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메카니즘이 보여주고 있는 것은?
요즈음 미국에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는 기치를 들고 전개 되는 3주간의 시위가 갈수록 미 전역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월가의 거대 금융기관들이 납세자들의 세금에서 나올 수 밖에 없는 천문학적인 공적 자금으로 구제를 받은 후 터무니없는 보너스 잔치를 벌인 것을 두고 젊은이들, 특히 실업자들이 사생결단을 하고 일어선 것이다. 이 시위를 보면서 똬리를 틀고 혀를 날름거리면서 마구 삼키는 부도덕한 자본가들의 탐욕이 비판대 위에 올라 있는 것을 보는 느낌이 든다. 근본적인 문제는 국가 권력과 야합한 독점적 자본주의 메카니즘에 있다.
정치적 행동주의자이며 미국 대외정책에 좌파적 신랄한 비판의 칼을 휘둘러 온 촘스키(Noam Chomsky)의 눈을 빌려 보자. 2011년 9월 28일 Alzajeera지는 '세상은 망하기에 너무 큰가(Is the world too big to fail?)‘라는 글에서 그의 사상을 소개하고 있다. 그는 지구촌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다국적 기업들에 팽배한 '대마불사'의 논리가 지속되고 있는 메카니즘 때문에 엄청난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한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이른바 '그랜드 에어리어(Grand Area)' 전략을 구사해 세계 지배권을 추구하여 왔다. 필요하다면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일도 불사하여 왔다. 그래서 주요 시장, 에너지 공급, 전략 자산들에 대한 제한받지 않는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그리고 미국의 삶과 안보를 위하여 군사력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화려한 언사로 여론 형성을 해왔다. 북대서양조양기구(NATO)는 소련에 대한 견제용이었지만, 독자적인 길을 가려는 유럽을 제약하면서 그랜드에어리어의 일환으로 삼고자한 목적도 들어 있었다. 1970년대 이후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힘이 빠지자, 미국은 이른바 신자유주의라는 시장주의 도그마를 내세워 세계를 지배하려고 하다가 오늘날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로 전락되어버렸다. 하지만 시장 자본주의가 아무리 요동을 친다 해도, 국가 부체가 하늘을 찌를듯하다 해도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의 위력은 여전하고, 다국적 대기업들은 대마불사의 논리로 오히려 돈을 더 버는 기괴한 구조가 되어갔다.
미국과 서구 동맹세력은 민주주의를 이데올로기나 선전용으로 옹호한다. 그러나 지배계층의 내심은 민주주의를 혐오하고 있다. 그들은 민주주의를 어디까지나 사회적이나 경제적으로 지배계급의 목표에 도움이 될 때만 옹호한다. 변형된 '그랜드 에어리어' 독트린은 현재에도 세계를 지배하는 힘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이 독트린에 따라 세계 질서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나라들에게 미국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재미없다는 외교정책을 펴고 있다.
산업화된 지역이 북미, 유럽, 일본 중심의 동아시아로 다극화 되어 그랜드 에어리어의 실행 능력은 감퇴됐다. 그러나 금융화와 상품 수출을 강화시켜나가면서 그 힘을 아직도 발휘하고 있다. 대중은 가난하더라도 지배계층의 재력은 더 강화되어가고 있다. 이들 금융과 증권 자본가들은 정치력도 발휘하여 정당들로 하여금 자본의 휘하에 끌려가 경제 집중을 유도하는 국가정책들을 쏟아 내게 하였다. 이 점에서는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도 별로 다르지 않다. 무책임한 파생상품, 부동산담보대출 등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해 놓은 것을 미 정부는 그 불을 끄느라 엄청난 돈을 퍼부었다. 선량한 시민들이 그 부담을 고스란히 세금폭탄으로 껴안은 것이다. 책임감을 느껴야 할 월가는 반성은커녕 이전보다 훨씬 많은 200억 달러가 넘는 초호화판 보너스 잔치를 벌였다. 사회의 부가 인구의 1%에 몰려있는 구조는 금성철벽이 되어간 셈이다. 현재 위기를 초래한 주범 중 하나인 골드만삭스는 그 어느 때보다 떼 돈을 많이 벌었다. CEO 로이드 블랭크페인은 1260만 달러를 보너스를 받았으며, 그의 기본 연봉은 이 보너스의 3배다.
