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로새서 2:16-17의 ‘안식일’ 의미에 대한 풀이들
“우리를 거스리고 우리를 대적하는 의문에 쓴 증서를 도말하시고 제하여 버리사 십자가에 못 박으시고 15 정사와 권세를 벗어 버려 밝히 드러내시고 십자가로 승리하셨느니라 16 그러므로 먹고 마시는 것과 절기나 월삭이나 안식일을 인하여 누구든지 너희를 폄론하지 못하게 하라 17 이것들은 장래 일의 그림자이나 몸은 그리스도의 것이니라”(골 2:14-17).
I. 골로새 이단의 주장들
바울이 골로새서 2:16에서 “먹고 마시는 것과 절기나 월삭이나 안식일을 인하여 누구든지 너희를 폄론하지 못하게 하라”한 성경절이 안식일 폐지론의 성경절로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 성경절에서 바울은 골로새 이단의 한 측면을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 이단성을 천사 숭배와 “육체의 마음을 쫒아 헛되이 과장하고”(2:18)있다는 점에서 잘 드러났다. 그들은 “철학과 헛된 속임수‘를 사용하였고 ”사람의 유전과 초등 학문“을 쫒았다(2:8). 그들은 참 ”지혜“(2:2, 23) 와 ”지식“(2:2,3; 3:10)을 얻게 하고 신성의 ”충만“에 참여하는 길을 보증하였다(2:9,10; 1:19). 신성의 충만을 위하여 우주적 ”정사와 권세“에 충성케 하고(2:10,15), 또한 ”세상의 초등학문“에 집착케 하고(2:8,20), 천사를 숭배케 하며(2:15,18) 의식적 금욕 생활을 실천토록 하였다(2:11-14,16,17,21,22). 이들 이단은 엄격한 금욕주의와 의식주의를 강요하였다. 어떤 종류의 음식을 맛보거나 만지는 것을 금하고 절기, 월삭, 안식일 의식을 지키게 하였다(2:16,21).
바울은 이 거짓 가르침의 허구를 논증하고자 신성의 충만이 육체로 거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중심성과 우월성을 강조하고 있다. 즉,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를 높이고 있다. 그분이야말로 죄용서와 구속을 주시는 분이다. 그리스도 안에서(in Christ) 충만해지는 경험이 종교적 경험의 최고선이 된다(2:10참고)
II. 십자가에서 못박힌 의문에 쓴 증서(The Wirtten Document, Cheirographon tois dgmasin)
바울은 그리스도의 죄용서의 확실성과 충만성을 강조하고자 세 가지 메타포인 할례/침례/의문에 쓴 증서를 매거(?)하고 있다(2:11-14). 세 번째 메타포인 의문에 쓴 증서를 도말 하였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의문에 쓴 증서가 십자가에 못 박혔다는 것을 두고 그 못 박힌 것의 정체가 무엇이냐에 견해들은 대체로 두 가지로 나뉜다.
A. 모세법설
“의문에 쓴 증서를 도말하시고 제하여 버리사 십자가에 못 박으시고”(14절)에서 십자가에서 못 박힌 것이 모세법 전체라는 견해가 있다. 모세법에는 여러 법령(ordinances)이 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안식일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안식일도 십자가에서 폐지되었다고 본것이다. 그러나 골로새서에는 율법이란 말을 사용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의식법은 물론폐지 되었지만, 안식일을 포함한 도덕법까지 다 폐지되었다면, 그 결과 그리스도인들이 용서의 확증을 어떻게 보증받을 수 있을 것인지 문제가 된다. 법을 파괴, 폐지시키므로 죄책이 도말된다는 논리는 비성서적이다. 도덕법이 되었던지, 의식법이 되었던지 간에 율법을 도말하므로 그리스도인에게 신적 용서의 확증을 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또한 Lose 가 지적한 대로 본문은 물론이요 전 골로새서가 율법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
B. 죄기록책설(죄채무증서설)
증서 즉 손으로 쓴 것(Cherirographon, written document)이란 말은 오직 골 2: 14에만 나오는 말이다. 이는 채무자가 자신의 채무를 인정하고 직접 날인한 “빚 문서”이다. 묵시문학에서 동 단어는 “죄 기록 책” 또는 “죄의 채무 증서”로 나와 있다. 그 근거로는 “제하여 버리고”(2:14)를 들고 있다. “의문”은 헬라어로 “도그마(dogmasin)인데 고시된 일반 법규 또는 유대인들이 스스로 만든 여러 가지 의식적인 법규를 가르친다.(엡 2:15차고). 그래서 이 메타포는 법적인 요구를 가지고 우리를 고소한 법적인 죄의 채무증서를 끌어내서 십자가에 못 박으심으로 폐기하셨다는 뜻이 된다. 이렇게 하여 바울은 하나님의 용서의 완전성을 확인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 우리 죄가 기록된 것을 도말하시고 제하시고 십자가에 못 박으셨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십자가에 파멸시킨 것은 안식일이 포함된 법적 지반(율법)이 아니라 우리 죄에 대한 기록이다. 이 죄의 증거를 도말하시므로 정사와 권세들이 용서받은 자들을 더 이상 고소할 수가 없게 되었다.
III. “안식일”(2:16)의 정체에 관한 견해들
A. 그림자론
안식일을 그림자로 보아 폐기되었다고 하는 주장이 있다. 이 입장에서는 안식일이 17절의 장래일의 그림자가 된다는 것이다. 루터는 바울이 여기 이 성경절에서 안식일 폐지를 지나간 그림자로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로는 몸 되신 그리스도께서 친히 오셨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금욕생활 여부를 평가(폄론)하는 자는 바울이 아니고 의문(법규)를 강요한 거짓 교사들이었다.(:0). 이들은 몸을 괴롭게 하는 자들이었다(2:23).
