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삶의 변화 속에서

 

여름철 삶에는 변화가 수반된다. 스케줄이 변하고, 휴가를 위한 여행 계획도 세운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의상도 날씨에 걸맞게 바뀐다. 삶의 태도도 바뀐다. 틀에 박힌 삶을 벗어나 다소 게으름을 피워도 신망이 실추된다거나 죄책감에 시달릴 필요도 없다. 이렇게 하므로 삶의 스트레스에서 해방된다. 삶에 누적되어 온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므로 신체와 정신이 회복이 되고, 삶을 다시 생각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우리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삶의 지혜를 다시금 체득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삶의 새 길을 모색하는 축복을 향유한다

                                                



시인 월레이스 스티븐스가 말한 것처럼 여름철 밤은 사상의 완전과도 같다.” 우리 내외는 오랜만에 리버사이드 둘째 아들네 집에 가서 밤의 정적 속에 계곡에서 발산하는 갖가지 자연의 소리에 심취되기도 하고, 레드랜드에 있는 여 동생네 집에 가서 쉬며 새벽 공원을 걷기도하였다. 그리고 캘리포니아 남부 모하비 사막(Mojave Desert)과 콜로라도 사막(low Colorado Desert)이 맞닿는 생태학적 교차로에 위치해 있는 신비한 환경 속에 조슈아트리를 포함해 희귀한 사막 식물군이 자생하는 지대를 걷기도 했다. 유카 밸리(Yucca Valley)에 들어서자 하늘을 향해 여기저기에 두 팔 벌린 선인장 나무 조슈아 트리는 나무 같기도 하고 선인장 같기도 하다. 조슈아 트리는 몰몬교도 여행가가 1851년 발견해 하늘을 향해 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을 지니고 있다는 이유로 성경의 여호수아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이름이다. 강렬한 붉은 노을에 물든 일몰 시간대에는 수많은 별들로 가득 찬 하늘이 보인다는 이 곳에서 밤을 보내고 싶은 강한 열망을 뒤로 하고, 유카이파에 사시는 이경노 박사-김정숙 집사 내외분 댁 만찬에 참석하여 인근 여러 지인들과 교분을 쌓기도 했다. 로마린다한인교회 예배에 참석하여 환대 받는 축복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새벽기도회열기에 파묻히기도 하였다.

미션 성당의 사적지로 알려진 샌디에고 드 알 칼라가 캘리포니아 최초의 사명으로 부각된 현장을 둘러보기도 하였다. Fort Rosecrans National Cemetry - Point loma는 태평양 쪽으로 반도의 형태로 길게 내려온 아름다운 전경을 안고 있다. 이 묘지는 주로 퇴역군인들을 위한 것 같은데 2차 대전 참전자들이 많고 한국전쟁 참전자로 표시된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미국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하여 전쟁을 불사하는 나라다. 여기에서 태평양의 수평선을 바라보며 넓고 깊은 대양의 품에 안기는 듯한 체험을 하는 일을 10여 년 전에도 했지만, 다시 보면서 새 영감을 받는다.

Old Point Loma Lighthouse & Cabrillo National Monument - Point Loma는 샌디에이고와 태평양을 내려다보는 놀라운 전망을 주고 있는 명당이다. 16세기 중엽, 처음으로 샌디에이고만을 발견한 후안 로드리게스 카브리요(Juan Rodriguez Cabrillo)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기념 조각상이 서 있다. 그 동상이 자기가 발견 한 땅을 바라보고 있다. 또한 Point Loma에 위치한 Old Point Loma Lighthouse1858 년에 지어졌다.

Coronado Island -그림 같은 샌디에이고 다운 타운 근처에 있는 코로나도 섬에 베이 브리지(bay bridge)를 건너 centennial park 잔디밭 넘어 다운타운 고층들과 샌디에이고 다운타운이 한눈에 볼 수 있어 좋았다. 그러나 코로나도 섬의 하이라이트는 넓은 백사장과 넘실거리는 대양의 기운이다.

 

64일 오후에는 로마린다 의대 재학 중인 손녀 지은이와 함께 정신병리학 클래스에 같이 참석하여 1시간 동안 강의를 듣기도 하다. 특히 강의 첫 머리에서 칼 융의 1961년 진술이 마음에 들었다.

나는 사람들이 삶의 질문들에 대한 부적합하거나 잘못된 해답에 만족할 때 사람들이 정신병자가 되는 것을 자주 목도하여 왔다 (I have frequently seen people become neurotic when they content themselves with inadequate or wrong answers to the questions of life.") Jung 1961.

칼 융이 정신병에 대한 신앙적 답을 추구케 하므로 놀라운 치유성과를 얻어 명성을 날렸다는 여러 해 전의 기사가 떠올랐다.

