最長 논스톱 마라톤 설교

 

설교는 짧고, 영적이며, 고상해야 한다. 설교자들은 주님의 말씀으로 충만해야 한다. 강단에 서는 자마다 그 청중 속에는 하늘에서 온 천사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들 천사들이 진리의 황금 기름을 자신들에게서 비워 말씀을 가르치고 있는 이의 심령 속에 넣어 줄 때, 진리의 적용은 엄숙하고 진지한 일이 될 것이다”(TM 338).

 

설교자는 짧고, 영적이며, 고상한 설교를 어떻게 할 것인지 늘 부담을 안고 강단에 선다. 회중은 은혜로 자기 생명이 소생하는 설교를 갈구한다. 그렇다고 모든 설교가 같은 스타일 일 수는 없을 것이다. 시대적 분위기, 회중의 상황, 설교자의 관심과 전문 분야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주제와 본문 선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때로는 긴 설교도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 기네스북에 오른 긴 설교를 한 목사가 있다. 영국 블랙번(Blackburn) 근처 랭카쉬어(Lancashire) 활리(Whalley) 교구 크리스 스터리(Chris Sterry) (2001년 당시 46) 목사가 바로 기록적으로 긴 설교를 한 일이 있다. 그는 최장시간 설교 기록을 세운 사람으로 유명세를 탔다.

 

필자가 한 가장 긴 설교시간은 만주 용정에 가서 안식일 학교시간, 대 예배 시간, 그리고 점심을 들고 난 이후 3시간, 저녁 식사를 한 후 2-3시간, 7~8시간 정도이었다. 처음 찾아간 목사에게 갑자기 무리하게 하루 종일토록 말씀을 강론하라고 요구한 배경에는 그 당시 얼마 전 <기독교 100주년 기념관>에서의 공개토론 비데오 영상자료를 보았기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지만, 더욱 중요한 요인은 회중들의 말씀에의 갈구 때문이 훨씬 컸을 것이다. 나의 설교는 스터리 목사의 설교 기준에 비교하면 엄격한 규칙도 없었고, 중간 중간에 긴 휴식시간이 들어 있어 마라톤 설교라고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스터리 목사는 설교를 28시간 45분하여 지금까지 세상에서 가장 긴 설교를 한 기록을 남겼다. 그 이전에 가장 긴 설교를 한 사람의 기록은 27시간 30분이었다. 그는 2001629일 금요일 오전 630분에 논스톱 마라톤 설교를 시작했다. 그는 창세기로부터 강해 설교를 시작하여 구약성경 첫 네 권에 집중한 강론을 이어 갔다.그리고 구약성경 여러 주제들을 계속 강론하였다. 그의 강화는 기네스북에 오른 최장 시간의 설교이었다. 그는 본래 구약성경 강의하던 강사이기에 구약에 통달하였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의 기록을 세운 설교는 다음과 같은 기네스북 규칙들 제한 아래에서 행해졌다.

(1) 같은 이야기를 반복할 수 없다.

(2) 잡담, 우스갯소리나 횡설수설을 해서는 안 된다.

(3) 10초 이상 쉬면 안 된다.

(4) 8시간마다 15분의 휴식시간 외의 다른 휴식은 금지된다.

설교자가 설교단 변기 사용 시에 신도들에게 돌아서도록 경고하기도 했다.

(5) 두 사람의 심판원(referee)이 매 4시간 마다 교체되어 규정에 따라 진행되는지 확인한다.

스터리 목사의 설교는 CNN에서 630일 내내 매 15분마다 중계되기까지 하여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AP 통신 등 여러 통신사들에서도 그이 설교를 소개했다. 그는 자기 교회를 위하여 2,000파운드 모금(헌금) 목적으로 이 같은 프로젝트를 세웠다고 했다. 그는 설교노트 없이 구약 주제들을 강해 설교로 이어 나갔다. 그가 설교를 마쳤을 때 100명 이상의 회중이 계속 남아 듣고 있었다. 물론 회중들은 그가 설교하는 동안 나가기도 하고, 들어오기도 해서 같은 회중이 계속 함께 한 것은 아니었으리라. 그는 피곤과 잠을 물리치기 위하여 카페인이 함유된 드링크 류를 마셨다. 또한 그는 성대 보호를 위하여 오렌지 주스를 홀짝거리며 마름모꼴 과자를 빨기도 했다.

