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아의 결혼을 생각하며
호세아의 결혼을 생각하며
호세아의 결혼 이야기는 비극적이다. 호세아 결혼사건은 자서전적인 줄거리를 담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왜 호세아에게 그런 결혼을 하라고 중매하셨을까? 호세아에게만 이상하게 보이는 권고를 내렸는가? 아니다. 호세아 당대 하나님께서는 예언자들에게 특이한 결혼관련 지시를 내렸다. 하나님께서는 예레미야에게 결혼하지 말라고 했다. 에스겔에게는 젊은 아내가 죽는 쓰라림을 겪게 했다. 그러나 호세아에게는 배신 때릴 여인을 아내로 맞게 하였다. 이같은 일들은 하나님의 고통스런 극약처방이 아닐까?
첫 아들 이름 ‘이즈르엘’은 ‘하나님이 흩어 버려야’ 마땅한 존재를, 둘째 딸 ‘로루하마’는 ‘긍휼을 얻지 못하는’ 존재를, 셋째 아들 ‘로암미’ ‘내 백성이 아닌’ 존재를 나타내고 있다.
호세아 선지자가 창녀와 결혼하여 다른 사람의 씨를 탄생시킨 사건은 하나님의 신부가 되어야 하는 이스라엘이 다른 나라 신을 섬기며 낳은 자식들을 빗댄 것이다. 참으로 곤혹스러운 이 비극적 결혼을 하게 한 하나님의 의도는 어디 있는가? 호세아서에 나타난 하나님의 인격은 상반되게 나온다. 한편으로는 9:15에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들의 모든 惡이 길갈에 있으므로 내가 거기에서 그들을 미워하였노라 그들의 行爲가 惡하므로 내 집에서 그들을 쫓아내고 다시는 사랑하지 아니하리라 그들의 指導者들은 다 叛逆한 者니라.”
다른 한편으로는 11:8에서 말씀하신다. “에브라임이여 내가 어찌 너를 놓겠느냐 이스라엘이여 내가 어찌 너를 버리겠느냐 내가 어찌 너를 아드마 같이 놓겠느냐 어찌 너를 스보임 같이 두겠느냐 내 마음이 내 속에서 돌이키어 나의 矜恤이 穩全히 불붙듯 하도다.”
호세아서는 이렇게 상반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호세아는 결혼생활에서 이런 체험을 하여야 했다. 언약 백성이 자기를 등지고 나갔을 때 하나님의 마음은 얼마나 상심했을까? 호세아에게 배신 때릴 여인에게 결혼하도록 한 하나님의 숨은 동기는 무엇인가? 그 이유는 하나님께서 배도한 이스라엘에 향하여 구속적 사랑의 메시지를 드러내시고자 함에 있다. 이 구속적 사랑이라는 것에서 호세아의 비극적 결혼의 답을 찾아야 한다.
진실한 남편의 사랑에 배신을 때리며 다른 남자 품으로, 그리고 남의 씨까지 낳는 아내 고멜이다. 예언자에게 쓰라린 고통을 체험케 한 하나님은 사랑을 등진 이스라엘 이야기는 오늘 우리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오늘 이 나라의 모습을 비춰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이 점을 다 이해할 수 없다.
호세아서를 읽는 주말 2018년 5월 19일 밤에 폭스뉴스를 열었을 때 헤드라인 뉴스로 해리 왕자 결혼 행렬 소식을 게재하였다. 주례자 시카고 성공회 주교 마이클 커리(Michael Curry)의 주례사 구속적 사랑이라는 불에 관한 설교를 들으면서 호세아서가 곧 연상되었다.