생질녀 순영이네 치과병원을 둘러보다. 굉장한 규모이다. 어린이 치과 전문병원 원장으로 큰 병원을 운영하는 순영이의 경영 능력이 돋보인다. 오른쪽 윗 어금니 부분을 엑스레이로 검사도 받았다. 그리고 순영이네 거대한 저택으로 가서 우리와 동생 가족, 그리고 아들네 가족들만의 만찬에 참석하였다. 뜰에 Jacuzzi와 수영장을 갖추었다. 저녁 식사를 한 후 담소하다가 자꾸지에 들어가 몸을 덥이면서 별들을 살펴보고 수영도 하다.

손녀 지윤이 중학교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공설야구시합장으로 향하다. 넓은 관람석이 모두 찰만큼 학부모들이 운집하였다. 두 학교 졸업식을 한꺼번에 하는 구도이었다. 햇볕이 너무 강하여 귀퉁이에 설치된 천막 아래 의자에 앉아 관람하는데 바람이 차가웠다. 지윤이는 졸업 전날 이미 3년 개근, 3년 모든 과목 A를 받아 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고 한다. 졸업식 날 점심때는 둘째 아들 내외가 준비한 80회 생신 잔치를 열어 주었다. 나이를 낮추어 주어 갑자기 젊어진 기분이다. 리버사이드 교우들과 이경노 박사 부부도 참여하였다. 김우혁 목사가 예배 인도를 하였다.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목요일 밤 9시 반에 우리 내외는 아들과 손녀 지은이와 함께 Antelope Canyon을 향하다. 여행계획을 한 아들이 들떠서 오후 일과가 어려울 지경이라고 한 고백도 듣다. 신앙과 삶의 방식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 떠밀리다시피 떠난 여행 목적은 여기에 있지, 관광은 그 다음이었다. 애리조나 최북단의 작은 타운 Page라는 곳에 주요 관광 포인트 중 하나로 인기가 많은 곳이 Antelope Canyon이다.

앤텔롭캐년은 두 구역으로 나뉜다. 상류에 있는 Upper Canyon, 길 건너 하류에 있는 Lower Canyon이다.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오전 7시 몇 자리를 예약하고 왔기 때문에 정오 무렵 캐년 바닥까지 태양광선이 내리 쬐여 빛의 신비한 조화를 이루는 신비로운 풍경에는 접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잘 보았다. 10분 정도 먼지 맞으며 찌쁘니 같은 무개차로 달리면 캐년의 입구가 동굴처럼 보이면서 모랫길이 끝난다. 그 곳에 차를 세워둔 후 그룹별로 캐년 안으로 걸어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투어가 시작된다. 여기는 길 건너 Lower Canyon보다 걷기가 편해 노약자도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아내에게 도움이 되어 택한 것이다.


                                             

 


 


레이크 파웰(Lake Powell)로 향하다. 이곳은 1963년 콜로라도의 물줄기를 막아서 세운 글렌캐년 댐(Glen Canyon Dam)이 완공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데 이렇게 생겨난 300Km가 넘는 인공호수 레익파웰로 인해 이곳은 1972년 국립공원 지역(Glen Canyon NRA : National Recreation Area)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파웰이라는 호수이름은 남북전쟁 때 참전, 팔 하나를 잃고 퇴역한 탐험가 웨슬리 파웰(John W. Powell)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콜로라도 강의 탐사와 개발에 큰 업적을 남긴 그는 이 지역의 많은 지명을 명명하고 자세한 지도를 제작했다고 한다. 우리는 약 20여명과 함께 승선하였다. 한 시간 정도 콜로라도 강을 따라 굽이굽이 이어지는 캐년같은 양 바위 사이를 1 시간 정도 구경하다. 풍부한 맑은 물, 양안이 높은 화강암 절벽이 특색이다. 이어서 그랜드 캐년 북단에 있는 말발굽형 지형을 내려다 보고 그랜드 캐년 북단을 가로지르는 귀로에 오르다.

우리의 여로는 이렇다.

Riverside, Glen CT > San Bernardino > Victorville > Barstow > Las Vegas (Nevada)

 

Las Vegas (Nevada) > Mesquite (between Nevada and Arizona) > Beaver Dam (Arizona) > St. George (Utah)

 

St. George > Hurricane > Colorado City (at the border of Utah and Arizona) > Fredonia (Arizona)

 

Fredonia (Arizona) > Kanab (Utah) > Lake Powell, Navajo Tribal Park (Arizona) > Antelope Canyon (Arizona)

 

Freeway: CA-91 east > I-15 North to State Highway 9 toward Hurricane/Zion National Park > 9 East/UT-9E/W State St (Utah State Street Highway 9) > UT-59 (Utah) > Arizona 389 East > US-89 South > Arizona 98 East > Antelope Canyon

 

- 525 miles (1050 miles round trip) >>> 844.906 kilometers (1689.811 kilometers round trip)

-편도 8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긴 여정이다.

