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약성경의 관계와 성경의 통일성 이론 개요

 

구약성경과 신약성경 사이에는 구원사 전개 과정이 맥맥히 관통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의 구속의 경륜을 구약과 신약을 통하여 전개시켜 오신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그 중심이 되어 있다. 구속 언약이 구약과 신약에서 여러 은혜 언약들로 전개되어 나타난 것이 이를 증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의 근본적인 관계를 배척하는 이론, , 성경의 통일성을 부인하는 시각이 있다.

 

I. 통일성 배척 근거

 

1. 구약성경 배척 근거

 

(1) 구약성경의 하나님과 신약성경의 하나님은 각각 다른 속성을 지녔다. 이는 이원론적인 신관이다. 구약성경은 하나님의 공의를 강조하고, 신약성경은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를 강조하고 있다. 이 주장의 뿌리는 2세기 이단아 Marcion(d. ca. 160) 의 주장에 나온다.

(2) 구약성경을 율법서로 보고, 신약성경은 은혜(복음)서로 본다. 이는 율법과 복음의 대립구도로 발전시킨 시각이다.

(3) 신약성경의 헬레니즘의 배경을 강조하므로 구약성경의 유대전승을 무시하고 있다.

(4) 3세계 사람들을 위한 선교에는 배타주의적인 구약성경보다는 예수의 계시를 소개하는 신약성경이 적합하다.

 

2. 신약성경 배척 근거

 

(1) 현재까지 유대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메시아성을 배척하고 있고, 유대인들은 히브리 성경(구약성경)을 랍비의 신학과 후기 유대주의 전승으로 해석하고 있다.

(2)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Judaeo-Christianity 전승)가 같은 히브리 구약성서를 지닌 점을 기화로 하여 구약성경이 유대주의의 발전의 절정이라는 정당성을 부여한다.

(3) 신약성경의 묵시문학적 특성을 근거로 하여 구약성경의 예언자들을 옹호하거니 헬레니즘과 동양 종교의 뿌리를 지닌 근대 철학을 결합시킬 가능성이 있다.

(4) 신약성경 중에 어느 책들을 거부하거나 경전 안의 경전이라는 방식으로 신약성경의 통일성을 배척한다.

II. 성경의 통일성

 

A. 성경의 통일성의 원리

신구약 성경의 통일성의 원리를 뒷받침하는 다음 기초 이론들이 증거하고 있다.

1. 표상학(Typology)

구약성경 상에서 “types"이 나오는 부분과 용례가 신약성경에서 대형(antitypes)을 지향하고 있다. 구약의 예표부는 신약의 대응부를 예표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표상하는 구약의 닮은꼴이 그 전형적인 사례가 된다.

표상학에는 제 유형이 있다. 신약성경에서 표상으로 지적한 구약만 표상으로 보는 Herbert Marsh(d. 1839)의 원칙 유형, 내적 추론에 입각하여 표상으로 인정하는 John Cocceius(d. 1669) 유형과 이를 발전시킨 Patrick Fairbairn(1805-1874)의 원칙이 있다. 재림교회 선구자들은 Fairbairn의 연구를 탐독하고 그 시각을 신구약의 통일성에 괸한 이해의 디딤돌로 삼았다.

혹자는 이 표상학적 접근 방식을 배격하여 신구약 사이에 급진적인 불연속성을 옹호하기도 한다.

 

2. 상동성(Homology)

A. G. Herbert는 구약성경에 나오는 사물과 신약성경에 나오는 본보기(pattern)가 일치하는 사례들에 입각하여 성경의 통일성을 주창한다. 사례: 창조기사가 창세기 1장에 나오고, 신약성경 마태복음 19:4-5, 마가복음 10:6에서 같은 사건으로 나온다. 작은뿔과 표범같은 짐승의 하는 일이 비슷하다는 점도 그 사례가 된다. 새언약이 신구약에서 같은 특성과 내용으로 되어 있는 점 역시 상동성의 증거가 된다.

 

3. 중심점이론(Midpoint)

Oscar Cullmann<그리스도와 시간>에서 시간의 선적 해석에서 구약과 신약은 그리스도의 초림, 십자가, 부활이 중심이 그 중심축이 되고 있다고 하여 신구약 성경의 통일성을 세우고 있다.

 

4. 약속과 성취

Bernard Ramm, Emil Brunner 등은 구약의 약속이 신약에서 성취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신구약 성경의 통일성을 구축하고 있다. 신약성경 벽두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두고 주께서 선지자로 하신 말씀을 이루려 하심이니라고 하고 있는 점은 그 단적인 예가 된다(1:22-23). 이런 예들은 너무 많이 신약성경에 나온다. 약속에 대한 성취는 마지막 때 까지 이어질 것이다. 구약성경은 신약성경 안에서 그 완전한 의미를 드러낸다.