 

그는 본래 36시간 강론을 계속하고자 계획했었다. 그런데 28시간 45분으로 끝낸 것이다. 끝날 무렵 그는 다니엘이 사자 굴에 던짐을 받은 사건을 강론했다. 설교자가 지쳐 포기할 지경이 되는 기색을 보이면, 회중들이 설교를 계속하도록 격려 하곤 했다.

 

예수께서도 마라톤 설교를 하셨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복음서에 기록된 가장 길고도 유명한 설교를 가버나움과 게네사렛 근처 산 위에서 하셨다. 5:1~8:1에 그 마라톤 설교 내용이 나온다. 이 때는 AD 29년 늦여름 어느 이른 아침 12제자들을 사도로 임명하신 직후이었다.

가버나움과 디베랴 사이의 한 고지대가 산상 수훈(the Sermon on the Mount)의 산으로 알려지고 있다. 갈릴리에 내려오는 전설은 그 산 이름을 핫틴산이라 부르고 있으나 이는 분명하지 않다. 1981년 여름 필자는 산상설교하신 그 곳에 비슷하다고 여겨진 곳에 누워서 하늘을 쳐다보고 갈릴리 호반에 넘실거리는 물결을 바라보면서 2000년 전의 장면을 연상하였을 때 밀려오는 감격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산상수훈은 시내 산에서 모세에게 율법을 주신 입법자 되신 예수께서 그 율법의 진정한 정신을 해설하신 입법자의 권위 있는 유권적 해석이라고 보아도 될 것이다. 산상수훈의 산을 흔히 신약의 시내 산이라 일컫는 (Carr and Delitsch) 것은 이런 맥락을 의식하여서 일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메시지는 율법의 완성으로서의 복음이다. 예수께서 하신 산상보훈은 시내산에서 주신 율법에 대한 입법자로서의 예수께서 내리신 유권해석이다. 그는 이 설교에서 율법과 복음의 완전 조화를 보여 주신 것이다.

 

열두 제자 임명은 곧 기독교 조직의 첫 번째 단계였다. 그리스도는 새로운 은혜의 왕국의 왕이었으며(참조 23절 주석), 열두 제자는 그 왕국의 설립 위원 또는 신하였다(참조 막 3:14 주석). 열두 제자가 그 왕국의 설립 위원이 되던 바로 그날 예수께서는 은혜의 왕국의 왕으로 취임연설을 했으며, 취임사에서 그는 왕국 시민의 조건들을 공표하고 법률을 선포했으며 그것의 목적을 설명했다(시대의 소망, 298; 산상보훈, 3, 4). 그러므로 산상 설교는 은혜의 왕국의 왕인 그리스도의 취임사이자 그 왕국의 헌법이다. 공식적인 왕국의 설립과 헌법 선포 직후에 제2차 갈릴리 여행이 시작되었으며, 그 기간 동안 예수는 왕국과 그것의 원칙들 그리고 그 왕국의 능력이 백성들에게 유익이 될 수 있는 방법들을 생생하고 완벽하게 설명했다(참조 눅 7:1, 11 주석).

 

은혜의 나라 시민으로서 우리 역시 예수께서 남기신 긴 설교문을 당대 갈릴리 주변으로부터 운집한 백성들 이상의 열정을 가지고 읽어볼 여유를 가진다면 큰 감명과 깨달음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 설교문을 읽는데 스터리 목사 설교 시간처럼 28시간 45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내용을 명상하고 구현하는 일에는 온 생애가 다 걸릴 것이다.

 

그 다음으로 예수께서 하신 마라톤 설교는 수난주간 화요일 온 종일토록 강론하신 것에 나와 있다. 이 수난주간 화요일에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대 산헤드린 대표자들의 도전, 서기관의 질문, 바리새인에게 화 선언, 헬라인들의 면회 요청, 제자들의 질문을 받고 주신 유대나라 멸망과 세상 끝에 일어날 일들, 재림의 징조와 그에 대한 준비를 위한 비유들(열 처녀 비유, 달란트 비유, 양과 염소의 비유 등) 나타난다. 이 화요일 강론에서 강론 장소, 시간, 대상 및 주제들이 각각 다르다. 3년 반의 지상 봉사활동의 마지막에 주신 교훈들은 이 화요일에 집중되어 있다.

 

설교는 설교자와 회중이 만들어가는 이중주 합작품으로 비쳐진다. 완벽하게 준비한 내용을 권위 있는 말씀 강론으로 분주하신 모습은 설교자들의 로망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또한 스터리 목사의 교회 100명 신도들처럼 담임 목사가 긴 설교를 하도록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고 끝까지 참석을 하는 열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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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AHN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