부와 권력이 한곳에 집중하게 되면서 대부분의 국민들은 실질소득이 제자리걸음을 해왔다. 오히려 노동시간, 부채만 늘고, 1980년 이후 규제장치들이 해체되기 시작하면서 증가한 자산 인플레이션은 금융위기로 파괴됐다. 그러나 진짜 부자들에게는 이런 상황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들은 자기들을 보살펴주는 정부 지원정책의 수혜자들이다. 이를 믿고 은행과 투자회사들은 두둑한 보수를 받는 위험한 거래를 할 수 있다. 시스템이 붕괴되면 납세자의 돈으로 구제 금융을 해주곤 하는 정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은 위기의 정도가 거듭될수록 심해졌다. 지금 상당수의 미국 국민들은 대공황 수준의 실업사태를 겪고 있다.
이런 자본주의 메카니즘 현상이 작금의 심상치 않은 시위를 촉발시킨 것이다. 미국의 거대한 노동조합이 지금 전개되고 있는 시위에 가세하는 형국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런 흐름의 이면에서는 권력과 종교의 제휴 작업이 계속 진행되어 왔다. 자본주의 메카니즘의 진상을 보노라면 요한계시록 13장의 새끼양은 이미 변질되어 용처럼 말하는 국면에 접어든 것을 실감한다. 이런 상황 전개를 보면서 짐승의 우상 형성을 위한 발판이 구축되어 간다고 말한다면 지나친 판단이 될 것인가?
일반 국민들은 당장의 복지 배당에 핏대를 올리면서 강자들이 놔주는 복지 선심 아편 주사 중독증에 걸려가면서 강자들과 금융자본과의 결탁이 만들어 놓은 함정에 빠져 가고 있다. 이런 현상은 다음에 오는 세대들의 삶을 앞당겨 담보로 하는 잠정적 해결책이 될 뿐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 복마전 같은 경제적 메카니즘을 단칼에 척결할 길이 안 보인다는데 있다. 마지막 때 경제적 문제는 전 세계적, 그리고 복합적 난제들이 얽혀 있어 그 누구도 해결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전개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가의 의하여 자본가를 위한 자본가의 그물에 걸린 이 메카니즘은 종말을 앞 당기는 혼돈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예언자는 말하고 있다.
“교육자와 정치가 중에도 현재의 사회 상태를 이루고 있는 원인을 이해하는 자들이 많지 않다. 정권을 잡고 있는 자들도 도덕적 부패와 빈곤과 빈민과 증가 일로에 있는 범죄의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 그들은 더욱 안전한 기반 위에서 사업을 경영하고자 헛되이 고투하고 있다. 만일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의 가르침에 더욱 주의를 기울인다면 그들은 자신들을 괴롭히는 문제들을 해결하게 될 것이다”(9T 13).
오늘날 경제적 재난, 즉 높은 실업률, 인플레이션, 미국과 여타 나라 사이의 무역불균형, 제3세계의 재정문제, 미국의 천문학적 부채, 달라 화의 평가절하와 엄청난 천재지변, 극악 범죄의 창궐 등을 해결할 자가 누군가?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이런 문제 해결책으로 대학 교수들의 두뇌를 빌려 왔지만 자본주의 메카니즘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그랜드 에어리어의 조수들로 전락되어 버렸다. 차제에 일요일법이라는 칼을 빼들어야 천재지변이 그칠 것이고, 경제적 재난을 극복할 수 있으며, 만연되어가는 흉악 범죄를 막을 수 있다는 논리가 힘을 얻게 될 것이고 이런 배경에는 권력과 결탁한 ‘진리 안의 사랑’이라는 매혹적 언사로 대중을 사로잡은“처음 짐승이 연출자가 되고 개신교 종교지도자들과 노조가 조수로 나서서 부추길 것이다. 그런 후에는 소수자를 희생양으로 만드는 일도 서슴치 않으면서 마침내 짐승의 우상이 만들어져 갈 것이다.
'종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 이스라엘(two-Israel)" 메타포와 그 한계 (0) | 2012.02.02 |
---|---|
RC위상 변화 과정 및 개신교 미국의 변질 (0) | 2011.12.13 |
유전자 변형 식품 문제 (0) | 2011.10.12 |
환경신학(Ecotheology)을 생각하면서 (0) | 2011.10.11 |
Adventists의 종말 신앙 자세 (0) | 2011.0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