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의 빛 신호

단상 : 2018. 7. 11. 23:48

반딧불이의 빛 신호

어릴 때 살았던 고향 마을 여름 초저녁은 반딧불이 세상이었다. 매혹적인 이 발광체를 잡아 어디서 빛이 나오는지 이 빛을 발하는 반투명체의 복부를 살폈던 기억이 새롭다. 어둠이 깊어갈 때 이들 곤충들이 반짝반짝 보내는 빛 신호는 더욱 선명해 갔다. 그러나 소년들의 희망을 일깨웠던 반딧불 이는 청정 환경에서만 서식한다. 오늘날 농약오염과 급속한 도시화 등으로 서식지가 파괴되어 멸절 위기에 처해 있어 여름밤에 찾아보기가 쉽지 않아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현재 무주 일원 반딧불 이와 그 먹이 다슬기 서식지가 천연기념물 322호로 지정되어 그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다. 사라져 가는 반딧불 이는 우리가 살만한 환경을 말해주는 파수꾼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반딧불 이는 과거 명칭인 반디''을 합친 뒤 접미사 '-'를 붙인 형태이다. 반딧불 이는 무척추동물, 절지동물문, 곤충강(유시아강), 딱정벌레목, 반딧불이과에 속하는 곤충이다. 반딧불 이개똥벌레라고도 부른다. 생물학자들은 이들 딱정벌레들이 2,000종 이상이 된다고 보고 있다. 이 발광 생물은 수컷이 빛 신호를 땅이나 나무 가지에 앉아서 주목하고 있는 자기와 같은 종의 암컷에게 보낸다. 수컷이 보내는 이 빛 신호가 자기와 꼭 맞는 경우 암컷은 만나자는 사랑의 빛 신호 초청 의사표시를 보낸다. 배에서 빛을 발하는 것이 자기와 정확히 맞아야 한다. 그러나 종에 따라 빛 신호는 다양하다. 수컷의 반짝거리는 운동과 암컷의 반응 운동의 주고받는 시차 순서가 딱 맞아 떨어져야 사랑이 이루어진다. , 서로가 주고받는 빛 신호의 타이밍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일 암컷이 발산하는 신호가 적시에 맞아 떨어진다고 해도 수컷은 자기 종과 맞지 않으면 자기 종과 같은 암컷을 찾는 빛 신호를 계속 보낸다. 서로가 일치 교감하는 일을 통해서 사랑은 발전해 간다.

반딧불이의 몸은 2cm를 넘지 않는다. 알에서 애벌레, 애벌레에서 번데기, 번데기에서 성충이 되는 기간은 1년가량이 걸리며 애벌레는 다슬기, 우렁 등을 먹고 자라지만 성충이 되어서는 거의 아무 것도 먹지 않고 불을 밝히며 구애만 하다가 12주일 만에 죽는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분은 반딧불 이를 사랑의 곤충이라고도 명명하고 있다. 1년간의 몸부림 끝에 정작 성충이 되어서는 이슬 한 방울로 열흘 남짓 버티다가 사랑을 이루면 자신을 버리기 때문이다.

반딧불은 생물발광(生物發光·bioluminescence)이다. 그러나 冷光이다. 반딧불이가 내는 빛은 반딧불이의 배에 있는 발광세포에서 나온 발광물질 루시페린(luciferin)과 루시페라제(luciferase)라는 성분이 산소와 작용하여 일어나는 일종의 산화에너지로 인해 생기는 것이다. , 빛을 내는 원리는 루시페린이라는 색소와 루시페라아제라는 효소에 의해서 산소와 반응해 일어나는 것이다. 이 에너지는 98%가 빛 에너지이며 발광색은 황색 또는 황록색이고 그 파장은 500600(나노미터)이라고 한다.

 

이 반딧불 이의 세계에도 사기행각이 있다. 약탈자 반딧불 이 포투리스(Photuris) 가 바로 이 사기행각을 한다. 암컷 반딧불이 다른 종의 수컷 반딧불 이에게 통할 수 있는 비슷한 신호 흉내를 내서 빛을 보낸다. 암컷으로 착각한 포티누스 수컷이 빛 신호를 보내고 짝짓기를 위해 땅으로 내려오면 포투리스가 포티누스 수컷을 붙잡은 뒤 저녁 만찬거리로 먹어치운다. 같은 종인 것처럼 행세하는 포투리스가 12종이나 되고 이들은 2 내지 11개 종의 수컷을 홀리는 빛 신호 위조 능력을 지녔다고 한다.

빛 신호를 보낸다고 다 신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짜가 있기 때문이다. 찬찬하게 살피지 않고는 속아 넘어가 약탈자의 밥이 되기 쉬운 곤충세계이고 또한 인간 세계이다.

이사야 14;12에 나오는 계명성(새벽별)”NKJS역에서 “Lucifer”로 표기하고 있다. 본래 이 “Lucifer”는 라틴어 역 Vulgate에서 번역한 말로 빛의 담지자 (light bearer),’ '번쩍이는 자(shining one)'를 뜻한다. 그런데 예수께서도 샛별이 된다(벧후 1:19). 이 빛의 운반자로 위장한 루시퍼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샛별처럼 행세하면서 약탈하는 일을 자행해 왔는가.

 

누가 哲學과 헛된 속임로 너희를 망가트릴까(spoil) 注意하라.”(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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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AHN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