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는 사멸하였는데

 

니콜라이 2(1868~1918) 러시아 제국의 마지막 통치 차르(황제)이다. 본명은 니콜라이 알렉산드로비치 로마노프이다. 로마노프 왕조14번째 군주1917 혁명으로 퇴위했으며, 1918 총살당했다. 그 가족들도 사형 당하였다. 2001, 니콜라이 2세는 가족 및 다른 러시아 혁명시의 교회 순교자들과 함께 러시아 정교회에 의해 성인으로 시성되었다.

 

이 니콜라이 2세가 어느 날 넓은 궁정 안 정원을 산책 중이었다. 그는 꼬불꼬불한 정원 모퉁이에서 보초병이 외롭게 서 있는 것을 보고 귀관은 무엇을 파수보고 있습니까?”하고 물었다. 보초병은 대답한다. “폐하,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모릅니다. 경비대 대장이 이 자리에 서 있으라고 해서 이렇게 있는 것입니다.”

 

차르 니콜라이는 즉시 경비대장을 호출하여 병사가 무엇을 파수보고 있는지 조사하여 보고하라고 명하였다. 이윽고 경비대장이 대답하였다. “폐하 바로 그 자리에 상시 경비병을 배치하여 지키게 하라는 문서 규정이 있습니다.” 차르는 호기심이 발동해서 동 문서 규정의 배경을 조사하여 보고하라고 다시 명하였다.

 

궁정 내 고문서실을 샅샅이 뒤져 찾아 낸 배경은 이렇다. 황후이자 여제인 예카테리나 2(Catherine the Great) 통치시절 특별한 장미를 경비병이 보초를 서고 있는 그곳에 심고 그 장미를 보호하고자 정원 모퉁이에 보초를 세우도록 명하였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100여년이 지난 당시에는 장미는 오래 전 이미 죽어 없어진 상태이었다. 보초서야 될 이유가 사라졌는데도 그 누구도 이유를 모른 채 여전히 보초는 서 있어야 했던 것이다.

 

신앙 세계에서 이어져 내려 온 전통은 가치나 의미가 있을 수 있다. 특별한 체험 같은 것은 보존될 이유도 있다. 어느 가족이나 문화에 전승되어 온 것들이 유용하기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관행이 하나님의 계명과 충돌 내지 모순되는 경우는 다르다. 하나님의 계명을 대체하거나 유린하는 전통은 서슴없이 버려야 한다.

 

그리스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誡命으로 敎訓을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敬拜하는도다 하였느니라 너희가 하나님의 誡命은 버리고 사람의 傳統을 지키느니라“(7:7-8).

 

너희가 전한 傳統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폐하며 또 이같은 일을 많이 행하느니라 ”(7:13).

 

예수께서는 장로들의 전통을 지키는 행위가 하나님의 말씀을 파기시키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유대교지도자들이 하나님에 대한 경배와 충성을 위해 만들어내고 지킨 율법적 관습이 결과적으로는 하나님의 말씀을 무효화하여 파기시킨 것이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은 율법이 사람의 유익을 위한 것임을 깨닫지 뭇 했고 하나님의 뜻이 사람에 대한 사랑에 있음을 망각한 채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라는 구실로 사람을 오히려 위생과는 무관한 정결의식 같은 옥죄는 규율들을 만들어 갔던 것이다.

 

우리가 지켜 온 전승을 재검토하여 하나님의 거룩한 율법에 맞는지 살펴보는 일이 필요하다. 이미 그 의미를 상실한 관행이 우리를 붙들고 있다면 사멸한 장미를 지키는 보초병과도 같은 일이 될 뿐만 아니라 성경으로부터도 등지는 결과를 빚어낼 뿐이다. 그 전형적인 사례는 인간이 만든 일요일 성수 제도 관행 같은 것일 것이다.

 

Posted by KAHN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