 

리버사이드교회 예배에 참석하다. 미국인 교회와 함께 사용하는 본당이기 때문에 시간대를 달리하여 예배드리기 때문에 설교 시간이 아주 짧다. 말씀을 강론하였다. 이어서 각반으로 나뉘어 안교교과 연구시간을 갖는다. 내가 참석한 교과반의 토의는 활발하다. 둘째 자부가 남편을 잃은 같은 동리에 사는 60대 후반 간호사 출신을 위로하고 돕는 일에 나서 신앙고백으로 입교하는 행사를 앞 둔 전말을 자세하게 듣다. 자부의 선교적 방문 활동이 화제거리가 되어 유튜브에 까지 소개 되었다고 한다. 우리 내외와 자부는 그 집에 방문하여 예배를 드리고 저녁 식사도 함께 하면서 미래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이야기하다.

온타리오 공항에서 아트란트 공항으로 향하다. 도착 때와 마찬가지로 매제 김 장로의 차를 신세졌다. 아들네 가족과 공항에서 기도로 헤어지다. 손녀 지은이가 할머니와 눈물의 석별을 하다. 1050분에 델타 항공기로 애틀란타 행, 4시간 이상 비행 중 미국 남부 대륙 횡단 비행, 황막한 사막, 인적이 없어 보이는 산야 등을 끝없이 지나다. 어느 지역에서는 산불이 난 것도 보인다. 아트란트 공항에 오후 6시경 도착하다. 사위와 딸 그리고 손주 수현이가 반갑게 맞다. 사위가 운전하여 콜럼버스로 향하다. 울창한 삼림이 황막한 서부와는 현격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넓은 도로를 1시간 반 정도 운전하여 의정이네 집에 도착하다. 집 뒤편에서 계곡 물이 흐르는 소리, 새들의 노래 소리, 반딧불 등 조용한 주택 지대이다. 온 종일 집안에 있으면 세속과는 결별한 것 같은 느낌이 감돈다. 사슴이 숲 속에 보이고 여기 저기 호수가 있는 그림 같은 곳이다. 자주 비가 내린다. 대서양 해류는 적도에서 데워져 이곳에 수분을 잔뜩 머금은 구름들이 지나면서 비를 내리지만, 캘리포니아 남부는 북 태평양의 찬 물 해류가 흘러가며 별로 증발이 안 되어 메마르다고 한 말도 듣다.

사위가 군부대의 치과 병원에서 일하고 있어서 생전 처음으로 미군부대를 둘러보다. 소령계급장을 단 사위가 일하는 베닝 군부대가 하나의 시를 형성하리만큼 광활한 규모에 놀라다. 그래서 다 구경할 수도 없을 정도이었다. 우리는 <사랑의 치과 진료소> 간판이 달린 큰 건물 앞에서 기념 촬영도 하다. 안에 들어가 보니 1층과 2층으로 된 거대한 치과병원이다. 현대식 시설을 갖추고 있다. 사위가 일하는 곳에서 사진을 찍고 한 바퀴 돌면서 몇 분들과 인사를 나누다.

군사도시이다 보니 보병 박물관도 있어서 둘러보다. 한국전쟁을 비롯하여 세계1, 2차 대전, 독립전쟁 등 역사를 다양한 영상 자료로 또는 가상현실(VR) 형식으로 체험케 하는 시설도 갖추었다. 방탄차를 이용하여 가상현실을 체험하면서 전자빔을 쏘는 일로 인질 구출작전에 참여하는 형식이다. VR을 위한 전용 안경을 쓰면 화면에 입체감을 더해 콘텐츠 자체의 몰입감을 높여주는 3D 입체영상이 전개된다. 각도가 살짝 다른 2개의 화면을 왼쪽과 오른쪽 눈 각각 보여주게 될 경우 사람의 뇌는 이것을 공간감으로 인지, 입체적인 화면으로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3D 입체영상 기술이 바로 VR의 기반이 되고 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D-Day 영화도 계속하여 돌리고 있었다.

콜럼버스 시에 흐르는 강 Chattahoochee River 수량은 풍부하고 유속이 빠르다. 예전에 사용하던 수력발전소가 옆에 아직도 서 있다. 강 건너편은 앨러바마 주이다. 딸이 여기에서 리프팅을 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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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AHN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