교의를 세심하게 연구하여 신앙의 튐 틀로 삼느냐 여부에 교단이 전개하는 운명의 운동의 성패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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