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감사의 축제 초장으로

오늘을 감사의 축제 초장으로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기류는 <젊음>과 <아름다움>이란 것에 근접 초점을 맞추고 있다. 눈을 들어 주위를 살펴본다면 이 증상을 어느 곳에서나 곧 마주치게 된다. 이는 광고 선전물, TV 프로그램, 수많은 잡지를 채우고 있는 기사들, 기타 광고매체들을 뒤덮고 있다. 사람들은 날씬하고 매력적인 몸매를 갖추고자 굶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다이어트를 위한 약물을 복용하는가 하면, 체육관을 찾아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어떤 사람들은 나이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하여 보톡스 시술을 받기도 한다. 또 다른 사람들은 20년을 젊어지게 할 수 있다는 현혹에 빠져 요술 같은 크림들을 바르는데 많은 돈을 투자한다. 늙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유혹이 일시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이나, 젊음을 되돌리겠다는 기대는 조만간 산산조각나기 마련이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든다.

하늘 아버지께서 우리 젊음을 보고 사랑하시는가? 우리가 매력적으로 보이고 아름다워서 사랑하시는가? 그렇지 않다. 나이를 얼마나 먹었던지, 심지어 이마에 주름투성이라고 할지라도 하나님께서는 그런 것에 상관없이 사랑하신다. 우리가 매력적으로 보이고 날씬한 몸매를 지녔다고 더 사랑하시는 하나님이 아니시다.

“너희가 老年에 이르기까지 내가 그리하겠고 白髮이 되기까지 내가 너희를 품을 것이라 내가 지었은즉 내가 업을 것이요 내가 품고 救하여 내리라”(사 46:4).

 

고대 그리스 인물 조각상을 보면 힘이 넘치는 건강과 젊음을 느끼게 한다. 아우구스투스는 에로스 동기와 아가페 동기를 포용하면서도 그것들을 능가하는 제3의 동기라고 볼 수 있는 카리타스(caritas)를 구축하였다. 로마 가톨릭교회의 카리타스 사랑으로 형성된 신앙 개념은 근본적으로 초기 그리스도교의 아가페 사랑보다 더 헬라적인 조건적인 에로스 사랑에 더 가깝다. 루터는 여기에서 십자가의 아가페 사랑에 토대를 둔 “오직 믿음”의 구호를 내 건 것이다. 에로스 사랑은 대상에 내재된 매력적인 특성 때문에 발생하고 인간은 그것을 획득, 소유하고 향유하고자 한다. 그러나 아가페 사랑은 인간 안에 결핍된 가치에도 상관없이 값없이 풍성하게 자기희생을 해 가면서 베푸시는 사랑이다. 안더스 니그렌은 Agape and Eros에서 이점을 잘 파헤쳤다.

 

<젊음과 아름다움>이란 현대 문화의 캐치프레이즈는 에로스적 헬라철학에 그 시원을 두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아가페 사랑은 무조건적이고 십자가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하나님 앞에서(coram deo) 인간은 누구나 아름답다. 미모가 있던지 없던지, 젊던지 늙었던지 상관없이 누구나 인간은 무조건적인 하나님의 사랑의 대상이 된다. 그 분은 인간의 흠결을 보지 않으신다. 자기 언약 백성들에게 한량없는 사랑을 베푸신다. 내가 어느 정도 하나님의 마음에 든 인간이 되어야 그 분의 사랑 받을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에 불과하다.

 

누가 말했듯이 “늦은 밤 쓸쓸히 창가에 앉아 꺼져가는 불빛을 바라보면 어디선가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려…” 이런 상념에 몰입된 내현적 나르시스트들도 역시 자기 에로스적인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스스로 만든 자기 이미지에 집착해서 그것만을 가지고 세상과 관계 맺는 이들은 그 자기 에로스 중심적 세계관이나 인생관의 틀을 벗어나, 하나님의 아가페적 사랑의 틀 속으로 들어가게 될 때 삶의 참된 안식, 기쁨과 행복이 하늘로부터 임할 것이다. 이런 아가페 사랑의 틀 속에서 사는 이들은 다가오는 하루하루를 사랑의 축제의 시간대로 여기면서 기뻐하며 자기 삶을 그 축제의 푸른 초장으로 이끄신 하나님을 찬양하며 나갈 것이다. 그들은 이렇게 외칠 것이다.

 

“이는 여호와께서 行하신 것이요 우리 눈에 奇異한 바로다. 24 이 날은 여호와께서 定하신 것이라 이 날에 우리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리로다.”(시 118:2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