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Magedon(계 16:16)

Har-Magedon(계 16:16)

 

I. 아마겟돈의 어원적 풀이

요한계시록 16:16에 나오는 ‘아마겟돈(harmagedon)’의 언어적 기원에 대한 이론이 분분하여 왔다. 'Harmagedon'이 영어성경에서 'Armageddon’으로 번역되어 있다. 전 성경에서 'Armageddon’은 계 16:16 한 곳에서만 나온다. 그리하여 그 언어적 기원에서 그 배후에 함축된 어간이 무엇이냐는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그 대표적인 3가지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살육의 산(Mount of slaughter)’으로 보는 입장

‘살육의 산(Mount of slaughter)’으로 보는 입장은 Har-magedon에서 ‘har'는 ‘산’을, ‘magedon’은 아람어 어간 ‘gedad에서 온 말로 ‘베어 넘기다(to cut down, to hew down)'을 뜻한다고 보아 문자 그대로 ‘살육의 산’으로 해석하는 Oecumenius의 입장이다. 이는 교부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입장이다. 히브리어 어간 ‘gadad' 역시 'to cut,' 'to penetrate'을 뜻하여 마찬가지의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LXX는 슥 12:11에 나오는 “므깃도 골짜기”를 “in the place of the cut down"으로 번역하고 있다.

 

2. Megiddo 로 보는 입장

Har-magedon에서 magedon이 히브리어로 mageddon으로 음역되었다고 보고 갈멜산 근처 에스드랄론 평야에 있는 므깃도 도시로 보는 입장이다. 이 입장은 LXX이 Magedon을 삿1:27에서 Megiddo(므깃도)로, 대하 35:22에서 Mageddo(므깃도)로 번역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였다. 이 곳은 역사적으로 가나안 왕들의 공격을 처 부슨 야훼 전쟁의 역사적 승리의 장소이다(삿 4-5장; 특히 5:19). 엘리야는 므깃도에서 가장 가까운 갈멜산 상에서 바알신 선지자들과의 대결을 극적 승리로 이끌었다(왕상 18장). 상당수의 주경가들이 에스겔서의 묵시문학적 묘사인 “이스라엘산”(겔 38:8, 21; 39:1, 4, 17)의 표상학적 主根을 이 갈멜산으로 보고 있어 magedon은 Megiddo로 보는 경향이 있다.

 

3. 집회의 산(Mount of Assembly)로 보는 입장

이 입장은 Har-magedon이 희랍어 'har-moed'로 음역되었다고 추측하여 'har-moed'가 집회의 산(Mount of Assembly)을 뜻한다고 해석한다. 이 ‘집회의 산(Mount of Assembly)’은 하나님의 산, 곧 “네가 네 마음에 이르기를 내가 하늘에 올라 하나님의 뭇 별 위에 나의 보좌를 높이리라 내가 북극 집회의 산 위에 좌정하리라”(사 14:13)를 시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SDABD은 이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II. Har-Magedon의 신학적 의미

계 16:16의 “Har-Magedon” 곧, “Megiddo 산”은 묵시문학적으로 바벨론과 세계 열왕들이 하나님께 대한 반역 때문에 마지막 때에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 곳이다(참조, 계 16:19-21). 이 곳은 하나님의 충성스러운 이스라엘이 구원 받는 “시온산”(계 14:1)과 대칭이 되는 곳이다.

 

므깃도 지역은 사사 드보라 시대에 가나안 왕들이 기손 강에 표류하여 궤멸당한 곳이었다(삿 5:19-21). 엘리야 선지자 시대에는 기손 시내에서 바알 선지자들이 살육당하였다(왕상 18:40). 이 므깃도는 요시야 왕이 죽임을 당하여 이스라엘 사람들이 연례적으로 애통해 하던 곳이기도 하다(왕하 23:29). 이 므깃도 지역이 파멸과 죽음의 장소라는 의미가 이스라엘 역사책의 갈피갈피에는 새겨져 있다.

그어나 OT에는 한번도 므깃도산(Mount Megiddo)이 나오지 않는다. 또한 존재하지도 않는다. 고고학적 발굴이 계속되어 온 므깃도 언덕은 조그마한 산봉우리에 불과하다. 그리하여 교부 시대 이래로 지리적 장소 개념으로 보기보다는 역사의 갈피에 묻어 있는 의미를 중심으로 보아 왔던 것이다.

구약성경은 시온산 주변의 산들이나 골짜기를 묵시문학적 쟁투의 장소로 묘사하여 왔다(욜 2:32; 3:1-17; 사 29:1-7; 겔 39:11; 단 11:45; 슥 12:2, 3, 9; 14:1-4). 요한계시록은 이같은 OT의 종말론적 투시와 호흡을 계승하면서(계 14:1, 20:9) 그 신학적인 의미를 수정하고 있다. 즉, 하나님의 어린양이 새언약 성취와 하나님의 언약의 약속과 저주의 완성을 결정한다고 하는 점이다(계 7:9-10; 12:17; 14:12; 15:1-2; 17:14; 19:11; 21:9, 22-23; 22:1,3). 시온산(계 14;1)이 메시야의 구원이 있는 곳이다(히 12:22-24). 시온은 하나님의 임재와 보호, 축복, 및 구원의 장소로 상징이 되어 왔다. 이에 상응하여 므깃도산이 적그리스도의 저주와 패망이 있을 곳으로 상징되었다고 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요한계시록 16:16은 므깃도라는 지리적 장소를 배제하면서 우주적으로 적용하고, 또한 그리스도론적으로 적용하여 적그리스도의 저주와 패망이 있을 곳으로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