예수께서는 내가 律法이나 先知者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하러 온 것이 아니요 完全하게 하려 함이라”(5:17).라고 하셨다. 이는 예수께서 구약성경을 거부하신 것이 아니라 그 참 뜻을 드러내는데 있다는 뜻이다.

 

B. 신구약 성경의 통일성의 근거

 

1. 같은 하나님

신구약 성경에 나오는 하나님은 모두 같은 언약의 하나님으로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며 여호와이시다. Gerhard Hasel<최근 구약신학의 동향>에서 하나님 개념을 그 중심축이 되는 것으로 말하고 있다.

 

2. 같은 예수 그리스도

구약성경에서 약속되고 그 도래를 기대케 한 메시아가 신약성경에서 하나님의 아들로 성육신하였다. 구약성경 도처에 나오는 신적 현현을 통하여 예수께서 나타나셨다.

 

3. 같은 성령 하나님

창조와 재창조(성화)에 활동하신 성령 하나님은 신구약 성경에서 같은 분이다.

 

4. 동일한 하나님의 사역

한 하나님이 창조, 보존, 구속 활동에서 일하시고 자기 백성을 인도, 축복하시고 마지막 때 심판하신다.

 

5. 묵시문학 예언의 성취

다니엘서의 예언이 요한계시록 예언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으며 같은 예언적 기간(한 때, 두 때, 반 때와 3년 반, 1260)을 사용하고 있다.

 

6. 신약기자들의 구약 인용

신약 기자들이 구약성경을 인용한 4,000회 이상이 된다고 하는 평가가 나와 있다. 어떤 경우에는 구약성경 어느 대목에서 단어 하나 또는 하나의 어구를 지적 인용하므로 자기의 기술이 전대 기자의 메시지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그 후대 기자들은 전대 기자들의 작품을 세밀하게 연구하는 성경학도이기도 하다. 이 점을 두고 신약성경은 구약성경 안에 감추어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물론 구약성경은 신약성경에 나타나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베드로는 구약 선지자들이 성경학도이었음을 증거하고 있다.

救援하여는 너희에게 恩惠豫言하던 先知者들이 硏究하고 부지런히 살펴서 11 自己 속에 계신 그리스도의 이 그 받으실 苦難에 받으실 榮光을 미리 證言하여 누구를 또는 어떠한 때를 指示하시는지 詳考하니라“(벧전 1:10-11).

다니엘은 예레미야를 연구하였다(9:2).

누가는 복음서 저술 시 이미 기록된 다른 글들을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우리 에 이루어진 事實하여 2 처음부터 目擊者와 말씀의 일꾼 된 들이 하여 준 그대로 來歷著述하려고 붓을 든 사람이 많은지라 3 그 모든 일을 根源부터 仔細히 미루어 살핀 나도 데오빌로 閣下에게 次例대로 써 보내는 것이 좋은 줄 알았노니”(1:1-3).

 

바티칸 2차 회의에서 내놓은 Dei Verbum(Dogmatic Constitution on Divine Revelation)조차도 구약성경이 신적 영감으로 기록되었기 때문에 항구적인 가치를 갖는다고 하였다.

 

C. 엘렌 화잇의 계시적 통찰

엘렌 화잇은 신구약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그의 다음 메시지에는 신구약의 같은 하나님, 표상학적 연계성, 신구약 동일 복음, 선지자들의 증거와 예언성취, 중심 축이 되는 예수 그리스도의 증거, 및 율법과 복음의 상호보완적 조화 관계 사상을 펼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나님의 말씀은 구약과 신약 전부를 포함한다. 이 둘 중 어느 하나만으로는 불완전하다. 그리스도께서는 구약의 진리도 신약의 진리와 똑같이 가치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리스도께서는 오늘날 인류의 구주가 되시는 것처럼 이 세상이 시작될 때에도 인류의 구주이셨다. 그분의 신성이 인성을 옷 입고 이 땅에 오시기 전부터 복음의 기별은 아담, , 에녹, 므두셀라, 노아로 말미암아 전해졌다. 아브라함은 가나안에서, 롯은 소돔에서 복음의 기별을 전했으며 각 시대를 통하여 신실한 주의 사자들이 장차 오실 분을 선포하였다. 유대의 제사 제도는 그리스도 자신이 친히 제정하신 것이다. 그분은 그들의 희생 제도의 기초가 되시고 모든 종교 예식의 큰 원형이 되신다. 제물을 드릴 때에 흘리는 피는 하나님의 어린양의 희생을 표상한 것이며, 표상적으로 드린 모든 제물은 하나님의 어린양 자신과 그의 생애 속에서 성취되었다.