B. 절기 안식일론
제 칠일 안식일에는 그림자적 요소는 없다. 그 자체가 실체다. 바울이 “율법”을 언급하고 있는 직전의 문맥과 광의의 문맹을 말하고 이는 점에서 여기 안식일은 그림자가 되는 연례적 절기 안식일들에 해당된다(레 23:32, 37-39). Adam Clarke, Jausset, Brown, Albert Barnes등이 이런 시각에서 주석하고 있다. 만일 바울이 제 칠일을 뜻하였다면 큰 혼란과 문제가 야기되어 사도행전 15장에서와 같은 총회 소집 사항(안건)이 됨직 하였을 것이다. 이 입장은 본문에 “안식일들”이라고 한 복수 표현에 착안하여 절기 안식일을 지칭한다고 한다. 제칠일안식일재림교 성경주석은 이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골 2:13-14의 용서의 완전성 강조
2. 골 4:17의 “그림자(skia)”
히브리서 8:5과 10:1에서의 그림자와 몸의 대비에서와 마찬가지로 여기 골로새서에서도 예식 율법에 나타나는 절기나 월삭이나 안식일은 장래의 일의 그림자가 된다. 그림자 그 자체는 본질이나 실체가 아닌 그리스도의 생애, 봉사, 그리고 그의 왕국을 지적하는 역할을 한다. 그 실체가 도래하면 그림자와도 같은 의식적 율법은 성취되어 끝난다. 제칠일 안식일은 그림자가 아닌 실체이므로 골로새서 2장의 안식일로 보아서는 안 된다.
3. 제칠일의 안식일은 과거의 창조와 구속의 기념일이 된다.
C. 안식일 제물론
신약성경의 60회의 안식일 기사 중 59회가 제 칠일 안식일을 뜻하고 있다. 그런데, 골 2:16에서만 절기 안식일로 보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앞의 절에서는 문맥상 절기 안식일로 본다. 제 칠일 안식일에도 통용되고 있다. 당대 의식주의적 금욕주의 관행에 영향을 받은 극단적 안식일 준수파는 안식일에, 구약 성경시대에 드린 대로 제물을 드렸다(민 28:8,9). 바울은 이같은 안식일 제물을 드리는 일을 고집한 당대 일부 신앙인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다.
D. 週日(week-day)론
본문에 나오는 “안식일”은 복수형인 “안식일들(Sabbaton)"이다. 복수 형태 Sabbaton은 제칠일 안식일을 지칭하기도 하지만 한 주일을 통째로 지칭하기도 한다(LXX 시 23:1; 47:1; 93:1; 막 16:2; 눈 24:1; 행 20:&). 이 해석은 본문의 ”절기, 월삭, 안식일“구조인 연, 월, 주(週)에 라는 행사 형태로 나열된 순서에 부합되는 이해이다. 이러한 순서와 유사한 구조가 갈 4:10에도 역순으로 나오고 있다. 갈 4:10에서는 ”안식일들“대신 ”날들(hemeras)이란 복수 형태가 나오고 있어 “제 칠일 안식일”이기보다는 일반적 의미에서 한 주일(week-day)을 통째로 보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E. 안식일에 대한 미신적 준수론
골로새서에서 안식일은 제 칠일 안식일을 지칭하나 거짓 교사들이 옹호하는 왜곡된 안식일 준수로 본다. 이에 관한 명쾌한 근거가 골로새서에 나오고 있지 않으나 골로새서에서 나오는 이단의 특성에서 유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음식물에 관한 극단적 규정들이 있었던 것과 유사한 안식일 준수에 관한 극단적 규정이 있었다. “세상의 초등 학문”이 안식일 성수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세상의 초등 학문은 달력과 인간 삶을 관장하는 천체 권세(별들)를 섬기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본다. 더구나 이교 세계에서 토요일이 농업 신 토성과 관련된 불길한 날로 알려져 있어 천체 미신이 골로새의 거짓 교사들에 의하여 채택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하여 그들은 안식일을 미신적으로 지키는 규정을 강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바울은 안식일 그 지체보다는 안식일을 왜곡시켜 준수케 하는 사상을 비판하고 있는 셈이다. 2:14의 규정(의문)은 거짓 교사들의 규정이지 레위기에 나오는 법규가 아니다. 외형적으로는 성경상의 제 칠일 안식일 행사이긴 하나 그들의 규정으로 인하여 그 행사의 내용은 혼합주의적 성격을 띄어 미신화 된 안식일 준수가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F. 골로새 2:16 안식일의 단수적 복수 표현 문제 이해
신약성경에서 헬라어 안식일은 일반적으로 중성명사 Sabbaton 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몇 다른 본문에서는 단수의 의미를 나타내는 일에 복수 중성 주격 명사가 사용되고 있다(마 12:1; 28:1; 눅 4:16). 골로새서 2:16에서는 이 복수 명사의 소유격이 사용되고 있다. 70인역에서도 단수의 의미를 띈 복수형태가 자주 나타난다(출 16:23, 25; 20:8; 신 5:12; 렘 17:21, 22; 겔 46:1 등). 골로새 2:16에 사용된 단수의 의미를 띈 복수적 표현을 사용한 것은 먹는 것, 마시는 것, 절기, 월삭이 각각 단수로 사용되어 있으며 이런 수의 일치를 위하여 복수적 표현을 가지고 단수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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