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찾는 탐정 하나님
하나님 없이는 그 어떤 존재도 없다는 것이 성경의 일관된 주제가 된다. 하나님 없이는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한 설명이 불가능하다. 성경은 하나님의 존재를 당연한 사실로 선포하고 있다. 즉 하나님의 존재를 전제하고 있으며 그의 존재를 증명하려고 하지 않는다. 성경의 첫 절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 1:1)고 선언한다. 이렇게 오히려 하나님의 존재를 선포하며 그 존재를 당연한 전제로 여긴다. 그러면서 인간을 위하여 일하고 계신 하나님을 소개하고 있다. 성경은 하나님의 구속의 경륜을 점진적으로 열어 보이고 있다. 성경은 하나님을 창조주, 유지자, 모든 피조물의 통치자로 묘사하고 있다. 창조를 통한 하나님의 계시는 너무 강력하여 무신론은 전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무신론은 신적 진리를 억압하거나 하나님이 존재하신다는 증거를 인정하기를 거부하는 마음에서 발생하는 것이다(시 14:1; 롬 1:18-22, 28).
인간에게는 관련된 사물이나 사실들의 일치를 가장 잘 설명하여 주는 근본원리가 필요하다. 그 근본 원리가 하나님이다. 하나님 존재에 관한 신앙은 마스터키처럼 하나님의 존재에 관한 신앙과 인지가 인간의 도덕적, 정신적, 종교적 성품을 가장 잘 설명하여 준다. 이를 두고 유신론 논증에서 흔히 일치론적 논증 (The Argument from Congruity)이라고 한다.
완전하고 죄악의 비늘이 끼어 있는 인간에게는 하나님에 관한 지식을 다 갖을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신비하신 하나님이시다. 유한한 인간이 무한하고 신비하신 하나님을 다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이 보여주시고 알려 중시어야 인간은 하나님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다.
(1) 하나님의 자기 계시 없이는 하나님을 아는 일이 불가능하다. 인간은 절대적으로 완전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다. 또한 하나님 존재의 무한한 심연을 측량하는 것은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네가 하나님의 오묘를 어찌 능히 측량하며 전능자를 어찌 능히 온전히 알겠느냐”(욥 11:7).
(2) 하나님의 본성 때문에 인간은 하나님을 다 알 수 없다. “여호와는 광대하시니 크게 찬양할 것이라 그의 광대하심을 측량치 못하리로다”(시 145:3).
(3) 인간이 부분적으로만 참된 하나님 지식을 가질 수 있다하여도 하나님에 관한 지식은 신비의 영역에 속한다. 하나님에 관하여 인간에게는 감추인 영역이 있다(단 2:30;, 47; 롬 16:25; 고전 15:51; 엡 1:9; 골 2:2).
성경의 스토리는 인간이 하나님을 찾는 방향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간을 찾는 방향으로 일관되어 있다. 인간은 본래 하나님 중심으로 그 분과 화목관계에 있었지만, 이 관계에서 이탈하여 인간 자신을 중심으로 하는 타락태(墮落態)로 전락되었다. 그래서 인간은 항상 하나님을 싫어하고 찾으시는 하나님으로부터 도망하는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사랑의 하나님께서는 기어코 도망하는 인간을 찾아 돌이키게 하려는 경륜을 세우시고 구원의 역사를 진행하여 오셨다. 이것이 성경의 맥박이다.
선과 악의 대 쟁투 속에서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에 반응하는 인간의 종류도 다양하다. 찾으시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순히 응하여 하나님께 돌아오는 사람이 있고, 더 나아가 하나님이 불러 쓰시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기어코 자기 고집을 꺾지 않고 반역자의 대열에 선 사람들도 있다. 성경에는 이런 인간들의 삶과 죽음의 격동 속에서 가로 세로 엉키어 미묘하게 돌아가는 모습이 드라마 같이 전개되고 있다. 이는 내가 중학교 재학 시절 흥미진진하게 읽은 탐정소설에서 명탐정의 추격전 같은 장면을 생각나게 한다. 명탐정은 도망자 보다 한 수 위이어서 마침내 도망자를 통쾌하게 잡고야 만다. 하나님은 명탐정은 언제 도망하는 인간을 마침내 잡을 것인가?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하나님의 한 수 위 명탐정 되심을 보여준다. 인간은 거기서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의인으로 붙잡히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그 사랑에서 도망하는 자는 역사의 막다른 골목(Dead end)에서 죄인으로 결국 붙잡히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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