제사 제도로 표상되시고 율법과 선지자로 말미암아 족장들에게 나타나신 그리스도는 구약의 보물이셨고 그의 생애와 죽음과 부활을 통해 나타나시고 성령으로 말미암아 보여 주신 그리스도는 신약의 보물이시다. 아버지의 영광의 광채이신 우리의 주님은 옛것인 동시에 새것도 되신다.

사도들은 선지자들이 예언한 그리스도의 생애와 죽음과 중보를 증거하기 위하여 세상으로 나아갔다. 굴욕을 당하신 그리스도, 순결하고 거룩하시며 비길 데 없는 사랑을 가지신 그리스도는 사도들이 전하는 기별의 주제였다. 그리고 복음을 밝히 나타내기 위해서는 그분의 생애와 교훈에 나타나신 그리스도뿐 아니라 구약 시대의 선지자들이 예언하고 제사 제도가 표상했던 그리스도를 전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이 친히 제정하시고 족장들과 선지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신 옛 진리를 당신의 교훈 속에 제시하셨다. 그러나 지금 그가 새로운 빛을 그 진리에 비추어 주심으로 그 뜻이 얼마나 판이하게 보이는가! 그의 설명에는 빛과 영성이 넘쳐 흘렀다. 그는 제자들에게 성령께서 그들의 마음을 깨우쳐 주심으로 하나님의 말씀이 항상 그들에게 계시되도록 하시어 그들이 그 진리를 새롭고 아름답게 소개할 수 있도록 하시겠다고 약속하셨다.

최초에 에덴동산에서 구속의 약속이 발표된 이후로 그리스도의 생애와 품성과 중보 사업은 사람들의 연구 제목이 되어 왔다. 그러나 마음속에 성령의 역사를 받은 자들은 이 주제를 새롭고 신선한 빛으로 전하였다. 구속의 진리는 끊임없이 발전하고 확산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 진리가 비록 옛 것이긴 하지만 진리를 탐구하는 자들에게는 언제나 새롭게 되어 더욱 큰 영광과 더욱 큰 권능을 계시하여 준다.

각 시대마다 그 시대 사람들에게 전해져야 할 새로운 진리의 계시와 하나님의 기별이 있다. 옛 진리는 모두 다 매우 요긴한 것들이다. 새로운 진리는 옛 진리를 떠나서 존재할 수 없고 오히려 그 옛 진리를 잘 이해하도록 풀어 준다. 우리는 옛 진리를 잘 이해해야만 새로운 진리를 깨달을 수 있다.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에게 당신의 부활에 대한 진리를 설명하실 때에도 모세와 및 모든 선지자의 글로 시작하여 모든 성경에 쓴 바 자기에 관한 것을 자세히 설명하시”(24:27) 었다. 옛 진리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그 진리가 새롭게 밝혀지는 가운데서 비쳐나는 빛이다. 새로운 빛을 거절하고 등한히 하는 사람은 실제로는 옛 것도 가지지 못한 사람이다. 그러한 사람에게는 그 진리가 생명력을 잃고 생기 없는 형식이 되고 만다.

구약의 진리를 믿고 가르친다고 하면서 신약의 진리를 거절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거절함으로 결국 부조와 선지자들의 말을 믿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 된다. “모세를 믿었더면 또 나를 믿었으리니 이는 그가 내게 대하여 기록하였음이라”(5:46)고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이러한 사람들은 구약을 가르치는 데에도 아무 힘이 없다.

복음을 믿고 가르친다고 주장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와 같은 잘못을 범하고 있다. 그들은 그리스도께서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거하는 것이로다”(5:39)고 말씀하신 구약을 배척한다. 그들은 구약을 거절함으로 사실상 신약도 거절하고 있다. 왜냐하면 둘은 전혀 분리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복음이 없이는 하나님의 율법을 올바로 소개할 수 없으며, 또한 율법이 없이는 복음을 바르게 소개할 수 없다. 율법은 구체화된 복음이며 복음은 율법을 펼쳐 놓은 것이다. 다시 말하면 율법은 뿌리가 되고 복음은 향기나는 꽃과 그 꽃이 맺는 열매이다.

구약은 신약에 빛을 비춰 주고 신약은 구약에 빛을 비춰 준다. 이 둘은 각각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의 계시이다. 이 둘은 다 간절한 마음으로 진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항상 새롭고 깊은 의미를 나타내 보여준다.”(실물, 126-128)

 

Posted by KAHN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