전 세계 이목은 영국 왕가의 해리(Harry)왕자와 마클(Meghan Markle) 사이에 성대한 결혼식 행사에 집중되었다. 해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아들 찰스와 다이애나 사이에서 탄생했다. 찰스와 다이애나의 결혼식 때에도 온 세계가 그들의 결혼식을 시청하였다. 성대한 결혼식이라고 해서 꼭 행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1997년 다이애나의 비극적인 죽음은 13세 아들 해리에게 인생 최대의 충격을 주었다. 어린 나이에 받은 깊은 상처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청소년기에 탈선도 했지만, 후에는 왕실의 명예를 지키는 군복무를 하였다. 그래서인지 군복을 입고 결혼식에 참여했다.
짓궂게도 폭스 뉴스에서는 결혼식 행사 소개와 더불어 해리 왕자의 신부 매간 마클이 전 남편과 안고 있는 사진을 실었다. 전 남편은 세간의 관심에서 벗어나고 싶어 남미로 여행 간 이야기도 실려 있었다. 충격적인 것은 3년 연상의 이혼녀가 영국 왕실의 며느리로 들어갔다는 점에 있었다. 그의 조상은 아프리카에서 붙들러 온 흑인 노예였다.
흑인 마이클 커리 주교가 결혼식에서 전한 메시지는 감동적이었다. 불의 역사에 관한 샤르댕의 말을 인용하면서 인간이 사랑의 에너지로 장착된다면, 세계 역사에서 두 번째로 우리는 불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설파했다. 사랑은 진짜 삶의 불이 되며 에너지가 된다! (Love is the very fire and energy of real life!). 불같은 사랑의 권능을 강조한 그의 설교를 들으면서 호세아에게 주신 하나님의 메시지가 이것이라는 생각이 퍼뜩 떠올랐다. 호세아서는 하나님의 확고부동하며 불변적인 사랑의 고통을 주제로 하고 있다. 인간의 사랑은 변덕적이고 일시적이고 쉽게 무너진다. 이 때문에 인간의 사랑에는 고통이 따른다. 하물며 역설적으로 불변적이고 확고부동한 하나님의 사랑에는 더 큰 고통이 따른다.
커리 주교는 해리와 마클의 주레사 성경 본문을 아가서 8:6-7을 택하였다.
“Set me as a seal upon your heart, as a seal upon your arm; for love is strong as death, passion fierce as the grave. Its flashes are flashes of fire, a raging flame. Many waters cannot quench love, neither can floods drown it.”
“ 너는 나를 圖章 같이 마음에 품고
圖章 같이 팔에 두라
사랑은 죽음 같이 强하고
열정은 무덤(스올) 같이 맹렬하며
불길 같이 일어나니
많은 물도 이 사랑을 끄지 못하겠고
洪水라도 삼키지 못하느니라.“
커리 주교는 킹 (Martin Luther King Jr.) 목사의 말도 인용한다. “우리는 사랑의 권능, 즉 구속적 사랑의 권능을 발견해야 한다. 우리가 그것을 발견할 때 우리는 이 낡은 세상을 새 세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이 유일한 길이 되기 때문이다” (“We must discover the power of love, the redemptive power of love. And when we discover that, we will be able to make of this old world a new world, for love is the only way.”)
참된 사랑의 원천은 하나님 그 분에게 있다. 사랑이 있는 곳에 하나님의 계신다.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은 사랑이다. 사람들은 이 사랑을 위하여 산다. 산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이다. 이 사랑은 죄인들을 위하여 자신의 아들을 십자가에서 내어 주신 하나님의 자기 희생적 사랑에 가장 잘 드러났다. 사랑은 먼저 주도권을 잡아 이 희생적 아가페의 사랑을 나누어주는 것에 그 생명이 있다. 참된 사랑은 먼저 주고 먼저 찾고 먼저 용서를 구하고 먼저 고백하는 것이다. 이 사랑에 성공하면 인생의 성공이다. 이 사랑에 실패하면 인생의 실패이다. 사랑보다 못한 것을 포기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
찰스와 다이애나 사이의 사랑은 파탄 났다. 그러나 이번 해리와 메건 사이의 결혼은 커리 주교의 메시지처럼 구속적 사랑으로 승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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